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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0일 (목) 14:07 기준 최신판
집을 얻거나 묘자리를 보면서 갖은 '사연'을 예로들어 '자리'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주위에 산이 어떻게 물이 어떻게 아래로 물길이 흐르니 마니... 아직 검증이 안된 것들이 많아 마냥 믿는 것은 문제겠지. 충분히 검증이 안되는 것을 믿거나 연역적인 추론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면 거기엔 신비주의화 되고 그러면 그게 종교화 되고 어쩔 수 없이 우상을 받들게 되는 셈이니까. 우상이라는 것이 밖에 있는 그 무엇을 확 믿어버리고 다른 것을 배척하는 건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자기자신 속에 결핍과 불안으로 내가 내 안에 만든 허상 아닐까. 내 안에 만들어놓고 그것을 밖에서 찾았으니 얼마나 좋겠어.
그러니 확 믿어버리게 되고, 처음엔 아니겠지만, 차츰 의존적이 되는 것이지.
그렇다고 점보는 것이나 풍수를 나는 비과학적인 것이라고 배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봐. 사주팔자나 점을 보고 기원굿을 하는 사람들이 경계해야할 것은 그 허상에 대한 집착이겠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그런 불안을 자각하고 세상 무서운 줄 알며 제 하나가 다 못해낼 것이라는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겠다는 그런 마음이 일었기 때문이거든.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또는 산업사회, 정보사회...)에서는 그런 조심성이 적어. 자기를 너무 믿어서 이제는 '내 안'의 불안이 허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있는 것 같아. 기본적으로 경쟁구도이고 사람들이 거대사회조직에서 부품화 되어가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닐까? 기능화되어가는 세상이니까. 전인간적으로 생각하면 불안할게 많을텐데 그렇지 않게 된거지.
현대사회에서 많은 교수들, 정치인들, 경영인들 그 사람들이 기능화되어 있다 이렇게 말하기 어렵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그들도 기능화하는 사회를 조장하고 거기서 나오는 단물을 빨아먹고 살거근. 아니, 기능화사회를 만들어 가면 갈수록 제 잇속이 많아져서 그걸 만들어가는 장본인들이라고 해야 더 옳겠지.
논증은 못하겠지만, 난 이런 것 같아. 이젠 불안의 정도가 지나쳐서 이미 불안이 우릴 규정해버렸다...
아이고 풍수 건축 이야기 하려다가 또 말이 샜군... 헤..
아침에 이 기사를 보았는데 재미가 있었어. 건축에 끼친 풍수라..
풍수를 마냥 미신이라고 버리는 사람도 있고, 신봉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신적 잡것이 끼어든 과학이라고 해야 타당하겠지. 한의학도 그랬고. 이미 그것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로 미신이고 그 좋은 풍수사상을 더욱 미신적 도구로 만드는 일일테지. 잡것을 걸러내 좋은 면을 갈고 닦을 것인가는 우리들에게 남은 과제지. 풍수를 道와 術로 정립해놓은 선조들을 우상화하는 것도, 무작정 눈살부터 찌푸리는 것도 모두 헛짓하는 것이겠지 ?
풍수건축이 기여하는 가장 좋은 점은 자연과 어울림을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는 것인데, 이로부터 우리는 지역이 다르고 자연이 다르면 건축도 달라지고 도시 전체의 모양새가 높고 낮음, 위치함, 색, 건축형태 이런 것들이 모두 달라질거라는 것야. 건축과 건축의 '관계'가 중요해지는 것이지.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몸기대고 사는 공간으로서 건축으로부터 이제는 사람도 그 영향을 받게 되리라는 것이지. 도시계획이니, 건축이니, 어떤 사상적 뒷받침이 없이는 유행이고 마는 경향이 있는데 이젠 사상적 뒷받침을 하려하면 지금 우리가 딛고 갈 기초로서 풍수사상은 참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어?
진은숙이라는 작곡가가 라디오에 나와 음악을 들려준다. 음악계의 노벨상이라는 '그라베마이어 작곡상을' 받은 분으로 독일서 주로 활동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여류 현대음악 작곡가다. 음악이 몇 곡 나왔는데, 아주 재미있는 현대음악이다. 인터뷰 도중 이런 질문이 나왔다. 마땅히 나와야할 질문이었다. 질문이 있기 전부터 답이 궁금했다. 윤이상 선생님과 닿을 수 밖에 없기때문이기도 하다.
현대음악을 작곡하는 한국출신 작곡가들은 곡을 만들 때 '한국적'인 것을 담아야들 한다고 하잖아요. 어떠세요 ?
그렇죠. 윤이상 선생님과 같이, 우리 음악의 전통을 정말 놀랍게 잘 현대음악으로 담으신... 하지만 당신이 느끼신 한국적인 것과 제가 느끼는 한국적인 것이 같을 수 없으니까요. 한국적인 것이 꼭 조선적인 그런 것만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윤이상 선생님과 다르게 저는 저의 제너레이션이 가지는 한국적인, 그러니까 아주 포괄적인 뜻에서 한국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흠... 말이 빠르고 열정적이고 자신감에 가득 차있고 신나고 본격적인 음악은 못듣고 소품만 들었지만 ... 좋네. 물론 윤이상 선생님을 잇는 분들도 많이 나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