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418-1

DoMath
211.249.225.76 (토론)님의 2006년 4월 18일 (화) 17:0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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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맨날 어떤 일을 만만하게 생각하고 일을 벌이고 일이 막상 시작되면 그제서야 아, 일이 이리 어려운 것이로구나 하면서 헉헉헉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걸까. 그래도 건방지게 생각하면 그리하여 못한 것도 따로 없지만, 딱부러지게 '나 이것 했소' 할만한 것도 없는데, 어쩌면 그게 목에 가시처럼 걸려 이제 물길발길말길 일을 하는 건지도 몰라.

그런데 그게 또 그렇군. 하나를 제대로 하기도 쉽지 않아, 고작 나같이 현실감각이 떨어진 사람이 보아도 마음에 들려면 온종일 들여야 작은 먼지부스러기 하나 낚을까 말까 하는데도 그나마 하나, '이 정도로 하고 넘어가지' 하고 하면 열 개 할 일이 생기는 것 같다.


컴터 하다가 목과 어깨가 죄여오면서 아파 끄고 이영희의 대담 읽었다.

깊이 감동하며 읽어야 할 부분이 많고 지나간 시절이 주는 공명이 크다. 마침 라디오서는, 베토벤이 내면의 평화와 외면의 평화를 지향하다, 외면의 평화에 대한 답처럼 내놓았다는, 쉴러의 "고통속으로부터 환희" 가 가슴밑바닦까지 울리는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이 나왔다. 녹음 중 푸르트뱅글러보다 광폭하게 휘몰아치는 헤르만 아벤트로트의 연주가 끝났고,

잠에서 깨듯 되었는데 달래주듯, 쇼스타코비치의 유명한 재즈모음곡 중 2번 왈츠가 울렸다.

이영희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는 부분과 어울려 눈물이 찔끔 날 뻔 하였다. 지금 나가야 할 일이 생겼으니 내일이나 모레 쯤 이 글을 올려놓아 함께 읽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