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 Mail 13: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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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4일 (토) 01:09 기준 최신판

명훈아 안녕?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우리가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처럼 정해진 만큼 드러나면서 가는 것이겠지? 그처럼 우리의 하루하루도 정해진 만큼 갈테고, 그 하루하루가 모여 한 주를 이루고, 한 달로 차들어 가고, 그게 또 반복 되면 해가 바뀌어 가겠지. 그러는 동안 꽃은 피고 초록 잎이 나왔다가 물들어 지기도 하고 물은 길따라 흘러 가. 그런데 느낌은 참 다른 것 같아. 어떤 일이 겹쳐서 일어나거나, 하나의 일이라도 집중하게 될 때는 시간을 느끼는 것이 아주 다르구나. 지난 편지를 쓰고 바로 이어서 쓴다는 것이 벗들을 만나고 먼길을 다녀오니 벌써 한 주가 훌쩍 넘었구나. 이럴 때는 시간이 저 정해진 그만큼 가는 것 같아. 그 물결 안에 있는 내게는 정해진 그만큼의 보폭이 아니라 때로는 성큼 성큼 긴 다리로 그것도 뛰어가는 것만 같아. 홀로 떠 있는 하얀 보름달은 드넓은 우주에서 시간을 어떻게 느낄까, 새삼 궁금해지는구나.

그런 희한한 궁금증은 하루이틀 생각해서 풀어진 만한게 아니겠지? 잠깐 그건 그대로 마음 속에 씨를 뿌려놓는 것으로 만족하자. 대신 지난 편지에서 했던 이야기를 이어서 해가기로 해. 지난 편지에서는 세상의 어떤 문제들을 수로 생각하다보니, 자연수 만으로는 부족하고 1 보다 작은 어떤 수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했어. 어떤 자연수든 그것보다 그냥 '작다'고 정해놓은 수들로는 0 도 있고, 지지난 편지에서 말한 음의 정수들도 있지. 그런데 지난 시간에 말한 건 '나눠주기'나 '길이를 재기'같은 건 1보다 작은 어떤 수들을 필요로 한다고 했지. 다시 말하면 자연수와 그 다음 자연수 사이에 있는 수들이지. 그것을 '분수(fraction)'라고 했어. 이 수는 어떤 성격을 가지나 조금만 더 들여다볼까? 이제까지의 수들에는 없었던 묘한 성질이 있거든.

지난 편지에서 말했던 분수란 무엇인가 되돌아보자. 예들을어

이란 도대체 무엇을 뜻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되짚어 보는 거야. 그건 이미 두 세 번 말했다시피,

  • 같은 사과 두 개를 세 사람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만큼
  • 길이 2 m 인 엿을 정확히 세 조각으로 내는 만큼
  • 두 주 동안 책 세 권을 읽기로 할 때, 균등하게 읽는다면, 한 주에 읽는 만큼

과 같은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어. 그것만 있는 게 아니겠지.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어.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은,

, ...

앞에 든 예들 어디서도 이것들이 모두 같은 만큼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지.

예를 들어 볼까? 자, 여기 무지개떡이 있어. 삼촌이 명훈이만 했을 때 무척 좋아했던 떡이야. (자, 지금 마음의 눈을 열어봐, 보이지 않니?) 축제가 끝나고 모여 앉아 떡을 잘라. 떡이 하나, 둘, 셋, ... , 구천 구백 구십 구개, 그리고 마침내 만 개 있다고 해보자. (이렇게 많은 떡을 만들려면 쌀은 얼마나 있어야 하고 방앗간은 얼마나 커야할까?) 그런데 사람은 이 만 명이나 있다고 해보자. 마을의 어르신께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어떻겠냐고 말씀하셔서 그것을 따르기로 했어. 어떻게 하면 될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떡 하나를 정확히 둘로 쪼개서 한조각씩 나눠 주는 것일거야. 그렇다고 꼭 그 방법만 있는 게 아니지. 어떤 사람은 떡 하나를 정확히 네조각으로 쪼개서 두조각씩 나눠줘도 돼. 여섯조각으로 내서 세 조각씩 나눠 줘도 되고 말야. 옆의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쉽지?

이 말을 기호로 옮겨보면,

라고 하겠지? 한마디로 응축해서 써보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거야.

이때, a, b, k 는 모두 자연수이야. 이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 '분수로 같은 만큼'은 하나의 방법으로만 나타낼 수 있는 게 아니라, 끝없이 많은 방법으로 나타낼 수 있다. 는 말이지.

이건 분수의 성질을 잘 생각해보면, 사실, 당연해.

가 무엇을 뜻하는지 충분히 여러가지로 상상해 볼 때, 어떤 것이든, 그것은 앞에서 말했듯

인 바로 그 수 x 를 다른 표시로 해본 것이잖아. b 에 얼마를 곱하면 a 가 되느냐, 할 때, 그 '얼마' 인 x 가 였어.

설명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자연수로 해볼까? 예를 들어

이라는 수는 어떤 수냐면, 3 에 얼마를 곱하면 2 가 되느냐, 할 때, 그 '얼마' 야. 그 얼마를 잠깐 x 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인 것이지. 이제 왼쪽 나 오른쪽 나 같으니까, 양쪽 항에 모두 어떤 자연수 를 곱해도 같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거야. 기호로 써보면,

이고, 곱셈에 대해서는 셈의 순서를 바꾸어도 되니까, (다시 말해, 교환법칙과 결합법칙에 따라)

잖아. 그러니, x 는 에 얼마를 곱하면 가 되느냐, 할 때, 그 '얼마' 인 수가 되는 거지. 다시 쓰면, 이고 말야. 2 와 3 대신 어떤 자연수 a , b 가 들어가도 앞에서 했던 이야기는 하나도 변할 게 없다는 것은 짐작이 가지? 다시 정리해보면,

가 같다는 것은 두수의 분자 분모를 모두 같게 할 수 있을 때이다.

같음에 대해 말한 거야. 그렇다면 다름은? 자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해볼까? 뭐냐면, 분수의 아주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만큼의 양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끝없이 많다.

라는 사실이야. 그것을 지금까지 주절주절 말한 거야. 물론 10진법일 때를 가정하고 있는 거지. 이런 성질은 지금까지 자연수나 정수에서 이런 성질은 없었어.

그렇다면 왜 분수에 와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왜 그럴까?

그런데 이 성질이 좋은 성질이냐 나쁜 성질이냐와 상관없이 우리를 좀 당황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단다. 아래 문제를 공책에 풀어 보면서 왜 그런지 생각해볼까?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왜냐하면 어떤 두 분수의 크기를 비교하고 싶을 때, 지금 써진 그대로는 비교가 안된다는 거야. 분자 끼리, 분모 끼리 비교해서는 판단하기 어렵지. 그렇다면, 분수가 둘 있을 때 어떤게 더 큰지 보려면 어떻게 할까? 예를들어보면 쉽겠지.

가 있다고 해보자. 이 둘을 그것이 얼마나 되는지 비교하려면 그 양이 얼마인지 계산을 해보거나, 판단할 만한 형태로 모양을 바꾸어야겠지. 모양을 바꾼 것 중 분모가 같게, 또는 분자가 같게 할 수 있어. 어떻게 하면 되겠니? 분모가 같게 해볼까?

이야. 이런 것을 학교에서는 통분한다 고 부르잖아. 그렇게 놓고 보니, 이제 앞의 두 수를 달리 쓰면,

이 되었구나. 간단하네, 똑같은 빵 3 개를 여섯명에게 나눠 주는 거랑, 빵 2 개를 여섯명에게 나눠 주는 거랑, 한 사람이 더 많이 받는 경우는 어떤 경우겠니?

그렇지, 분모가 같다면, 분자가 큰 경우지. 모양을 바꾸고 보니, 크기를 비교하기가 훨씬 나아지는 거야. 또는 분자를 같게 해놓고 비교해도 괜찮지. 앞의 경우는 분자가 이미 같으니 문제는 사실 간단했어. 하나를 두 사람에 쪼개 주는 것과 세 사람에게 쪼개 준다면 당연히 두 사람에게 쪼개 줄 때가 더 많지. 여기까지 정리해볼까?

  • 두 분수를 비교할 때, 분자가 같다면 분모가 작은 수가 더 크다.
  • 두 분수를 비교할 때, 분모가 같다면 분자가 큰 수가 더 크다.

좀 유식하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도 기호에 더 익숙해지기 위해 기호로 써보면,

  • 만약 이고 이면 ,
  • 만약 이고 이면 ,

자 크기 비교는 충분히 정리가 되었네. 그럼 앞의 두 문제를 풀어볼까?

이기 때문에 이 더 크다.
이기 때문에 두 수는 같다.

그렇다면 크기 비교는 정말 쉬워졌을까? 수가 크면 클 수록 비교해보는 것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어. 그렇지? 분자든 분모든 같게 하려면 곱셈 계산을 해야하니까. 수가 커질수록 복잡해질거야. 아래 문제들을 풀어보겠니?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이 정도만 해도 상당히 문제가 꼬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니? 그래도 그건 다행이야 예를들어 이런 문제는 어떠니?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기가 막힐 노릇이지. 언제 그것을 다 풀고 있어요? 라고 되물을지도 몰라. 하지만, 귀찮아도 한번쯤은 꼭 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단다. 그리고 기왕이면 '남들과 다른 방법' 으로 해보면 더 좋지. 단순하게 곱하기 나누기를 직접 해보지 않고도 풀 수 있는, 무언가 기발한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거든. 그랬을 때, 같은 종류지만 더 꼬아놓은 문제를 풀 수 있을거야. 방금 삼촌이 나열한 문제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만 파악하면 얼마든지 문제를 꼬아서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거야. 예를들어,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 은 같은 만큼일까? 다를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클까?

그래서 그냥 꼴로 나타내는 것은 불편한 게 분명히 있어. 수에서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서로 같으냐 다르냐, 다르다면 무엇이 더 크냐?" 에 조차 그 수만 딱 봐서는 말하기 어려운 게 치명적이지. 이것을 해결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 있어.

어쨌든

라는 양은,

라고 했잖아. 앞의 식이 참이되도록 하는 x 를 찾는 과정은 '나눗셈' 이기 때문에, a 에서 b 를 나누기 하는 셈과 같은 뜻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지. 당연한 말같이 들리겠지만, 이건 아주 중요해. 그래서 분수를 나타내는 방식은 꼭 꼴만 있는 게 아냐. 이에 대해서는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말해줄께. 살짝 맛배기만 보여주자면, 명훈이가 이미 학교에서 배운 용어로 '소수점' 표현이야. 같은. 하지만 여기서 그 이야기를 바로 해버리면 그것과 연관된 문제들이 함께 따라 나와버려. 마치 땅 밖으로 고개를 내민 조그만 풀같은 걸 뽑으려고 했더니, 그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새로운 것이 나오는 것과 같아. 그러니,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보기로 하자. 소수점으로 분수의 양을 표시해 두면 바로 크기 비교를 잘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어. 그런데 항상 그렇게 좋기만 할까? 그렇지 않아, 여기엔 또 불편한 게 있어. 그런데 바로 그것때문에 우리는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되지. 아주 재미있는데 참고 나중에 이야기 하려니 삼촌 입도 간질간질해서 참기 힘들구나.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오늘은 새로 태어나고 있는 수들이 이미 있던 수들과 무엇이 다르고 특별한지 살피는 것에 집중하려고 하니까, 소수점 표현이나 나눗셈에 대해서는 다음 편지를 기대하는게 좋겠다. 아무래도 아쉽긴 한데 어쩌겠니?


자, 분수의 매우 중요한 성질을 하나를 더 볼까? 바로 문제를 던져 볼께.

1 바로 다음 수는 무엇일까?

우리에게 자연수만 있다면, 또는 정수까지라도 뻔한 질문이지. 1 다음 큰 수는 2고, 1 보자 작은 바로 다음 수는 0 이지. 뻔해. 그런데 우리는 이미 수의 텃밭을 아주 '넓게' 일구었잖아. 무얼까? 1 보다 작은 바로 다음 수를 생각해보자.  ? 아니지. 은 그보다 작으니, 1 다음이 라고 할 수는 없지. 그렇다면 일까? 그렇지도 않지. 도 있잖아.

그렇지? 이 과정은 끝없이 계속 되지. 자연수가 끝없으니까. 어떤 분수가 있더라도 그 보다 큰 바로 다음 수도, 그리고 그보다 작은 바로 그 다음 수도 있지만, 정할 수 없다는 거야. 이 말을 달리하면,

어떤 두 분수 사이에는 항상 새로운 분수가 있다.

야. 이 사실은 이렇게 '증명'할 수도 있어.

이 있다고 하자. 이 두 수를 더해서 반으로 쪼개면 그 수는 주어진 두 수의 반을 뜻하지. 그렇다면, 또 그 반의 반이 있을 것이고, 또 그 반의 반의 반이 있을 거야. 끝도 없게 많지. 이 '증명'에 만족하니?

바로 앞에서 한 '증명'이 완전하니? 만약,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 말은 어떤 뜻인가, 눈으로 보도록 하자. 직선에 점을 찍어 볼까? 지난 편지에 썼듯이 아무 점이나 하나 찍어. 그것이 기준이 될테니까, 그것을 0 이라고 하자. 어떤 단위든 좋으니, 한 단위 만큼의 길이를 1 로 하고 그 점을 찍어. 그 점에 1 이라고 꼬리표를 달아주자. 이제 2 는 1 에서 또 1 만큼 떨어진 지점에 표시하고, 3 은 2 에서 다시 1 만큼 떨어진 지점에 잡을 수 있어. 그렇다면 그것은 1만큼의 길이로 떨어진 점들로 찍힐 거야. 좋았어. 그렇다면, 두 수의 비례를 뜻하는 분수는 ?

그렇지. 바로 이 전 편지에서 그림으로 했듯 그 사이에 점들을 찍어 갈 수 있어. 그런데 오늘의 핵심은, 무엇이냐면, 사이에 찍어가기 과정은 아무리 많이 해도 끝이 안난다는 거야. 수들이 얼마나 다닥다닥 조밀하게 붙어있는거니. 아주 특별한 성질이지. 그래서 이런 성질을 조밀성 이라고 불러. 놀랍지 않니? 앞의 말을 다시 바꾸어 볼 수 있단다. 아마 눈이 빙빙 돌 수도 있어.

우리가 아무리 작은 구간을 잡아도 그 사이에는 끝없이 많은 수들이 있다.

눈이 빙빙 돌지 않는다고? 충분히 이해된다고? 좋았어.

명심해. 우리는 오늘 아무리 작은 구간을 잡아도 그 안에는 끝없이 많이 있고, 그 구간 안에 또 아주아주아~주 작은 구간을 또 잡아도 그 안에는 또 끝없이 많은 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러면, 이런 질문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구나. 매우 중요한 질문이야.

직선에 한 점과 수를 대응시킨다면, 모든 점을 다 덮을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직선을 긋고, 그 직선에 우리의 수들을 모두 점으로 대응시켜서 주문을 외는 거야.

수리수리 마수리, 수수리 사바하~. 이 직선에서 내가 방금 대응시킨 점들은 모두 떠 올라라~ 수수리 사바하~

자 그렇다면 앞의 질문은 다른 말로 이렇게 돼.

떠 오르고 남은 점들이 있을까? 떠 있는 점들을 주욱 이으면 직선이 될까?

어떨 것 같니? 이것은 매우 흥미로와.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그럴 것이라고 처음엔 믿었어. 분수까지 하면 이제 직선과 대응하는 모든 수들을 찾았다고 본 거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도 금방 알게 되었어. 놀랍게도 그렇지 않아. '피타고라스' 할아버지 이름을 들어봤니? 그 분의 이름의 붙은 정리가 있는데, 아주 중요한 정리야. 직각 삼각형의 변들 끼리 어떤 질서가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 밝힌 거야. 놀랍게도 모든 직각 삼각형들은 그 변들의 길이에는 묘한 관계가 있었어. 그것을 발견하고 증명한 것은 엄청난 성과였어. 이에 대해서는 편지가 몇 번 계속 되다가 나올거야. 이런 쾌거를 올렸는데 뜻밖에 바로 이 쾌거로 부터 놀라운 사실이 발견 돼. 무엇이냐? 바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 그것은 다음에. 이것에 대해 제대로 받아들이려면 앞으로 몇 번의 편지를 읽어가고 공책에 적어가면서 '수학의 내공'을 더 쌓아야 하거든. 잠시 미뤄 둘께.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이것으로 이만 줄여야겠구나. 아깝네. 명훈이랑 함께 더 있고 싶은데, 오늘 손님이 오기로 했거든. 편지를 쓰는 것이 삼촌 생각만큼 쉽지가 않아서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다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서, 오늘은 마치고 다시 이어서 할께. 다음 편지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분수' 라고 불렀던 것들을 버릴거야. 사다리를 딛고 오르면 더 높은 곳에 가기 위해 버리듯. '유리수'라 부르는 수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이건 분수과 다른 것 같은데 다르다고 말하기 어렵고, 같은 것 같은데 같다고 말하기도 어려워 이상하지? 설레이지 않니?

흐린 저녁의 청사포를 보며 삼촌이


수학 편지 대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