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04-1

DoMath
211.249.225.110 (토론)님의 2006년 5월 5일 (금) 10:44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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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제대로 나오려면 몇 년 걸릴지 모르고 나오기나 할른지 몰라서 부족한대로 뜻을 전달하는 마음으로 쓰기로 했다. 그래놓고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일단 쓰기 시작하다는 것이었다. 다음 주 중반 서울 올라가기 전까지 올려놓고 Gil사이트 대문과 gilparha.org/wiki 대문 디자인을 끝내고 급한대로 수학에서 내가 노트에 써놓은 것을 정리하고 일부 번역을 들어가기로 했다. 다시 바빠질 것 같은데... 어버이 날 즈음하여 광주에 가기로 하였으니 많이 빠듯하다. 여기저기서 양심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들에 부끄러워하지만 말자. 나 또한 부끄럽게 살지는 않았지만 다시 빡시게 한번 살아보자.



Gil을 시작하며

물이 흐르듯 세상도 흐르며 변한다. 보일 듯 말 듯 숨어지내는 옹달샘에서 발원한 물은 산속 물길을 따라 졸졸졸 흘러 넘쳐 다른 물줄기와 만나 시내물이 되고 계곡을 이루고 흐르면서 만나기를 정성을 다해 되풀이 하면서 강줄기가 된다. 맑디 맑은 물은 더럽히려는 마음만 아니라면 스스로를 정화하며 생명들을 품고 살리면서 땅으로 스미면서 너른 길을 만들어 흐른다. 몸을 낮게 드리우고 물은 마침내 바다가 되고 하늘로 올라 다시 옹달샘이 된다.

물이 흐르듯 사회와 문화도 따라 흐른다. 그렇지 않아 보이는 듯 해도 물의 흐름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그마한 것에서 큰 것으로, 사람 사는 곳에도 흐름이 있기 마련이다. 물길처럼 정해진 곳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마 물길도 처음부터 정해져 그리 흐는 것이 아니고 물길이 정성을 들여 다진 길로 다만 솟구쳐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는 법칙을 따를 뿐이다. 그렇듯 우리 삶도 변해가고 옹달샘이 바다에 이르듯 어불어 함께 힘을 모으면 처음엔 믿지 못할 일등이 눈앞에 일어나기도 한다.

물길도 꽃도 나무도 땅도 그렇듯 우리 삶도 새 생명이 태어나 자라면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젖먹이 아기로 태어나 기고 걷고 말을 배우고 노래를 한다. 이미 커버린 우리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더 커가고 또한 우리를 흐르도록 밀려든다. 밀려와 우리 사회가 흐르도록 하였던 아이들은 모여들어 차츰 자신들의 물길을 선택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낳는다.

꿈에서나 가능할지 모르지만 별난 욕심만 안부린다면 너나 할 것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고루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면서 살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다. 억압을 가능하게 한 차별을 줄이고 서로의 다른 생각과 행동을 꽃피어보게 지켜주는 문화를 낳는 것은 멀고 먼 일처럼 보일지 모른다. 옹달샘이 바다가 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고 옹달샘의 뿌리가 바다이듯 우리가 정성을 모아 희망을 나눈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마냥 희망으로만 남으라는 법 없다.

사실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은 기적도 아니고 말로 다 못할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세상 모든 곳이 당장 그리 되어야 한다는 억지만 부리지 않는다면 내가 지금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가?

도시와 시골의 균형이 깨져 시골학교는 문을 닫고 비대해지는 도시에는 학교를 더 짓는다. 시골 아이들은 도시 아이들을 닮으려하다가 마음부터 병들고 도시 아이들은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원형경기장의 검투사들처럼 길러지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 본성에 맞게 스스로 자라나면서 저들의 문화를 만들기는 커녕 밀려나 우정야 하는 어른들의 불안과 욕심을 받아 먹고 같은 틀에서 속속 생산되어 나오는 로봇처럼 되도록 우리가 조장하거나 조장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마다 반짝이는 제 모양을 갖추면 거대한 하늘에 별무리들이 저도 모르게 꽃이 되듯 아이들도 저마다 갖고 태어나는 바 세상에 누구도 그와 같을 수 없는 반짝이는 존재라는 것을 떠올릴 틈이 없다. 사회는 갈수록 다원화되어 가는데도 우리의 전투적인 삶 때문에 아이들에게마저 그 억울한 업을 물려주려 하는가. 이것은 거대한 정치사회적 파괴력이 미친 결과이다.

사람이 저마다의 가치를 알맞게 드러내도록 하기 위하여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생각들이 일어나고 정성을 들여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하나의 옹달샘들이며 강줄기를 타고 가는 연어인 것이다.

Gil은 그런 샘들 속 하나로 태어난다. Gil은 이제 이 글을 통해 제 나아갈 방향을 밝히고 저마다 제 자리에서 제 일을 하면서 흘러가는 물줄기들과 만나 새 물길을 트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Gil은 함께 나누기를 기본 정신으로 하고자 한다. 주도적 세력이 있고 주도적 역량이 이끌고 가는 형태가 아니라 서로 돕고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를 창출하기를 기본 지침으로 한다. 이는 익숙하지 않은 길이다. 없는 길이라고 해도 좋다. 드러나지 않아서 이리 가는 것이 맞느냐고, 간다면 어찌가느냐고 머뭇거릴 수 있다. 하지만 길이란 본디 함께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다보면 생기는 것이 길 아닌가.

함께 나누며 서로 돕는 형태로 가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져 있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아 이 길도 길이로구나 하고 편하게 흐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문화를 존중하고 바로 지금 여기서 시작하겠지만 종소되거나 관성적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Gil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Gil은 사방팔방으로 뚫린 문화를 창조한다. 둘째. Gil은 낮은 데로 흐르는 문화를 창조한다. 세째. Gil은 경계허물기 문화를 창조한다. 네째. Gil은 모여 신명나게 일하고 공부하고 노는 문화를 창조한다. 다섯째. Gil은 우리를 서로 모시는 문화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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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갉아먹는 것들은 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 불안을 느끼지 못함
  • 외로움을 벗어나고 하는 것
  • 절망하지 않으려는 몸부림
  • 사랑하지 않음을 모름
  •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
  •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 끝을 봄
  •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찰라
  • 내가 옳지 않다는 죄책감
  • 똑똑함
  • 영혼을 갉아내지 않으려는 무책임한 방어
  • 이것이 사랑인가 하는 의심
  • 책임감의 결여
  •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불도저처럼 밀어붙임
  • 승리에 도취
  • 패배
  • 과식 과음 과연 과교
  • 돈벌고 싶다는 생각
  • 독서
  • 우열감
  • 어둔 밤에 묘지 옆을 걸어가며 자꾸 묘를 돌아봄
  • 달 비친 우물 속을 들여다 보며 우우~ 소리를 질러봄
  • 자전거 얽힌 체인
  • 껴안고 싶은 때 껴안지 않고 뽀뽀하고 싶어 타들어가는 심장의 박동 소리
  • 밀폐된 공간
  • 수혈
  • 국기에 대한 경례
  • 지저분한 화장실에서 변비



Parha로 가기 --- 오늘, 쓰다로 가기 --- 오늘, 그리다로 가기 --- 오늘, 우리말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