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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교수가 본 금융위기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거대한 경기침체 모멘텀이 실물경제에까지 미치고 있다”며 “신용 경색을 해결한다 해도, 앞으로 한동안 힘겨운 경기후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 방식의) 은행 국유화(재자본화) 계획이 미국의 부실채권 매입 방식과 달리 금융위기를 치유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소 긴 경기침체를 겪겠지만 경제 전체가 붕괴되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영국의 ‘은행 부분 국유화’와 달러화 무제한 공급 등 유럽 정상들의 노력 덕에 지난 금요일보다는 두려움을 다소 덜었다”며 “영국 정부가 재정 지원의 대가로 은행 지분 소유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핵심으로 놀라운 속도로 단도직입했다” 고 극찬했다. 앞서 그는 이날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에서도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와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이 세계적 구제금융의 성격을 규정했고, 다른 선진국들이 이를 따라오고 있다”며 ‘영국식 모델’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가 금융기관에 많은 자본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지분을 소유하는 ‘부분 국유화’가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위기관리 해법”이라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유럽의 많은 나라들과 달리 부실 모기지 채권을 매입할 것을 주장하느라 시간만 허비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특히 (금융위기에 대한) 분명한 해법이 왜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나왔는지에 대해, “폴슨 장관의 초기 해법이 ‘민간부문은 좋고, 공공부문은 나쁘다’는 부시 정부의 ‘이념’에 의해 왜곡돼 금융부문의 부분 국유화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날 <아에프페>(AFP) 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엔진 전체가 망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월가의 몰락에도 미국 경제의 상당부분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루그먼은 ‘돈을 어디에 보관하느냐’는 물음에 “대부분 현금자산인데… 집 뒷마당에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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