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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 서점을 지지해주세요

주말이면 인디고 서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책상에 놓인 방명록에는 오신 분들의 마음이 담긴 짧은 글들이 담겨있습니다. 울산, 평택, 인천, 대전, 전주, 부천 등 다양한 곳에서 온 분들의 글에는 인디고 서원이 그 자리에 있어주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참 많습니다.

10월, 부산에는 부산대와 경성대 앞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서점 두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 소식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익숙한 수식어와 함께 '서점의 종말'이란 비장한 제목으로 지역 일간지의 1면을 장식했습니다.

한동안 인문학의 위기를 앞다퉈 보도하던 언론들이 이제 출판 시장의 고사를 걱정하는 기사를 쏟아냅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경기가 어떻냐 물으면 으레 지금이 최고로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오곤 하지만 출판계나 인문학의 위기는 너무 익숙해서 더 이상 심각함을 느끼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 같습니다.

서점의 종말까지 거론되는 지금도 여전히 인디고 서원의 초록빛 서가에는 대형 서점이라면 구석진 곳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쌓여있을 책들이 조명을 받으며 빽빽히 꽂혀있습니다. 1만권이 넘는 책들이 그렇게 서가에 도열해있는 모습은 그래서 때때로 감동적입니다.

늘 고만고만했던 서원의 매출마저 떨어지기 시작하는 요즘, 여느 서점처럼 운영의 어려움을 걱정해야 함에도 정작 위기로 느껴지는 것은 오히려 나날이 치열해지는 아이들의 교육환경입니다.

아람샘에서 독서 토론 수업을 듣는 아이들 중에는 과중해진 입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점수를 올리기 위해 학원으로 떠나거나, 책을 읽는 대신 독서실에서 집에서 문제집과 씨름하는 것을 택한 아이들이 늘었습니다.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아이들은 크게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생기마저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인디고 서원의 지난 5년여의 시간을 돌아보면 위기만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소신을 지키며 자기가 해낼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책을 읽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그동안 저자와 만나는 35번의 주제와 변주를 열었고, 청소년들의 시각으로 정직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사유하는 인문교양지 (인디고잉)이 14번 세상에 나왔습니다.

매월 한 번씩 만나 또래들과 소통하며 생각을 넓혀나가는 시간인 '정세청세'는 2년 전 인디고 아이들이 직접 기획해서 어느덧 열 다섯번의 행사를 치뤘습니다. 8월에는 전세계 6대륙에서 온 45명의 창조적 실천가들과 함께 '인디고 유스 북페어'에서 국경을 뛰어넘는 소통의 장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도 열두달 작은 강의, 수요독서회, 청년모임, 인디고 위크, 벼룩시장 등 다양한 인문학 소모임과 행사들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인디고 서원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작은 혁명가들과 함께하며, 위기 속에서도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성실히 일상을 살고, 생활 속의 작은 모임과 경계를 뛰어 넘는 활동에 이르기까지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인디고 서원이 올바른 길을 정직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인디고 서원을 지지하시는 방법

  • 추천도서를 인디고 서원에서 구입해주세요. : 인디고 서원은 정가제로 판매합니다. 인터넷 보다 가까운 서점에서 책을 사고, 책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해줄 때 또 다시 좋은 책이 세상에 나와 눈 밝은 독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인디고 서원에서 책을 구입하시는 것은 인디고 서원의 다양한 인문학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본 토양을 만드는 일입니다. 또한 좋은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 좋은 책을 선별하여 판매하는 인문학 서점 모두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입니다. 좋은 서점에서 좋은 책을 정가로 구입하시는 일만큼 훌륭한 기부는 없습니다.
  •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 을 정기구독해주세요. : 소통은 귀담아 듣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주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도 치열한 현실 속에서 진지한 책읽기를 통해 건강한 사유를 키우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두 달에 한 번 아이들의 진실한 목소리를 담아 세상에 태어나는 의 독자가 되어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세요.
  • 인디고 서원의 다양한 인문학 활동에 참여해보세요. :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처럼 진실한 책읽기가 모두 함께하는 행동으로 나아가면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행복을 주는 즐거운 시간 만들어보세요.
도서 주문 및 인디고잉 정기구독 문의 : 홈페이지 BookStore 게시판에 신청하시거나 인디고 서원으로 전화하시면 됩니다.
1. 인디고잉 정기구독료: 1년 45,000원(격월간, 권당 8,000원) - 입금 계좌: 국민은행 114001-04-021048 허아람(인디고 서원)
2. 인디고 서원 추천도서 확인
1) 이달의 추천도서: 홈페이지 '추천도서>이달의 추천도서'에 매월 업데이트 됩니다.
2) 이달의 신간도서: 홈페이지 '추천도서>회원추천도서'에 매월 업데이트 됩니다.
3) 학년별 추천도서 - 초등학생 추천도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인디고아이들'에 매월 업데이트 됩니다. - 중,고등학생 추천도서: 홈페이지 '추천도서> 아람샘과 함께 행복한 책읽기> 6가지 분류별'에 업데이트 됩니다. - 매월 인디고 서원의 독서토론수업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재를 구입하시고자 하는 분들은 전화로 신청해주세요.
3. 도서 배송은 5만원 이상 구입시 무료배송, 미만은 배송료 3,500원을 더 내시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침에 쓰다

내가 편하려고 하였고 아끼려고 했던 마음이 부메랑이 되어 나를 꽂을 수 있다. 작은 서점들은 문을 닫고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작은 영화와 작은 음악회... 시인들도 사라질 것이다. 시를 쓰는 사람은 있겠지만, 시인이 필요없어지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씨앗은 나로부터 멀리서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잃어버린 돈은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만 부끄러움의 기억은 오래 간다. 쉽게 얻은 물질들은 기억에 없다. 작은 마음이라도 진실했던 것은 오래 갔다. 오래 가야만 하는가?


아저씨 둘이 63번 버스 가장 뒷자리 나의 왼쪽에 탔다. 양복은 새 옷 같다. 발을 꼬고 앉기도 한다. 한사람은 머리가 벗어졌다. 광양 향우회인가 보다 말투가 복잡하다. 회장, 선거, 지가... 두살 차이 밖에 안되면서, 연임.. 이런 말들로 쉴새 없이 떠든다. 가끔 벗이진 머리에 남은 머리를 쓰윽 문질러도 본다. 굵은 다리를 내놓은 젊디 젊은 여자들은 창가에 몰려 서서 시끌거린다. 일요일 오후 결혼식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버스를 향해 뛰어오던 할머니는 땅으로 곤두박질 쳤다. 뒷자리 구석에 앉은 내 앞 창 너머에서. 그 나이에 뛰는 것은 무리다. 뛰려는 마음도 무리였다. 돋보기 안경이 코에서 반쯤 내려섰고, 땅에 찧었는지 오른쪽 말라가는 가슴을 쓸어내고 있다. 신발은 벗겨졌다. 버스는 떠난다.


도서관에 들어왔다. 어지러운 선들을 들고 노트북을 들고 디지털실에 들어왔다. 전선을 연결하고 전원을 켜고 인터넷을 연결하고, 손을 씻고 앉아서 나는 창밖 울긋불긋 물든 어린이 대공원 너머의 산을 한번 보았다. 홍차가 뜨겁게 익었다.

저녁에 쓰다

내 몸은 내가 아닌 것 같다. 몸의 부분은 내게 낯설다. 몸이 변화하는 동안. 몸은 나를 낯설어한다. 우리는 서로 끝없이 낯설기 때문에 하나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