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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PC 최고경영자 아르볼레다

-오엘피시를 설립한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의 목적은 21세기 지식사회에 개발도상국에서 자라나는 5~12살의 아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모든 아이들에게 인터넷이 연결되는 노트북 컴퓨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노트북 이름 ‘엑스오’(XO)는 사람 모양을 상징한다. 이제는 엑스오가 오엘피시의 상징이 됐다.”


-오엘피시는 누가 시작했나?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출범했지만 엠아이티미디어랩 소장인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창조했다고 봐야 한다. 2005년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미디어랩의 목적은 기술혁신, 커뮤니케이션, 과학과 예술의 통합이다. 곧 왼쪽 뇌와 오른쪽 뇌를 연결시키는 구실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오엘피시는 원래 컴퓨터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회적 평등과 사회변혁, 학습과 교육을 위한 프로젝트이다. 아이들에게 배우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오엘피시는 41개국에 21개 언어로 보급돼 있다. 전세계에 230만~240만대가 배포됐다. 노트북은 주로 정부에 의해서 사들여진다. 사적 영역과 재단들이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오엘피시의 주수입은 정부 구매로부터 나온다. 이베이와 구글 등이 초기에 자금 지원을 해줬지만 더이상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

-상업적인 노트북 회사들과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노트북 회사한테는 아이들이 시장이지만, 우리는 5살짜리 아이들을 위해 교육적으로 컴퓨터를 설계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는 불필요한 것을 다 빼버리고 에너지 소비가 적고, 튼튼하고, 강한 태양빛 아래서 볼 수 있는 노트북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교육이 권리이지 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상업적으로 바뀐다면 컴퓨터 프로젝트가 될 것이고 인텔, 마이크로소트프, 휼렛패커드 등과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동업자, 주주들이 없는 조직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영리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연구개발을 위해 우수한 기술자들을 어떻게 확보하나?

“미국 케임브리지에 핵심 엔지니어들이 직원으로 고용돼 있다. 대만 타이베이, 중국 상하이 등에는 인터넷으로 작업하는 고용인력도 있다. 엠아이티 자체가 최고라는 평판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나서서 일인자를 데려오려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오엘피시는 그 자체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표가 됐다. 사람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잘 알고 있다. 엠아이티는 촉매제나 자석 같은 구실을 한다. 고용인원 말고도 3000명 정도의 자원봉사자들이 세계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사이버상에서 소셜네트워킹을 통해 마치 위키피디아처럼 일한다. 대부분 노트북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참여하기 때문에 엔지니어 내지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거의 매일 인터넷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50~60명 정도 된다. 그들은 ‘슈거랩스’(무료 소프트웨어의 생산·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자유보호협회의 사업) 공동체 같은 데 속해 있다.”

-한국에 오엘피시 지부를 세울 계획은 없나?

“전략적 제휴를 한국 정부와 하고 싶다. 우리는 한국이 우리가 하는 일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나라라고 믿는다. 중국·일본 등과 논의하고 있지 않다. 한국만이 (사업에 필요한) 필수 요소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엘피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나는 건축가이다. 네그로폰테 교수와 함께 공부했다. 나는 민간영역에서 상업적인 개발을 맡아왔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엠아이티에 남았지만 우리는 이런 프로젝트를 10년 동안 함께 해왔다. 2년 전 네그로폰테 교수가 오엘피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민간영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해 참여하게 됐다.”


최고기술책임자 맥니어니

-‘엑스오’를 만드는 원칙이 있는가?

“기술개발의 목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원가를 줄이는 것이다. 다른 어느 점보다도 노트북의 가격을 내리는 것을 우리는 중요시하고 있다. 다음은 사용전력을 줄이는 것이다. 많은 나라에서 전기를 덜 쓴다는 것은 값을 낮춘다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셋째는 아이들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트북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이 노트북 성능이다.”


-‘엑스오’에 들어가는 기술은 어떻게 확보하는가?

“엔지니어링에서 여러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거의 모든 기술적 제품들이 발전한 국가들을 위해 설계됐다는 것이다. 우리 노트북은 태양열 패널로 충전을 할 수 있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기가 없는 곳을 상상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들은 그냥 (플러그를) 벽에 꽂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해당하는 나라를 자주 방문한다. 현지 실험이 꼭 필요하다. 한 엔지니어가 올봄에 페루에 가서 태양열 패널을 실험했다. 우리는 태양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 엔지니어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배우고 왔다. 다른 예로 르완다가 있다. 르완다 학교는 굉장히 크다. 한 학교에 3천명에서 5천명의 학생들이 있다. 우리가 깨닫게 된 것은 밀집한 곳에서는 노트북 무선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그곳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이다.

또 한가지 현장에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노트북을 완전히 충전할 때까지 두 시간이 걸린다고 아이들에게 알려줬다. 하지만 여섯 시간이 걸린다는 거였다. 직접 그곳에서 찍은 교실 사진 하나를 보니 멀티탭을 여러개 이용해 80개의 노트북을 동시에 충전하고 있었다. 집에 전기가 들어오기에 학교에서 충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 착오였다. 전기료가 비싸기 때문에 아이들은 집에서 충전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엑스오’는 손 크랭크, 태양열 충전지, 물레방아로 충전을 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옛날 재봉틀을 빼낸 자리에 노트북을 얹어 크랭크에 벨트를 연결해 발로 충전하기도 했다. 우리 노트북은 이런 여러 창조적인 충전 방법들 때문에 상당히 큰 폭의 전압 대역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야 했다.”


-한국에도 지식기증, 과학기술 봉사를 하려는 젊은이들이 생기고 있다. 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선진국 사람들이 후진국 사람들을 위해 생각하는 것에 두 가지 착오가 있다. 첫째는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둘째는 그들이 필요한 기술을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한 것이다. 기술을 만들어 주는 것보다는 기술을 직접 사용해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들한테 직접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아야 한다. 그들은 그들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굉장히 창의적인 해결책들을 만들어 내곤 한다. 우리가 그 환경을 개선해주면 더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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