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02-1: 두 판 사이의 차이

Do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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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3일 (금) 02:05 기준 최신판

  • 제과와 제빵을 해보고 싶었지. 빵과 과자를 많이 좋아했으니까. 오늘 아침 커피를 갈아내는 동안 라디오를 듣다 다시 그런 상상을 한다. 기가막힌 과자와 빵을 만들어 아주 멋진 분위기를 한 빵집. 맛있는 과자와 빵이 있고 따듯하고 풍요로운 빵집은 단지 빵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coffee shop이나 찻집처럼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멋진 분위기...
  • 씽크대에 물이 잘 안내려가 물내려가는 곳을 청소했다. 한때 땅과 바다로부터 생명의 기운을 가득받아 자라났던 것일테고 그러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한 몸이었을 그것들이 꺼멓게 똥이되어 있었다. 세상의 모든 몸은 사라지기 전에 고유의 색을 잃어버리는 것일까? 그것은, 색즉시공의 다른 해석?
  • 로드리고 가르시아의 Nine Lives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Volver귀향을 다시 보았다. 연달아. 로드리고 가르시아 영화가 쎘다. DVD로 소장할만하다. 우리날에는 안들어왔고 안들어올 테니 이를 어쩐다?
  • 영화와 영화 사이에 요트경기장 공터에서 자전거를 신나게 몰았다. 한 20분쯤 탔나? 금새 피곤해졌다. 몸을 소홀히 한 탓이다. 몸이란 다 써버려야 하는데 뭐 쓴데도 없이 그리 된 것이거나, 좋은 자세로 쓰지 않아서 그리 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소홀했던' 것이다.
  • 배가 고파 점심을 먹으려는데 집에 아무것도 없었다. 이리저리 뒤져 국수 남은 것 조금을 찾았다. 10분만에 끓이고 비벼 먹고 떠났다. 집에 돌아올 때는 오랜만에 먹을 음식들을 사왔다. 쌀, 달걀, 과일들... 기본적인 것인데. 돌아와 배가 고파 라면을 끓였다. 그시간에 밥하기는 뭐하니까. 지금까지 내가 끓였던 라면 중에서 가장 면이 쫄깃쫄깃 살아 있었다. 이제서야 라면을 조금 끓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건 자랑? 깨달음? 개꿈?
  • 수학정리를 못했다. 아침에 두시간 저녁에 세시간을 했는데 뭐했던거지?
  • 자전거를 타면서 바로 바퀴앞을 보고 발을 빠르게 저어봤다. 땅이 내게 쏠리는 것 같아 현기증이 났다.
  • 그럴까 말까 하다가 케잌 한조각과 슈크림 빵을 사왔다. 다른 큰 거 한덩어리도 사왔는데 라면을 먹고나서도 그걸 먹었다. 먹고난지 다섯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까지 배가 부르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먹었다. 그런 날이 있는 것이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하필 생크림이 듬뿍 발라진 건 조각으로 팔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생크림이 살짝 있고 다른 장난을 친걸 샀다. 달텐데.. 낼 아침이 기다려진다. 커피를 아주 찐하게 내어야지.
  • 나의 가난은 사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의 사치가 가난이듯. 케잌을 사면서 살까 참을까 두 번 생각했다. 이 생활이 얼마를 더 갈지 모르니,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니까. 내가 가난으로 몰린게 아니라 선택하고 있다는 점고 케잌처럼 커피처럼 언젠가 진정 가난한 사람과는 다르게 살 것이라는 것 때문에 나의 가난은 사치다라고 말할 수 있다. 풍요로울 땐 풍요를 즐기고 가난할 땐 가난을 즐길 수 있으며, 풍요도 내것이 아니요, 가난도 내 것이 아니면 된다. 그거면 되겠다.
  • 어리석음에도 위계가 있다면 '무지'는 어리석음에서 상당히 낮은 위치에 차지한다. 어리석의 위계에 가장 높은 자리는 아무래도 교조화된 지식이다. 박제화된 지식이다.
  • 오랜만에 아침에 전화를 했다. 기쁘다. 말이 통하고 현을 떨듯... 그런 느낌은 흔하지 않은 것이다. 유일하다.
  • 휴일까지 빡시게 밀어붙여서 1차 정리는 해두고 길떠나야겠다. 길떠나서 보충하고 다듬고 쉬고 걷고...
  • 부석사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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