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14-1: 두 판 사이의 차이

Do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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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없음)

2006년 11월 24일 (금) 13:13 기준 최신판

  • 한방울만 더 들어가면 얇은 껍질이 후두둑 무너져버릴 것 같았다. 다섯시간 반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에도 잠이 오지 않았고 집에 와서 씻고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누워 책 읽다 보니 잠에 빠졌다. 중세 분위기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거기서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큰 화폭에 동그라미들을 여기저기 그려놓고, 얕은 오렌지빛 장화를 보일 듯 말듯 그리기도 했다. 이상하게 바지를 자주 갈아입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랑과 우정, 만남과 이별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있었다. 커다란 지도를 놓고, 여기서 더 못있겠다. 떠나야지. 하고는 영국이건 스웨덴이건 북쪽 바다가 보이는 곳을 떠 올렸다. 거기엔 파란 바다가 있고 넓디 넓은 곳에 나무 집들이 드물게 있었다. 그리고 가기로 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아 벽에 기대고 화폭에 놓인 그림만 보다 다시 잠이 들었다. 깨니 늦은 아침이다.

  • 내 안의 생명력은
  • 내 안의 불꽃은
  • 내 안의 샘은

있는가?


  • 이 꺼칠한 입술처럼 다 말라버린 건 아닌가...
  • 무엇이 사람의 가슴 속에 태양 하나를 품게 할까?

사랑? 무엇에 대해서건? 욕망? 무엇에 대해서건 ? 맛있는 차, 모닥불, 아침 커피향, 좋은 술, 달, 친구들, 아리따운 여인, 존경하는 어른, 뛰노는 아이들, 첫 눈, 꿀잠, 자전거 여행, 멋진 길, 산행, 멋진 시와 글, 베토벤과 모짜르트, 시벨리우스나 바르톡, 윤이상의 음악들, 들라끄라와나, 네끄라소프나, 고흐나 피카소나 폴락이나 백남준의 그림,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조선의 백자.... 늦가을 바다 위로 떠 오른 달... 산 자락을 덮은 눈 그 아래로 이제 피어난 단풍...

  • 무엇이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돌아가는가?
  • 너와 나는 무엇을 경계로 나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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