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how: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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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23일 (금) 15:12 기준 최신판

어떤 학교를 세우려고 하는가? 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떤 학교를?

지금의 용어로는 대안적 학교라 할 만한 학교를 세우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 용어 대안학교라는 것이 현재 있는 교육기관의 운영에 대해 대안적이라는 뜻이므로 어떤 특정한 형태의 학교라고 말하기 어려운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의 학교가 아닌 학교라는 뜻일 뿐 저마다 다른 철학과 지향점, 운영방식으로 운영하는 학교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가칭 물맑은 터 학교는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현재 단계에서 요약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이는 배움터라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하고, 줄이고 줄여보면 학문적 예술적 소양을 기르는 배움터 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배움터'에는 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배움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 배움터는 존재하리라는 것, 배움터에 있거나 배움터를 찾는 사람 모두가 주인이며 손님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하지만 배움터를 세워야 한다.라는 문제 의식의 기초에는 역시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더 생각할 점은 왜 '물맑은 터'인가라는 글을 읽고 토론하였으면 합니다.

이 '아이들'이 '학교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생활할까요? 이 문제는 구체적인 내용을 열거하고 그것을 현실이라는 땅 위에 구현하면서 현실에 맞게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만 합니다. 그 답이 바로 '학교 운영의 방향이고 철학'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학교를 세우러 모이는 주체들이 함께 토론하고 합의하고 결정해 나갈 일입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하여 새로운 시대의 한국적 '문인'으로서 기초 소양을 다진 아이들이라고 먼저 제안합니다.


배움터란

배움터란 함께 모여서 배우는 곳입니다. 무엇을 배울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내용이지만 그 무엇도 '배움터'라는 곳에 모여살고 '배우며 산다'는 것을 넘어서는 문제는 될 수 없습니다. 배우며 산다는 말 자체에서 보듯 그 터에 모이는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배우게 됩니다. 너와 나의 구분은 잠시잠깐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일어났다 사라지고 이내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이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은 가르치는 것이 배움일 것입니다.
배우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은 상대방을 공경하는 마음을 이미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풀 한포기 돌메이 하나 비 한방울, 땅으로 기어나와 말라가며 개미밥이 되는 지렝이에게서도 배우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야 제대로 배운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움터는 바로 이렇게 너와 나, 교사와 학생, 사람과 자연, 문학과 수학, 교장과 청소원, 의 구분은 역할을 나누어 하는 다른 모습일 뿐 서로 모시고 배우며 사는 터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학문적 소양을 기르는 배움터란

여기서 학문적 소양이란 이렇습니다. 현재 학교는 대학 입시를 그 절대적 목표로 갈 수밖에 없는 듯 보입니다. 아이들은 경쟁을 원칙으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문학이건 수학이건 예술이건 어떤 과목이든 그 과목의 본질을 창조적으로 이해해가기 어렵습니다. 사정은 교사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교사도 배우는 사람이고 자신이 더 재미있어 하는 과목이 있기 마련이고 지금 연구 동향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할 것입니다. 먼저 '알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며' 그것을 다지고 더 새로운 질문을 해보면서 배우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연구 교육기관인 대학과 초중고 교육은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습니다. 배우는 문화의 틀 자체가 다르고 크게 보면 다르지 않을 직업인 교수와 교사에는 위계질서 비슷한 것이 딱딱하게 자리잡아 있습니다. 이것은 올바르지 않아보입니다.
아이들은 또 어떤가요? 제가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경쟁문화의 도구가 되가는 것만 같습니다. 경쟁이라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수단이 아닙니다. 서로 별개라는 인식아래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저 하나를 키우기,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더 쟁취하기 위한 방식이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효율을 따질 수 밖에 없고 속도전을 치러야 하구요. 서로 함께 살도록 도와서 '산다는 건' 결국 하나의 생명을 자기 나름대로 지켜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결과가 아닐까요. 이야기가 거대해진듯한 데 저는 그곳에 바로 본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쟁과 효율 우선인 시대에서 학교도 예외일 수 없다보니 그런 생각들이 교육 전반에 녹아흘러 있습니다. 과목의 분류 방식, 어떤 과목을 배우는 태도와 방식, 선발과 평가 제도, 학교 생활 어느 곳에도 근본적인 생각들이 녹아들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어떤 지식도 세계의 신비를 이해하는 연구의 결과 아닌 것이 없습니다. 학문적 소양을 기르자고 하는 것은 '이제 그 본질로 돌아가야지' 라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지식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이미 확정된 것인양 받아들이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암기하고 시험에 도움이 되도록 써먹는 도구여서는 안됩니다. 위험하지 짝이 없는 태도입니다.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는 틀 안에서는 교사나 학생 모두 그 지식으로부터 소외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창조적 배움의 과정이어야 할 시간에 그런 식으로 도구화-기능화 하다보니 사정이 딱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학교 모든 교사 모든 학생들이 그렇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 처럼 되어 마치 교육이 이미 죽어버린 양 쓰고 있네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밀려드는 행정처리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연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고 배움을 즐기는 교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비록 단편적 지식의 전달이라도 아이들은 그것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어떤 지적 기쁨을 느끼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거시적으로는 우리의 교육 전체의 현실도 그렇고 미시적으로는 하나의 단위 학교도 그렇고 과연 배움과 배움터의 본질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느냐 하는 질문을 던져보면 낙관적으로 답하긴 힘듭니다. 최소한 저로서는 그런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저의 비판적 시각이 현 교육나 교육자들에 대한 반감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신 다른 것을 만들고 더 다양한 선택기회를 주는 건설적인 제안으로 이해되었으면 합니다. 현재 잘못되고 있다는 것도 사실 그 자체가 사라져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없었다면 더 좋은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불가능했을테고 새로운 제안보다 기존의 제도가 갖는 나름의 장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술적 소양을 기르는 배움터란

예술적 소양이란 첫째, 모든 교과 학습할 때 창조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도록 하는 것과 연관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지금 알기는 힘들지만 독일의 쉬타이너 학교에 교육과정과 교육 방법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관련책을 읽어 보아도 되고 슈타이너학교 연구 부분을 보아도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예술적 소양을 기르는 배움터란 교과 수업 뿐만 아니라 선발-학습-평가 시스템에서 항상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표현에 더 중점을 둔다는 뜻입니다. 예를들어 책상머리에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낸 과제를 앞에 나서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기회를 많이 주자는 것입니다. 평가 할 때도 틀에 박힌 시험이 아니라 학생들이 모임을 만들어 그동안 배워온 다양한 예술 기법을 써서 종합적으로 한편의 극을 만들거나 다른 예술적 표현으로 그것을 드러내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발표회와 축제 같은 것을 만들어 아이들이 자기를 표현하고 축제를 즐기고 잘노는 걸 몸에 배게 하는 배움터가 되도록 하자는 뜻입니다.
예술적 소양을 기르는 배움터란 세째 예술교과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나고 즐기고 그 중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노력하자는 뜻입니다. 이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교사를 포함하여 학교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됩니다.

새로운 시대의 한국적 '문인' 이란

덧붙여

앞에서 한 이야기는 추상적이고 요약을 하였기 때문에 느낌이 잘 전달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로서도 그런 학교를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느낌만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어느 한사람의 놀라운 예지력과 추진력으로 되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대신 함께 가보자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떻겠는가 전례가 있다면 배우고 없는 것은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찾아보고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고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떤 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실험하자는 것이냐? 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기서 자세히 말할 내용이 아니고 차차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길 기대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렇게 모이고 찾고 애를 써보는 모든 과정 자체도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말고 구현하고자 하는 바를 절차에서부터 구현해가자는 것입니다. 마치 민주주의적 제도를 얻기 위해 비민주적인 방법을 쓰지 않아야 하듯 더디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더라도 민주적 제도를 얻기 위해 우리도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일을 하자는 것과 비슷합니다. ProjectManifesto 같은 글에 제가 생각하는 방식과 절차를 담았습니다. 여기 Gil 사이트가 wiki 시스템을 기반으로 짜가고 있고 내용적으로 다른 기부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부족하기 짝이 없는 저의 고민의 산물일 뿐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 오랫동안 고민하는 학부모나 연구자들이 함께 하면서 큰 틀을 다시 들여다보고 세부적인 사항들을 고쳐나갔으면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

그런 학교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줄이고 줄여 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과정도 학교를 세우기 위한 절차상 필요한 단계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제 역할을 하도록 합니다. 예를들어 학교가 세워진 뒤라도 캠프는 계속합니다. Project에 밝힌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다른 사업들이 잘 되어가더라도 어딘가에 필요하다면 남아 제 일을 계속합니다.

Gil사이트에서 기초를 다집니다

  1. 교과별 교과자료와 연구물 집적 : 창조적 글쓰기와 번역, 공동 연구를 하면서 축적해가고 이를 DB화하는 기초를 만듭니다.
  2. 교과는 글쓰기에 참여하는 사람에 따라 확대되어 갑니다. 우선은 Math로 시작합니다.
  3. 불우이웃 돕기나 정치 기부문화에 이어 교육연구문화 활동에서도 더불어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4.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뜻을 공유하나는 사람들이 모이고 뜻을 알립니다.
  5. 앞으로 할 일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함께 꿈을 꾸고 부족한 것을 서로 도와갑니다.

캠프 에 실제로 모여 일합니다

  1. 공기좋고 물 좋은 곳에 있는 폐교를 임대하여 처음엔 한달에 한번 쯤 캠프를 엽니다.
  2. Gil에서 어느정도 축적된 결과와 모임들이 직접 모여 캠프를 열고 운영해봅니다.
  3. 캠프의 결과는 다시 Gil에 집적할 자료가 될 것입니다.
  4. 성과에 따라 캠프를 더 자주 열고 더 길게 엽니다. 주말 캠프 형식에서 방학 중 캠프로 발전시켜 갑니다.

작은 학교를 세웁니다

  1. 학교 전신이 될 작은 학교를 세웁니다. 여기는 준비를 할 사람들이 모여 실제로 학교 설립을 준비합니다.
  2. 정식 교과를 진행합니다. 처음엔 가장 필수적인 것만을 하고 기존 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합니다.
  3. 성과를 반영하여 학기별로 과감하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갑니다.
  4. 학생 수를 늘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수도 늘어납니다.

학교를 세웁니다

  1. 이는 학교 건물과 시설, 위치, 제도권 교육과의 관계 정립, 다른 대안학교와의 연대 문제까지 어느 정도 정립이 된 학교를 여는 것입니다.
  2. 이는 앞에서 말한 학문적 소양과 예술적 소양을 기르는 배움터가 구현된 곳입니다.

학교를 더 냅니다

  1. 전국에 몇개의 학교를 더 냅니다. 물맑은 터는 자연환경이나 문화가 조금씩 다른 곳에 여러 곳 있게 됩니다.
  2. 이는 그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필요하고 학교들 간에 창조적인 교류를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3. 큰 틀은 공유하되 교과과정과 운영방식에서는 각기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4. 서로 대동축제나 교환학생 제도, 교환 교수 제도를 도입하여 흐름이 역동적이 되는 근거를 마련합니다.

이 동안에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법인 설립, 책 출판, 온라인 수업, 과학 버스, 철학 버스, 역사 버스와 같은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합니다. 무엇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육연구단체를 발족하고 실제적인 교과 연구, 정책 연구를 하는 곳입니다. 이는 Project에 더 자세히 나타나 있습니다.

School 계획

  • 학교 세우기
    • 중등단계1 세우기 : 놀고 만들고 일하기 2. 지성의 땅 다지기 1. 자질과 소양 찾아 기르기.
    • 초등단계 세우기 : 복된 유년 2. 놀고 만들고 일하기 1. 지성 훈련 준비
    • 중등단계2 세우기 : 지성의 땅 다지기 2. 자질과 소양을 심화. 대학과 사회에 나갈 준비.
  • 어린이 집 세우기 : 어린 아이부터 돌보기. 아이들에게 복된 유년 1.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함께 돌보기. 주위 어른들은 낮에 믿고 자기 일하고 공부할 수 있는 집.
  • 고등교육연구기관 세우기 : 고등학교 이상의 연구자들 모임. 물맑은 터의 지성의 샘.
  • 물맑은 터 그물망 짜기 : 물맑은 터의 합종 연횡. 함께 물맑은 터 : 이웃-형제-친척 터 만들기.
  • 시골에 살고 싶어요
    • 시골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 필요하다면 교육 하기 : 원주캠프에서 농촌살리기 지원 사업과 함께 교육을 하였던 것을 모델로 삼음
    • 도농간 상부상조 조합형태 만들기 또는 함께 일하기
    • 마을 짓고 어울려 살기
    • 마을 사이의 그물망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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