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411
십우도
십우도란 본래 도교에서 나온 팔우도(八牛圖)가 그 시작으로 12세기 무렵 宋 代 의 곽암사원(廓庵師遠)스님의 작품이 가장 유명하고 석고희이(石鼓希夷)라는 스님이 화답하는 게송을 지었으며 다시 괴납대련(壞衲大璉)스님이 화답게송을 넣고 있지요.
곽 암의 십우도는 잃어버린 소를 찾아나서는데 소를 발견하고는 잡아 끌어서 마침내 소와 내가 하나가 되어 공적(空寂)이 되고 다시 당초의 일상 생활로 되돌아가는 차례를 그리고 있지요. 마음의 작용을 잘 다룬 곽암의 십우도가 가장 널리 유행하고 오늘날 우리나라 각 사찰 벽화에는 어김없이 그 십우도가 그려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십우도는
1.소를 찾아 나서다(尋牛)
2.소의 자취를 발견하다(見跡)
3.소를 보다(見牛)
4.소를 얻다(得牛)
5.소를 기르다(牧牛)
6.소 타고 집에 돌아가다(騎牛歸家)
7.소는 잊고 사람만 있다(忘牛存人)
8.사람도 소도 다 잊다(人牛俱忘)
9.근원으로 돌아가다(返本還源)
10.저자에 들아가 손을 드리우다(入廛垂手) 인데
소를 찾아 나서는 심우(尋牛)는
망망발초거추심(茫茫撥草去追尋)
수활산요로갱심(水 山遙路更深)
역진신피무처멱(力盡神疲無處覓)
단문풍수만선음(但聞楓樹晩蟬吟)이라
(아득히 펼쳐진 수풀을 헤치고 소 찾아 나서니,
물은 넓고 산은 먼데 길은 더욱 깊구나.
힘 빠지고 피로해 소 찾을 길은 없는데,
오로지 저녁 나뭇가지 매미 울음만이 들리네.) 하였지요.
다음 견적은 소의 자취를 발견하다(見跡)는 것인데요
수변림하적편다(水 林下跡偏多)
방초리피견야마(芳草離披見也?)
종시심산갱심처(縱是深山更深處)
요천비공즘장타(遼天鼻孔 藏他) 입니다.
(물가 나무 아래 발자국 어지럽게 많으니,
방초를 헤치고서 그대는 보는가 못보는가?
가령 깊은 산 깊은 곳에 있다 해도
하늘 향한 등창코를 어찌 숨기랴! )
다음 셋째 소를 보다(見牛)는 견우는
황앵지상일성성(黃 枝上一聲聲)
일난풍화안유청(日暖風和岸柳靑)
지차갱무회피처(只此更無回避處)
삼삼두각화난성(森森頭角畵難成) 이라
(노란 꾀꼬리가 나뭇가지 위에서 지저귀고,
햇볕은 따사하고 바람은 서늘한데 언덕의 버들은 푸르기만 하다
더 이상 빠져나아 갈 곳이 다시 없나니,
위풍당당한 쇠뿔은 그리기가 어려워라.)입니다.
네째는 드디어 소를 얻다(得牛)는 것입니다.
갈진정신획득거(竭盡精神獲得渠)
심강력장졸난제(心强力壯卒難除)
유시재도고원상(有時裳到高原上)
우입연운심처거(又入煙雲深處居)
(온 정신을 다하여 이 놈을 잡았으나,
힘 세고 마음 강해 다스리기 어려워라.
어느 땐 고원 위에 올랐다가도,
어느 땐 구름 깊은 곳에 들어가 머무누나.)
다섯째는 소를 기르다(牧牛) 목우입니다
편삭시시불리신(鞭索時時不理身)
공이종보입애진(恐伊縱步入埃塵)
상장목득순화야(相將牧得純和也)
기쇄무구자축인( 鎖無拘自逐人)
(채찍과 고삐를 늘 몸에서 떼지 말라.
두렵도다, 멋대로 걸어서 티끌 세계에 들어갈까봐.
잘 길들여서 온순하게 되면,
고삐를 잡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을 따를 것이다.)
여섯째는 소 타고 집에 돌아가다(騎牛歸家)는 것인데 그 모습이 아주 넉넉하지요
기우이리욕환가(騎牛 欲還家)
강적성성송만하( 笛聲聲送晩霞)
일박일가무한의(日拍一歌無限意)
지음하필고순아(知音何必鼓唇牙)
(소를 타고 유유히 집으로 돌아가노라니,
오랑캐 피리소리가 저녁 놀에 실려간다.
한 박자 한 곡조가 한량없는 뜻이려니,
곡조 아는 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일곱째는 소는 잊고 사람만 있다(忘牛存人)인데 이젠 소마저 잊는 것입니다.
기우이득도가산(騎牛已得到家山)
우야공혜인야한(牛也空兮人也閑)
홍일삼간유작몽(紅日三竿猶作夢)
편승공돈초당간(鞭繩空頓草堂間)
(소를 타고 이미 고향에 도착하였으니,
소도 공하고 사람까지 한가롭네.
붉은 해는 높이 솟아도 여전히 꿈꾸는 것 같으니,
채찍과 고삐는 띠집 사이에 부질없이 놓여 있네.)
여덟짼 사람도 소도 다 잊다(人牛俱忘)이지요.
편삭인우진속공(鞭索人牛盡屬空)
벽천요활신난통(壁天遼闊信難通)
홍로염상쟁용설(紅爐焰上爭容雪)
도차방능합조종(到此方能合祖宗)
(채찍과 고삐, 사람과 소는 다 비어 있나니,
푸른 허공만이 가득히 펼쳐져 소식 전하기 어렵도다.
붉은 화로의 불꽃이 어찌 눈을 용납하리오
이 경지에 이르러야 조사의 마음과 합치게 되리라. )
아홉째는 근원으로 돌아가다(返本還源) 인데
반본환원이비공(返本還源已費功)
쟁여직하약맹롱(爭如直下若盲聾)
암중불견암전물(庵中不見庵前物)
수자망망화자홍(水自茫茫花自紅) 입니다.
(근원으로 돌아가 돌이켜 보니 온갖 노력을 기울였구나!
차라리 당장에 귀머거리나 장님 같은 것을,
암자 속에 앉아 암자 밖 사물을 인지하지 않나니,
물은 절로 아득하고 꽃은 절로 붉구나! )
열번째가 마지막이지요. 저자에 들아가 손을 드리우다(入廛垂手)입니다.
중생이 부처고 부처가 중생이 되는 경지인데 닿는 것은 모두 살아나는
새로운 창조의 모습을 보입니다.
로흉선족입전래(露胸跣足入廛來)
말토도회소만시(抹土途灰笑滿 )
불용신선진비결(不用神仙眞秘訣)
직교고목방화개(直敎枯木放花開)
(맨 가슴 맨발로 저자에 들어오니,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얼굴에 가득한 함박웃음.
신선이 지닌 비법 따위를 쓰지 않아도,
당장에 마른 나무 위에 꽃을 피게 하누나!)
이랜드 ‘아줌마’ 조합원
이랜드 노동조합 ‘아줌마’ 조합원들의 파업을 담은 김미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은 <출가…>이다. 집안 일과 직장 일을 함께 감당해야 했던 대형 할인마트 직원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차별과 무시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것을 ‘출가’에 빗댄 것이다. 그들의 출가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뒤에 말줄임표를 붙였다고 한다.
차별과 무시, 그리고 공감
“똑같이 일해도 임금은 낮지, 집에 가면 집안 일도 떠맡아야 되지…. 안 그래도 여성이라서 받는 차별을 꾹 참아 왔던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회사가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하고 어느날 불러내서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했어요.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무시하니 더는 참아낼 수 없었던 거죠.” 김 감독은 이랜드 노조 조합원들이 ‘차별과 무시’에 공통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조합원 대부분이 여성인 이랜드 노조에서는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다니며 수다를 떨고, 간식거리를 집에서 준비해 와 나눠먹는 등 ‘감정의 교류’가 도드라졌다. 줄을 맞춰 이동할 만큼 ‘각이 잡힌’ 남성 중심의 사업장 노조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이었다.
김 감독은 “이런 토양에서 감정적 연대가 시작될 수 있었다”며 “기존의 남성 중심 노동운동이 논리를 따지는 수직적 방식이었다면, 여성 노동자들의 방식은 차별과 무시에 대한 분노를 공유하는 수평적인 연대”라고 말했다.
변화, 스스로의 선택
“지난해 매장 점거 때 카메라에 담겼던 사람들의 표정은 지금과 많이 달라요. 그 땐 모두 소극적이고 움츠러들어 있었어요. 지금은 확 달라졌죠. 확고하고 안정감이 있어요.” 조합원들의 변화는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김 감독은 말한다.
처음엔 자신이 왜 비정규직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조합원은 이제는 아이에게 “엄마는 비정규직인데, 지금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용역 깡패’에 겁을 먹고 피했던 조합원은 집회가 있으면 ‘사수대’를 자처한다. 어떤 조합원은 노조 활동 그만하라는 남편에게 “이혼 서류를 떼 오면 이혼해 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김 감독은 “이들은 매장 점거 당시 많은 사람들의 연대와 지지를 받으면서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며 “그 경험이 주어진 삶을 벗어나 스스로 삶을 선택하는 모습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택들
그러나 조합원들 스스로 선택한 길이 꼭 노조 활동으로만 닿은 것은 아니다. 현재 이랜드 노조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매장 점거가 끝난 뒤 남편의 제지로 활동을 접거나, 경제적 여건 탓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활동을 포기한 조합원들도 있다. 직장으로 복귀하고는 노조에 기금을 보내오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여성이 생존을 위해 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매우 좁기 때문이죠. 어떤 모습이든 이랜드 아줌마들은 자신의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김미례 감독은 <나는 날마다 내일을 꿈꾼다>(2001년) <노가다>(2005년) 등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 현장을 담아 온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다. 노동 문제에 관심 있는 여성 감독이기에 자연스럽게 <출가…>를 찍게 됐다고 한다. 올해 상반기에 영화를 완성할 생각이지만, 노사 갈등 현장에서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안 보여 마음이 답답하다고 했다.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구조를 개선하려면, 이랜드 문제를 조합원 당사자 개인의 책임으로 놔 둬선 안 돼요. 온 사회가 함께 고민해 풀어가야 합니다.”
2008년 봄부터 겨울까지 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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