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 Mail 19
폭염이다, 명훈아. 이 폭염을 가르고 삼촌은 경주, 광주, 그리고 서울과 강원도 미산 계곡을 다녀왔어. 지난 편지보내고 이번 편지까지 너무 끌었지? 여름이 되니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일어나네. 우리 명훈이가 '수학적 느낌' ' 을 잃지 않도록 어서 편지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차분하게 앉을 여유를 찾기가 쉽지 않았어. 우리나라 남도를 동(東)에서 서(西)로 가로지르고, 다시 서쪽을 따라 북(北)으로 가로질러 올라 서울에 이르렀잖니. 그리고는 서울서 동북쪽으로 깊이 들어갔다가, 백두대간의 흐름을 따라 부산으로 다시 남(南) 쪽으로 내려오는 일이 마냥 쉽지는 않았단다. 삼촌은 이름에 여름 하(夏)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여름을 즐기는 편인데도, 가끔은 야~ 이건 정말 덥군 ! 하며 부채를 부쳐야 했단다. '이 더위가 풀과 열매를 무럭무럭 자라게 하고, 과일은 달디 달게 하겠지' 하면서 감사해 하는 것으로 피서를 해보았다. 여름 햇살에 드러난 땅과 마을은 더웠지만, 산과 계곡은 역시 달랐어. 지난 겨울 미산 계곡에서 얼음축구를 하던 내린천과 계곡엔 맑은 물이 흐른단다. 계곡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는데 추워서 입술은 새파래지고 이빨은 바드득 떨렸지. 그렇게 가끔 식힐 수 있으니, 뜨거운 길을 즐기며 다닐 수 있었겠지.
오늘 편지는 지금까지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가는 것 처럼 보일거야. 다시 자연수의 세계로 돌아가거든. 사실 마냥 되돌아 가는 건 아니야. 이제 까지 했던 이야기들이 모두 밑바탕이 되어야 제대로 설명할 수 있고 이해하기도 더 낫거든. 나사운동처럼 옆으로 도는 듯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모양세야. 지금부터는 삼촌이 설명할 때, 식을 조금씩 많이 쓰고 그래서 지수셈이나 문자들이 더 자주 나올거야. 지금까지 편지들을 잘 읽어왔다면 크게 무리가 없을 테지만, 그래도 무엇인지 잘 모르겠거든,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어보고, 따져보고, 멈춰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래도 이해가 안가면 언제든지 편지를 다오. 내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설명이나, 쉬운 설명을 생각해볼께.
다시 말하지만, 특별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오늘 나오는 모든 수는 자연수이야. 그래서 문자가 들어간 문장이 있거든 그 문자들이 어떤 것이든 자연수들을 대신해서 썼다고 생각하면 되겠어. 자연수 세계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이지. 그리고 0 에 대해서는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드러내서 이야기를 할께. 먼저 상상을 해볼까?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나눗셈이거든. 나눗셈 대한 이야기를 풀면서 따라가보기로 하자.
아주 옛날, 그러니까, 나무 바퀴로 물건을 실어나르던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나자. 사냥이나 열매따기 처럼, 자연이 준 것을 그저 얻어서 쓰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먹고 살기도 빠듯할 정도로 수확이 적었을거야. 그렇지만, 사람들은 '머리'를 쓸 줄 알았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를 만들게 되었지. 도구를 만들수록 새로운 기술도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해갔겠지? 이젠 농사도 짓고, 그물도 만들어 똑같이 일을 해도 더 많이 얻을 수 있었어. 게다가 그런 것들을 주고 받는 시장이 나오고 사람들이 모여살면서 마을이 생기고 더 큰 마을이 생겨갔어. 여기서는 서로 알고 있는 것을 주고 받기도 편해졌을 거야. 그래서 어느 한 쪽에서 알려진 기술은 다른 곳으로 전파되는데 더 빨라지고, 어느 곳에서인가는 그것보다 더 좋은 기술을 만들어내기도 했지. 예전엔 하나 더하기 하나처럼 단순한 셈만 필요했던 세상이었지만, 이렇게 세상이 복잡해지고 발달할수록 다루는 수도 점점 커졌다고 예상해보는 건 어렵지 않아. 이제는 백십오 더하기 삼백 삼 같은,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했을 그런 '큰 수'를 다루게 되었어. 그때는 제대로된 숫자가 아직 보급이 안되어서 덧셈조차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어. 지금 우리가 지금 외국어나 전문 기술을 매우 어려워하는데 수천년이 흐른 뒤에 우리의 후손들은 '그때는 그런것을 매우 어려워 했대요' 라고 말할 지도 모르지.어쨌든, 사용하는 수가 점점 커지면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서 저마다 좋다고 생각하는 숫자들이 생겨났을거야. 세월이 흐르고 흘러 마침내 지금 우리가 쓰는 숫자가 대세를 이루게 되었지.
어떤 이유로 사람들이 그 많은 숫자체계들에서 지금 우리가 쓰는 10 개 숫자 -자리수 - 더하기 법을 쓰게 되었을까? 그런 숫자 체계가 대세가 이루게 된 주요 요인으로는
- 나타내기 쉬어서 빨리 쓸 수 있어야 하고, 써놓으면 덜 헷갈려야 하고,
- 무엇보다 더하기 곱하기 같은 셈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숫자체계를 사람들이 더 좋아했겠지. 지금의 숫자 체계가 과연 가장 좋은 것이어서 지금부터 다시 수천년이 지나서 우리의 후손들이 이런 숫자체계를 쓰고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어. 그거야 알 수 없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지금의 숫자 체계가 좋다고 선택했고 우리에게 물려 주셨어. 그런데 셈은 더하고 곱하는 셈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 빼야 할 경우도 생길 수 밖에 없었겠지. 그리고 신전을 세우는 것 같은 큰 공사를 하면 일한 사람들에게 빵이나 일한 댓가를 고루 '나눠' 줘야 할 일도 생겼을거야. 몇 사람이 힘을 모아 바다에서 그물로 물고기들을 잡아 올렸다면 그것도 '고루' 나눠야 할 경우가 있었을 것이고 말야.
그렇게 '고루 나눠주는' 경우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예를들어 세 사람이 어느날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새벽, 작은 배를 띄워 바다로 나갔다고 상상해보자. 거기 명훈이도 있어. 파도는 고르고 물이 제때라 아마 물고기들이 많이 잡힐 것 같은 날이었어. 배를 몰아 여기쯤이면 좋겠다 싶은 곳에 그물을 치고 기다렸지. 기다리는 동안 배도 돌보고 물고기를 잡고 난 다음 할 일도 준비할거야. 꼭 그래야만 하는 건 물론 아니지. 일차 방정식 문제를 풀거나 일차 함수(function) 그래프를 그리고 있을 수도 있겠지? 바다 한가운데 떠서 이런 거 저런 거 하다가 지루해질 즈음, 마침내 그물을 걷을 때가 되었어. 물고기는 한 종류만 잡힌다고 가정을 해보자. 이미 세 사람은 똑같이 나누기로 약속을 했어. 응차 응차 걷어 올렸어. 그물에 걸린 걸 세어 보니, 모두 120 마리 였다고 해봐. 그렇다면 그것을 고루 나누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아주 옛날이었다고 해보자.이 중에 나눗셈처럼 엄청나게 복잡한 셈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없었어. 우리 명훈이도 마찬가지야. 명훈이 잘못이 아니라, 아주 옛날이어서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거야. 어떻게 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빙둘러 앉아, 사람마다 그 앞에 통을 놓고 한마리씩 똑같이 돌려가며 '너도 한마리, 너도 한마리, 나도 한마리, 그리고 다시 너도 한마리, 그리고 너도 한마리, 그리고 나도 한마리, 그리고 다시... '이런 지루한 과정을 되풀이 했을거야. 몇 번을 돌아야 이 되풀이해서 나누는 과정이 끝났을까?
그렇지, 지금 방식으로 하면 세마리씩 빼어가는 걸 40번을 반복했던 거야. 이것으로 120 마리 모두를 세 명 에게 고루 나눌 때 정말로 '똑같이' 고루 나눠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수 있어. 하지만 꼭 그렇게 한마리씩 나눌 필요 있겠어? 나누는데 날새면 안되지. 집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해야지. 우리가 잡은 물고기는 충분히 많아. 그러니까, 아마 이렇게 했을 수도 있잖아. '너 열마리, 너도 열마리, 그리고 나도 열마리, 아직도 충분히 남았으니까, 다시 너 열마리, 그리고 너 열마리, 나도 열마리, 그리고... ' 이렇게 하면 세사람에게 고루 가는 게 한번에 서른 마리씩 반복해서 네 번 했겠지. 아까보다 훨씬 빠르지. 만약에 이때, 누군가가 계산을 할 줄 알았다면 한사람에게 마흔마리 다른 사람에게 마흔마리, 그리고 나도 마흔마리, 이렇게 해서 마흔 마리씩 한 번 만 돌려도 끝이 나지. 아주 빠르게 끝이 나. 물론 이때, 물고기를 잡아서 먼저 120 마리를 셀 줄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거야.
자, 이제 시간을 피웅~ 건너 뛰어 지금 방식으로 앞에서 한 예를 써볼까? 이제 물고기는 잊어버리고, '수'만 생각하면 간단히 쓸 수 있어.
라고 쓸 수 있어. 이 식이 앞에서 '나누기' 한 것이랑 어떻게 연관되었는지는 이해하겠지?
아니라고? 정말? 좋아, 그럼 말로 풀어 써볼께. (이해했더라도 어쩔수 없어. 이미 쓰기 시작했으니까.) 이 말은 120 이라는 수를 3 으로 나누면 40 이고, 30 으로 나누면 4 이고, 40으로 나누면 3 으로 나누어 떨어진다는 말이야. 한마리씩 나누면 한번 나누는데 3마리, 그것을 마흔번 하면 된다는 말이고, 한번에 10 마리씩 나누면 네번 나누기 과정을 하면 되고, 한번에 40마리 나누면, 한번만으로 끝낼 수 있다는 말이고 ! 됬지? 자, 이제 이제와는 달리 나눠 보자. 앞에서 '너 다섯마리, 너도 다섯마리, 나도 다섯마리' 로 나누는 절차를 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지. 그렇게 나누면, 한번에 열다섯 마리씩 나누게 되는 셈이지. 그렇다면 120 마리를 모두 나누기 위해 몇 번을 해야할까? 과연 똑같이 나누었더니, 못나눠주고 남은게 있을까? 없을까? 어디, 해보자.
와 ! 이것도 나누어 떨어지네. 다시 말해 15마리씩 8 번하면 고루 나눌 수 있어. 간단히 쓰면,
아주 좋네. 이번엔 직접해보겠니? 직접 해보고 그것을 뺄셈의 반복과 곱하기 방식으로 표현해보거라.
앞의 예에서 네마리 씩이라면 나누어 떨어질까? 여섯마리씩 나눈다면 ? 여덟마리 씩이라면 ? |
지금까지 상황을 '수'로 나타내기보기로 하자.
좋았어. 그렇다면 어떻게 나누든, 항상 그렇게 남은 물고기가 없는 것일까? 예를들어 일곱마리씩 나누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세사람에게 한 번 고루 나누면 21 마리씩 빠지겠지 ?
으악, 열 다섯마리가 남았네. 이제 어떡하지?
그래, 한 사람이 다섯마리씩 더 나눠가지면 되는 거겠지? 그러면 한사람은 결국 7 마리를 다섯번 받고 다섯 마리를 한번 받았으니, 역시 한 사람은 모두 40 마리 갖게 돼. 하지만, 이때는 앞의 경우처럼 두 수의 곱으로 120을 나타낼 수 없어.
니까. 말로 풀어쓰면 '일곱 마리 씩 세 명에게 다섯 번' 나누고 나머지 열 다섯마리는 '다섯 마리 씩 세 명에게 한 번' 나누는 절차를 해야만 해. 하지만, 이게 꼭 그렇게 별스러운 건 아니야. 수와 셈을 가지고 놀다보면 알 수 있게 돼. 위의 식을 '곱셈의 교환과 분배 법칙을 써서 모양을 바꾸어볼께.
구나. 이 말은 앞에서 문제로 낸 '한사람에게 여덟마리씩' 나눠주는 경우와 같다는 말이 돼. 한꺼번에 '여덟마리씩 다섯번' 나눠 주는게 더 쉽게 끝이 났을거라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어쨌든 세사람이 받는 몫은 40 마리씩이야.
지금까지 120마리 물고기를 세명에게 나누는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서 보았는데, 그것을 정리하면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께. 아래 식을 잘 봐.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서...
120 을 만드는데, 3 은 반드시 그 핵심 요소로 들어가 있어야 만 하니까, 빨간 색으로 표시해 두었어. 그렇다면 앞의 등식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니? 우리가 120 마리 물고기를 세 명에게 나눌 때, '몇 마리 씩 몇 번' 이라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 경우들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 다시 말하면
- 첫째 등식 은 1 마리씩 40 번.
- 둘째 등식 은 2 마리씩 20 번.
- 세째 등식 은 4 마리씩 10 번.
- 네째 등식 은 8 마리씩 5 번.
그렇다면 세마리씩은 될까? 다섯 마리씩, 여섯마리씩, ... 앞의 경우처럼 똑 떨어지게 나눠주는 경우는 몇 개나 될까? 이 말을 수의 언어로 다시 말하면 120을 두 수의 곱으로 나타내는 방법은 몇 개 일까? 조건이 있지, 그 중 한 수에는 반드시 3이 참여하고 있어야지. 이 조건 때문에 빨간색 3은 건드리지 않아야 하고 파란색 120도 건드릴 수 없어. 그렇다고 앞의 네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 왜냐하면 우리는 '곱셈의 교환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이 등식들을 다시 해석하면 이렇게 되겠지?
- 첫째 등식 은 40 마리씩 1 번.
- 둘째 등식 은 20 마리씩 2 번.
- 세째 등식 은 10 마리씩 4 번.
- 네째 등식 은 5 마리씩 8 번.
좋았어. 정리해볼까? 3명에게 120 마리를 나눌 때, 1 마리, 2 마리, 4 마리, 5 마리, 8 마리, 10 마리, 20 마리, 40 마리씩으로 여덟가지 경우가 바로 같은 방식으로 똑 떨어지도록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구나.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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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예에서 120 마리를 3 사람이 나눌 때 가져가는 경우는 어떤 경우든 40 마리야. 새로 나온 용어만 정리하고 이어서 이야기해보자. 이것을 식으로 쓰면
- 또는
이때 앞으로 자주 나올 것이라 따로 이름을 붙여줄 첫째 용어는 40 을 나타내는 말이야. 그렇게 누군가에게 배당되는 만큼을 나타내는 40 을 몫(quotient)이라고 불러. 그리고 사람 수였던 3 은 나누는 수(divisor)라고 하지. 나누는 수는 한자말로 약수 또는 인수라고 부르기도 해. 다 같은 말인데, 나누는 수로 하면 더 좋겠다 싶어서 삼촌은 그냥 그렇게 쓸께.
문자로 말하면 더 정확해져. 그 '틀'을 볼 수 있으니까. .
- a 를 d 로 나눌 때,
- 이 성립하는 q 가 있으면 이 q 를 몫(quotient) 라 부르고 d 를 나누는 수(divisor)라고 부른다.
그런데 꼭 이렇게 나눠 '똑' 떨어지는 건 아니겠지. 120 마리 잡혔던 건 운이 좋았던 거야. 만약 위의 예에서 그물을 치고 얻은 물고기가 120 마리 인줄 알았더니 그 중 열 마리가 너무 작아서 더 크게 내버려 두어야 할 것 같아 풀어주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세 사람은 110 마리를 고루 나눠야만 해. 우선 남은 것 없이 하는게 가능한가 부터 보자꾸나. 가장 단순하게 나누기를 해보면 알 수 있지. 한마리씩 나눠 보는거야. 그렇면 어떻게 되니? '너 한마리, 너도 한마리, 나도 한마리' 한번 돌면 세마리 줄었지. 그렇게 36번을 하면? (암산!)
그래, 3 곱하기 36 이니까,
로 108 마리까지는 고루 나누었어. 한사람이 36마리씩 가지고 있게 되었어. 그렇다면 이제 두 마리가 남았는데 사람은 세사람이야. 이런 경우 어떻게 해?
두마리씩 나누어도 마찬가지야, 어떻게 나누든 항상 두 마리가 남을 수 밖에 없어. 다섯마리씩 나누었다고 해볼까?
이겠지. 3 명에게 나누는 것이니까, 한번 더 한마리씩 나눠주고 나면? 그렇지? 역시 두 마리가 남아. 이 절차를 다시 써 보면,
로 쓸 수 있을거야. 자연수들이 참여하고 있고 덧셈과 곱셈으로 이루어진 식이잖아. 그 수들과 셈들에 대해서는 분배, 결합, 교환의 성질이 통하니까, 조금 가지고 놀아보면,
역시 2 가 남을 수 밖에 없잖아? 이렇게 남은 2 를 우리는 나머지라고 불러. 앞에서처럼 식으로 나타내서 더 정확히 용어를 정해줘보자.
- a 를 d 로 나눌 때,
- 이 성립하는 q 와 r 이 있으면 이 q 를 몫(quotient) 라 부르고 d 를 나누는 수(divisor), r 을 나머지(remainder)라고 부른다. 이때 먼저 정해지는 수는 a 와 d 이고, q 와 r 은 나중에 '셈의 결과로' 우리가 얻게 되는 수이지. 그리고 a , q, d 는 자연수이고 나머지 r 은 자연수거나 0 일 수도 있어. r 이 0 인 경우를 나누어 떨어진다고 특별하게 부르기도 해. 앞에서 a 가 120 이고 d 가 3 일 때는 q는 40 r 이 0 이었고, 지금 a 가 110 이고 d 가 3 일 때는 q 가 36 이고 r 은 2 가 되었어.
어떤 경우에 대해서도 나누는 수 3 보다 나머지가 크지 않도록 할 수 있겠지? 앞의 예에서처럼 나머지가 5 라면 한번 더 3으로 나누어서 '몫으로' 1 을 더하고, '나머지로' 는 2 만 할 수 있을 테니까. 앞의 예에서 열마리씩 나누었다고 하고 다시 가지고 놀아보자꾸나.
이 되겠지. 3 명에게 10 마리씩 나누는 행위를 세 번 하고 나면 더이상 10마리씩 나누기는 할 수 없으니까. 20 마리가 남아 있게 돼. 다시 세 명에게 고루 나눠주는 건 여러가지 있을텐데, 그 중 6 마리씩 더 나눈다고 해보자.
결국 이것도 마찬가지야. 이 때도 몫은 36 , 나머지는 2 가 되었네. 앞의 경우와 같아. 나머지가 3 보다 작은 경우는 말이야. 다시 문자를 놓고 이야기를 해 볼께.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보자. 문자로 정리해보면 훨씬 분명하게 그 구조가 드러난다.
- 어떤 자연수 a 와 d 에 대해서도, a 를 d 로 나눌 때,
- 인 q 와 r 은 있다. 게다가 r 이 d 보다 작은 조건을 달면 가능한 q 와 r 의 쌍은 '오로지 한 경우만'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 앞의 a, d 가 120, 3 일 때는 3 보다 작은 가능한 r 은 0, 1, 2 가 있잖아. 정말 그런지 보자.
- 이 중 나머지가 0 인 경우 q 는 40으로 조건을 만족하도록 앞의 등식이 성립하게 하는 (q, r ) 를 한 쌍으로 보면 (40, 0 ) 이 돼. 최소한 하나는 있지.
- 이 중 나머지가 1 인 경우나 나머지가 2 인 경우는 등식을 만족하게 하는 '자연수' q 는 있을 수 없다.
그렇지? 그건 a 와 d 가 110 과 3일 때도 마찬가지야. 이때는 나머지가 0 과 1 인 경우 딱 맞아 떨어지는 몫은 없고 나머지가 2 일 때만 그렇지. 그렇다면, 정말로 항상 그럴까? 과연? 어떨까? 왜 ?
위의 질문에 답을 내리도록 도전해 보아라. 항상 그럴 수 밖에 없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그런 예를 찾으면 되겠다. 문제를 다시 정리해볼께.
a 와 d 가 어떤 자연수고 a 에서 d 를 나눌 때, 나머지 r 가 나누는 수 d 보다 작도록 하면서 이 되는 q 와 r 의 쌍은 딱 하나 밖에 없을까? a > b 인 경우는 항상 그럴까? 그렇다면 왜 그렇다고 믿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왜 안될까? 안된다면 안 되는 예는? |
이 문제를 확실하게 보이는 것을 '증명'이라 부르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 상당히 어려울 수 있어. 도전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써두긴 했는데 왠지 미안하구나. 한번 생각해봐. 잘 안된다고 해도 실망하지는 말아다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뿐이야. 몇 개월 지나서 다시 해보면 그때는 훨씬 나을거야. 지금 바로 그것에 대한 답을 내놓아서 다른 사람들이 의심할 수 없도록 설명한다면, 그렇다면, 우리 명훈이 수학 실력이 대단한 거지 !
좋아, 우리는 어떤 자연수 a 이건 그것을 그보다 작거나 같은 자연수 d 로 나누고 있어. 운이 좋으면 나머지가 0 이 되어
꼴로 똑 떨어지게 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나누는 수 d 보다 작은 나머지 r 이 0 이 아닐 수도 있어서,
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주어진 a 와 d 에 대해 위의 나머지에 대한 조건을 만족하는 (q, r) 의 쌍은 유일하게 하나일까 아닐까? 하는 문제에는 물음표를 달아놓은 상태야.
첫발은 잘 디딘 것 같구나. 이제부터 이것을 딛고 씩씩하게 길을 가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게 될 것 같아. 그런 느낌 안드니? 그렇게 하려면 물음표들을 던져야지. 마구 질문을 던질 수는 없고, 우리는 어떤 곳에 관심을 집중할 건데 그곳이 어딜까? 여기서 그 다음으로 길을 가기 위해 어떤 질문을 더 할 수 있을까?
물음표를 던질 수 있는 것들을 생각나는대로 우선 적어볼께. 이해하는데 덜 부담스럽도록, 구체적인 수를 적용해서 말을 해보자.
- a 가 60 이고 d 가 3 이면 나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 a 가 60 이고 d 가 3 이면 r 은 0 일까 아닐까? d 가 8 이면? 나눗셈을 일일이 하지 않고 그것을 '바로 알 수 있는' 어떤 좋은 알고리듬이 있을까?
- a 가 60 일 때, r 이 0 이도록 할 수 있는, 나누는 수 d 를 모두 모으면? 그 나누는 수들끼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 a 를 나누어 나머지r 가 0 이게 하려고 한다. a 가 어떤 수 일 때 나누는 수 d 가 없나 ? 이때 나누는 수 d 가 1인 경우는 항상 a 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 몫 q 는 a 와 같으면 되겠지!) d 가 1 이 아니라 다른 수가 가능할 수 없는 경우를 만드는 그런 a 는 어떤 수들일까? 예를들어 a 가 2 면, 1 이 아니고서는 나누는 수 d 는 없다. a 가 3 이어도 그렇다. 4 라면 d 가 2 일때, 2 로 나눌 수 있다. 모든 자연수들 중 그런 수들만 모으면 그 수들끼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물음표는 얼마든지 더 던질 수 있어. 하지만, 무작정 질문하는 것도 좋지만, 차근차근 디딤돌을 딛고 가기는게 좋겠구나. 우선 가장 먼저 든 이 궁금증들을 풀어가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흥미진진한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으니까. 어디 볼까? 음... 앞의 질문들은 다시봐도 썩 괜찮은 걸. 그래, 우리 이것들을 디딤돌 삼아 첫발을 떼어가기로 하자. 자연수 세계란 별 것 없을 것 같지 않니? 복잡한 식도 없고, 셈도 간단해 보이고 말야. 그런데 수학의 세계는 우리 느낌대로 되기도 하지만, 하도 엉뚱한 구석도 있거든. 쉬이 판단을 내리면 안되지. 앞의 물음표에 느낌표로 답을 해가면서 어쩌면 지금은 상상도 못할 세계가 펼쳐질 수 있을지도 몰라. 삼촌도 기대가 마구 부풀어 오르는 걸.
자, 그럼 오늘 편지도 말이 많았구나. 읽느라 힘들지 않았니? 그랬다면, 날도 더운데, 삼촌이 명훈이를 더 덥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한 걸. 어쩌나 그런데 여기까지 쓰고 말았는데 ? 흥미로운지 아닌지, 더 덥게 했는지, 이 더위를 수학이라는 부채가 일으킨 바람으로 시원하게 되었는지 아닌지는, 우선 읽고 나야 알 수 있겠구나 싶다. 그러니 다른 생각않고 접어 편지 봉투에 넣는다. 풀을 발라 봉투를 닫고, 우표를 붙일거야. 그리고, 여기까지 쓰느라 뜨근뜨근해진 머리를 식힐 겸 자전거를 타고 바다가로 산책을 나가는 길에 우체국에 들릴 거야. 빨간 우체통에 쏙 넣을 거야. 그리고 이제 앞의 네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서 이야기할까? 생각에 들어갈 때까지 우선 쉬어야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안녕할까? 더운 여름, 음식 조심하거라. 덥고 습하면 음식이 쉬이 상하거든.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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