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견들

DoMath
125.136.17.61 (토론)님의 2007년 2월 18일 (일) 11:2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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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의견들

«오늘날 유치원 졸업생들을 위한 수학 공부에 대한 요구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 휴, 이 «높아져만 가는 요구들»로부터 도망쳐라, 그들로부터 더욱 멀리 도망쳐라! «아시겠지만 이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위험한 일입니다. 어린 아이의 머리를 정수니 적분이니 하는 것과 같이 복잡한 것들로 지나치게 채운다는 것은 말이죠.». – 맙소사! 아니 누가 정수니 적분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던가요? «당신 상상이나 하시겠습니까? 글쎄 그 사람 집에선 어린 아이들이 확률론을 배운지 뭐예요, 글쎄! 대학을 졸업한 어른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아이들은 너무나 잘 이해한답니다. 내가 항상 말했듯이 우리 뇌의 잠재성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더더욱 말이지요». – 친애하는 열정가인 당신! 실수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확율론 를 공부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몇몇 놀라운 현상들을 관찰하긴 하지만 말이지요. (덧붙이자면 버스 정류장에서 어떤 버스가 먼저 올 것인가를 추측해보는 사람 역시 확률과 같은 것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 두뇌의 가장 평범한 어떤 경계도 넘지 않습니다. 밝혀지지 않은 인간 뇌의 잠재성에 대한 문제는 몽상가들에게 남겨두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보통 기억하는 능력과 새로운 것을 잘 소화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게다가 이 나이 때에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이라면 곧이 듣는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아이들의 머리 속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넣어 주어야 한다. 나중에 아이들이 비판적이 되고 의미 없다 여기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할 때가 온다. ' 그럴 때에는 생각할 시간을 더 많이 주고 그들의 학습에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 이러한 관점을 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읽었다. 이러한 생각을 지닌 작가는 신경생리학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이다. 그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의견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이 쓸데없는 말은 설명할 가치조차 없다». «무엇 때문에 아이들의 머리를 그런 쓸데 없는 것들로 채우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정상적인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합시다». – 존경하는 토론자님, 당신은 단숨에 한 개가 아닌 두 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하셨습니다. 쓸데없는 것과 정상적인 어린 시절에 관한 문제인데요. 쓸데 없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결국 개인적인 취향에 관한 문제이니까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우리 수업의 바로 이러한 면이야말로 아주 중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나의 글들이 잡지에 실렸을 때 나는 내 스스로 기대하지도 않았던 정말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조언자의 역할에 처하게 되었다. 여러 아빠와 엄마들이 내게 편지를 보내온 것이었다. 그 중 누구보다도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한 사람은 한 엄마였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이라면 치를 떨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학이 아이의 지적 발달에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어떻게 제 아들과 함께 수학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조언해 주십시오». 다행히도 나는 이 경우에 어떻게 대답해 주어야 할 지를 알았다. 나는 대충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답장을 써 주었다. «만약 당신이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떤 경우에라도 당신 아들과 절대 수학 공부를 하지 마세요. 당신에게 가장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것만을 아들과 함께 하십시오. 단지 그럴 경우에만 당신의 수업은 당신에게도 아들에게도 기쁨이 될 것입니다.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파이 굽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그렇다면 아들과 함께 파이를 구워 보십시오... ». 단지 염려스러운 것은 혹시라도 이 엄마가 무시당했다고 여기지나 않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내가 이 엄마는 수학을 하기에는 지적인 소양이 부족해서 이런 편지를 쓴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지나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정상적인 어린 시절»과 관련해서는 몇 마디 하고 싶다. 다음과 같은 장면을 상상해보라. 우리는 강가에 앉아 강 어귀의 진흙에서 글을 파고있는 한 마리 나나니벌을 관찰하고 있다. 나나니벌은 일을 마치고 거기에 자신의 자식들을 위한 충분한 양의 식량을 가져다 놓는다. 예를 들면 마비시킨 거미 같은 것을 말이다. 구덩이에 자신의 알을 낳고 덮어둔다.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동물의 행동에 대해 전문가인 니콜라스 틴베르겐은 나나니벌이 장소를 구별하는 것은 주위에 놓인 물건들을 통해서라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예를 들어 둥지의 한 편에는 어린이 샌들이, 다른 한편에는 조개 껍데기가 놓여 있다고 가정해보자. 나나니벌이 날라가고 난 이후 그것들을 원위치에서 약 1미터 정도 옮겨 놓아보자. 몇 분 후 나나니벌이 돌아왔을 때 나나니벌은 정말 틴베르겐의 가정대로 자신의 둥지 근처가 아니라 그로부터 1 미터 정도 떨어진 샌들과 조개 껍데기 사이의 지점에 앉는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연히 강 가에서 우리와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 역시 크게 열광시킨다. (참,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을 지켜 본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벌을 날려 보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 이제 나는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이 활동이 당신이 정상적인 어린 시절이라고 여기는 것에 들어 맞는가? 바로 이 실험으로 당시 틴베르겐은 노벨 생물학상을 받았다. 이처럼 또한 이런 주제로 노벨상을 받은 실험을 한 영재 아이들에 관한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아이들에게 무언가 가르친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 친구이자 훌륭한 수학자이며 교사인 안드레이 툼이 내게 해준 한 마디를 나는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인용하고 싶다. 그것은 내 스스로를 자랑함이 아니라 그러기 위해 애쓰는 이상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네는 아이들에게 수학이 아닌, 삶의 형상을 가르치고 있네»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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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