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 Math:Teorema
이론을 어떻게 대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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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에서의 수학적 모델링 : 역사-방법론적 분석>>이라는 지루한 제목이 붙은 정말 재미난 책이 내 앞에 있다. 저자는 B.N. 투투발린, YU.M. 바라바쉐바, A.A. 그리고랸, G.N. 제뱌뜨꼬바, E.G. 우게르 다섯 사람이다. 팀 리더는 당연히, 유명한 수학자이자, 수학을 다른 학문에 응용하는데 비평가로 유명한 V.N 투투발린이다. 물론 그 주제는 우리가 여기서 논의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긴하지만서도. 그런데 나는 오랫동안 찾으려고 애썼지만 별 소득이 없었던 주제에 대해 명확하게 공식화 해놓은 것을 바로 이 책에서 처음으로 찾았다. 그것은 이론을 발전시키고 구성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1] 내 생각에 이는 생태학에서 보다 심리학에 적용할 때 더 맞다( 그리고 더 중요하다).
여러가지가 나오는데 그 중 고전적인 로트카-볼테르 방정식이 이 책에서 다루어진다. 사고의 출발은 꽤 단순하다. 이를테면, 여우와 토끼가 있다. 여우가 토끼를 잡아먹어서 토끼 개체수가 점점 줄어든다. 그러니 여우의 먹잇감이 부족해진다. 이제 여우의 개체수가 줄어든다: 토끼의 삶에서 위험요소가 줄어든다. 그러자 이제 토끼의 개체수가 증가한다. 여우의 먹이가 풍부해지니 여우의 개체수도 늘어나기 시작한다; 토끼의 개체수가 다시 줄어들고, 이 모든 과정이 다시 시작된다. 이 모델은 미분방정식 언어로 어렵지 않게 바꿔 쓸 수 있다. 미분방정식 이론에서는 드문 경우인데, 만약 그 수를 시간변수에 대한 함수로 보면, 이 모델에서는 명쾌하게 풀려서 정밀한 진폭과 위상평면(位相平面;phase plane[2])에서 정밀한 주기를 얻을 수 있다. 다행이다.
이론은 됐다. 이제 실험으로 이론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실험, 다시 말해, 생생한 자연 속의 두 개체의 수를 측정할 경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는데, 합리적인 결과에 결코 이르지 못할 것이다. (이 때 두 개체는 꼭 여우와 토끼가 아니라도 좋다. 예를 들자면 대구와 붕어처럼,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잡아먹는 관계의 두 종이면 아무 것이라도 괜찮다.) 주변 요인들이 너무 많이 섞이니 이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어떻게든 그 요인들의 영향을 고려해서 빼내려고 애써보지만 이는 너무 복잡하고, 결과적으로 설득력도 떨어지게 된다. 모든 요인들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는 방법도 있다. 개체는 –누룩처럼ㅡ 동물보다 더 다루기 쉬운 그런 것이면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 하더라도 데이타를 통계내어 다루는 것이 썩 훌륭하게 되는 게 아니다. (수리통계학이 이제 막 만들어진 게 불과 1930년대다.), 그리고 분명한 결론에 다다르는 것도 어렵다. 허드슨만 지역에서의 토끼와 살쾡이 수에 대한 진폭을 조사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 마치 토끼가 맹금류이고 살쾡이가 희생물이었다는 듯이 위상평면에서의 주기가 다른 쪽으로 틀어진 것이다. 이 논문을 <<토끼가 살쾡이를 먹는단 말인가?>>라고 냉소적으로 부른다.
한마디로 말해, 실험으로 이론을 확증할 수 없다. 그래서 어쩌자는 말인가 ? 이론을 쓰레기통에 버려버릴까? 과학 비평가들에 다름아닌 몇몇 철학자들은 정말 그렇게 해야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책의 저자들은 철학자가 아니다. 그들은 연구하는 학자들이어서 그들은 정반대의 결론을 내놓는다. 전혀 그렇지 않아 라고 그들은 말한다. 로트카-볼테르 이론을 확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을 밝히고, 더 자세히 조사하고, 발전시키고, 수정하는 과정인데, 그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참으로 도움될만한 측정값들을 많이 얻었고, 비교할 수 없이 값진 경험을 얻었다. 그 경험은 단순한 방정식으로 나타낼 수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오늘날의 생태학자들은 지난 세기 20년대의 생태학자들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안다. 이러한 바보짓같은 출발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생태학자들은 어느 지점으로부터 연구를 이어 시작해야하고, 무엇을, 왜 측정을 해야 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모든 자연 현상에는 상호연관성이 있다>>라는 식의 뻔한 선언이나 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34 쪽
어떤 개념을 만든 사람들은 모두 그 창작물에 영혼을 쏟아 부어 나중에는 그것을 성경처럼 믿게 된다는 것만 염두에 두면 된다. 나 같은 어중이떠중이에겐 다행이다 : 나는 여러 가지 이론, 더욱이 서로 모순되는 이론까지도 주무를 수 있고, 무(無)(혹은 거의 무)에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냈다가, 다음 날 그 이론에서 돌아설 수도 있다. 심리학 이론 가운에는 피아제 현상[3]처럼 내가 완전히 신뢰하는 이론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에서 많이 알려진 <<지적 활동의 단계적 형성 이론>>과 같이 내가 전혀 믿지 않는 이론들도 있다. 또 유아의 모국어 습득에 대한 피아제의 설명도 그런 것이다. [4]. 그런데, 이론을 대할 때 자기 고집만 피지만 않으면 그 모든 것은 흥미롭다. 마치 두뇌발달을 위해 음식을 주고, 과제수행을 위해 교재를 주는 것처럼, ... 또는 문제를 푸는데 참고할 자료를 주고, 머리에 도움 되라고 먹을 걸 주듯이 !
생태학 서적의 저자들은 우리에게 역사-우화를 들려준다. 백해의 해변과 섬들로 여행을 떠난 어떤 소규모 단체가 있었다. 학식있는 사람들 몇이 말하기를, 어떤 섬에 담수호가 있는데 거기에 마카로니를 잘먹는 농어[5]가 있다고 했다. 마침 우리가 그 섬에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럼 어떻게 호수로 갈 것인가? 하나 걸러 구릉과 늪이 번갈아 나타나는 카렐리아 타이가[6] 지대를 따라 곧장 가는 것은 그리 큰 만족을 주지 못할 것이다. 생각 났다! ( <<이론을 만들었다.>>) 호수에서 나온 물은 틀림없이 어디론가 흘러갈 것이다. 그러니 거기서 시내가 흘러나올테고, 그 시내를 따라 오솔길이 나 있을 것이다. 북해의 해변을 따라 가보자. 그러면 과연 시내가 곧 나타나고, 그걸 따라 오솔길이 나있다. 이 얼마나 멋진가! 시내를 따라 난 오솔길로 해서 올라가보자. 얼마 가지 않아 시내는 온데간데 없이 싹 사라지고, 오솔길도 없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어디론가 높은 산으로 기어오른다, 그 산에는 숲 밖에 안보인다. 얼마간 목적도 생각도 없이 헤매다 보면, 어떻게 오솔길로 들어서게 되고, 그 오솔길은 호수로 통한다>>. 거기 사는 농어는 정말 엄청나다 ! 교훈은 바로 이렇다.
- 이론은 실제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첫발을 떼기 위한 것이다. 그 앞에 무엇이 펼쳐질지는 차차 보일 것이다.
(저자들이 다른 곳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확한 이론이 어쨌든 부정확한 이론 보다는 더 낫다 할지라도.)
자 이제 나도 <<무언가 시작할>> 때다. 일반적인 이야기는 그만하고 우리 동아리로 돌아가야겠다.
유아와 수학 : 서론 | 제1장 | 제2장 | 제3장 | 제4장 | 제5장 | 제6장 | 제7장 | 제8장 | 제9장 | 제10장 | 맺음말
Note
- ↑ 이 부분은 의역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 위키페디아 자료 참조
- ↑ 지능 발달과정과 연관된 심리적 현상 중 하나. 유아들에게서 최초로 삐아제가 발견하였다. 부피나, 양, 질에 대한 측정과 관련 있는 추상적 대상에 대해 유아들이 판단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그 연령의 유아들이 셈을 할 능력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고 측정하는 동안 형태가 바뀌는데도 사물의 수가 변하지 않는다는 법칙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한 것으로 설명된다.-- 역자 주.
- ↑ 이 주제에 관해서는 스티븐 핑거의 <<언어 본능-마음은 어떻게 언어를 만드는가>>라는 탁월한 책을 읽어보시라 -- 저자 주
- ↑ 농엇과의 바닷물고기. 몸의 길이는 50~90cm이고, 등은 검푸르고 배는 희며, 어릴 때는 등과 등지느러미에 검은 갈색의 작은 점이 많다. 몸은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크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며, 온몸에 잔비늘이 많다. 가을과 겨울철에 강어귀에 산란하며 어릴 때에는 민물에서 살다가 첫겨울에 바다로 나간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용. 역자 주.
- ↑ * 타이가 : 북반구의 냉대 기후 지역에 나타나는 침엽수림. 원래는 시베리아에 발달한 침엽수림을 뜻하나, 넓게는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의 북위 50~70도 지역에 분포하는 침엽수림을 이른다. 동부 시베리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이 가문비나무˙전나무 따위가 주종인 상록 침엽수림을 이루고, 포드졸 토양이 널리 분포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용.
- густая, трудно доступная хвойная чаща, сев. граница Т. совпадает с север. границей лесов; южная граница проходит от Финского зал. на В. С. В. к Уралу, огибает его с Ю. и в Сибири совпадает с сев. границей степей, восточнее Оби захватывает горные страны от Алтая до Уссурийского края. Древесные породы Т. сосна, лиственница, пихта, кедр, а в Европе, России и ель. -- Брокгауза и Ефрона 백과사전 에서 인용. 카렐리아는 북해 지역. 역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