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308

DoMath
Parha (토론 | 기여)님의 2007년 3월 8일 (목) 13:49 판 (→‎<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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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 편지

이 아름다운 영상은 지난 봄 몸이 많이 아파 누워있을 때 분도 수녀원의 원장 수녀님께서 가져다주신 책을 편집한 것입니다. 그러나 편집하려고 마음을 낸 것은 대추리에서 온 문정현 신부님의 편지를 받고 난 후였습니다. 저는 우리들의 아픔들이 이 땅 어딘가에 심어져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저는 슬퍼하지 않고 그 이 땅에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대추리에서 보내주신 문정현 신부님의 편지

사경을 헤매시던 지율스님을 글을 통해 보았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신듯 편안하게 보였습니다. 눈만 감으면 지난 날들이 영상으로 주마등처럼 지나갈 텐데. 어디 편안하시겠어요?

저는 철저하게 패배의 잔을 마시던 지율 스님을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대추리에 있습니다.스님께서 걸어오신 날들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저는 절대 권력 앞에서 죽어가는 주민을 참담하게 보고 있습니다. 저는 마을을 둘러싼 철조망에 갇혀 있는 듯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저는 주민들이 새보금자리로 옮겨갈 날을 기다리며새 대추리를 이루시길 빕니다. 저는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스님 꼭 건강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문정현 신부


<답신>

대추리 소식을 망연한 마음으로 듣고 있었는데 신부님의 글을 받아 읽으니 가슴에 슬픔이 흐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평택들의 가시철망 속에 신부님이 계시고 우리의 기도도 그 안에 갇혀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신부님의 글을 보며 처음으로 제가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동안 저는 인정 할 수가 없었어요. 그것이 제게는 가장 힘든 일이었어요 저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천성산 근처를 잘 갈 수가 없어요

신부님 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 다시 태어나겠지요 저는 아픈 기억을 모두 가지고 다시 이 땅으로 올 거예요 .

언젠가 말씀 드린 일이 있죠 우리는 오랜 세월 전부터 이렇게 이 땅에 왔을 거라고..

신부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이제 아픔의 땅에 마른 뿌리를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 지율합장


그들만의 계산 방식- 두편의 연구 논문을 검토하며

지난 1월 달 기사화 되었던 단국대학교 분쟁연구소에서 발표한 <5대 공공분쟁의 사회적 비용추산>애 대한 경이로운 연구논문을 조금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그들은 경찰 병력 시위진압비용 뿐만 아니라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일당을 1일 1인 139,505원으로 계산해 내는 방법으로 공공분쟁의 사회적 비용을 추산해 내고 있습니다. 저 는 그들이 이 땅의 아픔을 돈으로 계산해내는 능력에 놀라고 있으며 그들 앞으로 두 번의 공문을 보내 그들이 사용한 수치의 근거에 대하여 질의 했으나 아직 답신이 없습니다. 이 운동에 함께 했던 분들께서는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제가 당황스러웠던 것은 그들의 황당한 논문이 수차례 기사화 되었지만 이 운동에 함께 했던 어느 단체에서도 그에 대하여 반박 성명 한 장 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천성산 문제에 함께 했던 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를 보았는지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분은 <천성산이 조금밖에 측정 되지 않아 안심하고 있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 는 이런 종류의 기사가 나올 때 마다 법정에 서서 천성산을 1년 이상 다녔지만 도롱뇽을 한번도 본일이 없다고 증언하던 생태학 박사와 늪 바로 밑으로 10개의 터널을 뚫어도 물한방울 빠지지 않는다고 증언했던 공학 박사들을 떠올립니다. 저와 함께 30번 이상 산을 올랐던 생태학 박사가 3년 동안 끌려 다녔지만 스님이 해 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며 저들에게 회향해 갈 때, 처음 천성산문제가 발발했을 당시토론회에 함께했고 공동조사에 참여했던 우리 측 교수가 오래 전 부터 공사 측과 이중의 용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제가 느꼈던 슬픔과 분노는 우리의 국토가 몇 푼의 용역에 끌려 다니다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저는 그동안 분노를 힘으로 싸워왔던 어리섞음에 대하여 깊이 반성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들에게 분노가 아니라 질문으로 문제를 풀어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질문 그 자체가 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사고에 질문을 가져 보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 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침묵이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송이 진행 중인 대한 상의의 보도 자료도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보도자료는 기사화 되어 작성 되어 있고 대부분의 보수 중앙 보수지는 기사화 된 보도자료를 토하나 바꾸지 않고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저 는 대한 상의에 3번의 공문을 보내 연구기관이나 연구자를 밝혀 줄것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연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내부 방침이라며 연구기관과 연구자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한 민국 사회의 현실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은 제게는 곤혹 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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