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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셍떽쥐뻬리의 인간의 대지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사색적인 글이다. 좋던데 그 중에서 함께 읽을만한 글을 골라 보았다. 좀 많다. 20쪽이 된다. 8장으로 되어 있는 인간의 대지에서 두번째 장 동료들이다. 한번 써보기로 하자.

  • 메르모즈
  • 기요메 '내가 한 일은, 자네에게 맹세하네만, 어떤 짐승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어.'
1


메르모즈도 그 한 사람이지만, 몇명 동료들이 귀순하지 않은 사하라 사막을 거쳐 카사블랑카로 다까르 사이의 프랑스 항공로를 창설했다.

당시의 엔진은 별로 저항력이 없었다. 그래서 한번은 고장이 메르모즈를 모르인들에게 붙잡히게 했다. 그들은 메르모즈를 학살하기를 주저하고 15일동안 포로로 가둬 두었다가 그를 되팔았다. 그래서 메르모즈는 다시 같은 경로 위를 날으는 우편비행에 복귀했다.

남아메리카 항로가 개설되자, 항상 선두에 서는 메르모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산띠아고 구간의 항공로 조사를 위임받았다. 즉, 사하라 사막위에 다리를 놓은 뒤를 이어 안데스 산맥위에 다시 다리를 놓게 된 셈이다.

그에게는 상승한도 5천2백미터의 비행기가 주어졌다. 그러나 안데스 산맥의 고볻들은 7천미터나 솟아 있었다. 그런데도 메르모즈는 통로를 찾기 위해 이륙했다. 사막을 정복한 후에 메르모즈는 산에 도전한 것이다. 산이라지만 그쪽 고봉들은 바람이 불면 눈보라의 띠를 펼쳐놓고, 폭붕에 앞서 온천지를 창백하게 하고 기체를 격심하게 동요시키는 역류, 이런 것들을 바위의 절벽사이에서 만나게 되면 조종사는 이종의 백병전을 할 수밖에 없느 거이다.

메르모즈는 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 이러한 굴레로부터 살아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채 싸움에 뛰어들었다. 메르모즈는 남들을 위해 '해보는' 것이었다.

마침내 어느날 이렇게 '해보다'가 그는 자신이 안데스 산의 포로가 된 것을 알았다.

4천미터 높이의 절벽에 둘러싸인 고대에 불시착한 그와 기관사는 이틀 동안이나 그곳에서 탈출하려고 애을 썼다. 그러나 빠져 나갈 길이 없었다. 그래서그들은 마지막 운명을 걸고 비행기를 허공으로 내몰았다. 비행기는 울퉁불퉁한 땅 위를 절벽 끝가지 튀어 올랐고 그들은 거기서 굴러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비행기는 필요한 속력을 내게 되어 다시 조종사의 말을 듣게 됐다.

메르모즈는 산봉우리를 날아 그곳에 도달하였으나 밤 사이에 얼어 터진 모든 관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물 때문에 비행 7분만에 다시 엔진이 정지됐으니 마치 약속의 땅처럼 그들의 눈 아래 칠레의 평원을 보았다.

이튿날 메르모즈는 또다시 시작했다. 안데스 산맥이 샅샅이 탐험되고, 횡단기술이 잘 조정되자 메르모즈는 이 구간을 동료인 기요메에게 맡기고 자기는 밤의 탐험에 나섰다. 착륙 비행장에 조명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때였으므로 캄캄한 밤이면 착륙장에는 초라한 가솔린 등이 세 개 메르모즈 앞에 켜져 있을 뿐이었다.

그는 그것을 해내어 야간 비행의 길을 열어 놓았다. 밤을 완전히 길들이고 나자 메르모즈는 대양을 시험했다. 이리하여 1931년 부터 처음으로 뚤르스에서 브에노르사이레스까지 우편물이 나흘만에 운반되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메르모즈는 남대서양 한복판의 풍랑 높은 바다 위에서 가솔린이 떨어졌다. 지나가던 기선이 그와 우편물과 승무원을 구출해 주었다.

이와 같이 메르모즈는 사막과 산악과 밤과 바다를 개척했다. 그는 몇번이나 모래 속에, 산 속에, 밤 속에, 바다 속에 빠져드어 갔었다. 그러나 그가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다시 출발하기 위해 서였다.

마침내 12년 동안을 근무한 후, 또다시 남대서양을 회당하던 중 그는 '후방 우측 엔진을 끈다'하는 짤막한 통신을 보내왔다. 그리고는 침묵이 왔다.

이 소식은 그다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침묵이 10분 동안 계속된 뒤에는 파리에서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르는 항공로의 모든 무전국들은 가슴 조이며 경비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10분간의 지각이란,일상생활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지만 우편비행의 경우에는 중대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 죽은 시간 속에는 어떤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무의미한 것이든, 또는 불행한 것이든 그것은 그 이후에 진해되었을 것이다. 운명이 판결을 내렸을 것이고, 이 판결에는 상소할 길이 업다. 어떤 무쇠같은 손이 승무원들을 무사히 착수시켰던가 아니면 파멸로 이끌어 갔을 것이다. 다만 그 판결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통고되지 않는다.

우리들 중의 그 누가 겪어보지앟은 사람이 있었을까? 갈수록 더욱 희미해져가는 그 희망과, 치명적인 병처럼 시시각각으로 악화되어가는 그 침묵을.

우리는 기대했다.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고 차츰 늦어져 갔다. 마침내 우리들은 깨달아야만 했다. 우리의 동료들이 다시는 돌아오지는 못하리는 것을, 그들이 그렇게독 자주 그 하늘을 경작하던 저 남대서양 파도 속에 잠들어 있다는 것을.

메르모즈는 분명히 자기가 한 일 뒤에 숨어버린 것이다. 머치 보릿단을 잘 묶고 나서 자기 밭에 드러눕는 타작꾼처럼.


한사람의 동료가 이렇게 죽을때 그의 죽음은 그래도 직무상의 질서에 따른 행동처럼 생각되어 처음에는 다른 죽음보다 덜 상심이 되는 것 같다. 물론 그는 마지막 전근 명령을 받고 멀리 떠나갔다. 그러나 그가 없어진 것은 빵이 없어졌을 때만큼 우리에게 그 아쉬움이 절실하지는 않다.

우리들은 사실 서로의 해후를 오랫동안 기다리는 버릇에 젖어있다. 항공로의 동료들은 파리에서 칠레의 산티아고에 이르기까지 온 세계에 흩어져 있어 별로 말을 주고 받을 기회가 없는 보초들처럼 약간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흩어져 있는 이 직무상의 대가족들이 여기 저기서 서로 만나려면 여행의 우연이 있어야 한다. 카사블랑카나, 다까르나, 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어느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아 그들은 여러 해 동안의 침묵 뒤에, 중단 되었던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옛추억을 서로 잇는다. 그리고는 다시 출발한다. 대지는 위와같이 우리에게 있어 황량하기도 하고 풍요롭기도 하다. 감춰져 있어서 다다르기는 힘들지만, 어느날엔가는 우리의 직업이 위를 그곳에 데려다 줄 은밀한 정원들이 지상에는 수 많이 있기 때문에 풍요롭다.

생활이 우리를 떼어놓기 때문에 우리는 동료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어딘가에있다. 어딘지는 몰라도, 조용하게 잊혀진 채, 그러나 지극히 믿음직하게 ! 그래서 우리가 혹시 그들의 길을 마주쳐 지나가기라도 하면 그들은 아름다운 기쁨의 불꽃을 보이며 우리의 어깨를 흔들어 주곤한다. 물론 우리는 기다리는 습성에 젖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차츰 우리는 그 사람의 밝은 웃음 소기를 다시는 들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정원이 우리에는 영원히 닫혀져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들의 진정한 초상 - 가슴을 찢는 듯한 슬픔은 아니지만 약간 마음이 쓰라린 초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실 아무것도 죽은 동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 오랜 벗을 만들어 낼 수도 없다. 아무것도 그 많은 공통된 추억, 함께 겪었던 위험한 시간들, 그 많은 불화와 화해, 마음의 설램 등의 보물만큼 값진 것은 없다. 이러한 우정은 다시는 되살릴 수 없다. 떡갈나무를 심고, 바로 그 그늘에서 쉬러 한들 헛일이다.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먼저 우리들 자신을 풍부하게 하고 여러 해 동안 나무를 심어왔다. 그러나 시간이 이 작업을 무너뜨리고 나무를 베어 내는 해들이 오게 된 것이다. 동료들이 하나 둘 우리에게서 그들의 그림자를 앗아간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우리들의 슬픔에 늙어감에 대한 남모르는 회한이 섞이는 것이다.

이것이 메르모즈와 그 밖의 동료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이다. 어떤 직업의 위대함이란 어쩌면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데있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사치란 인간 관게의 사치 뿐이다. 오직 물질적인 재화 만을 위해 일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감옥을 쌓아올리고 있다. 삶에 보람을 주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재와 같은 돈을 안고 우리 자신을 고독 속에 가두고 있는 것이다.

내 추억 속에서 오래 남을 기쁜 맛을 남겨 준 사람들을 찾아보거나 보람있는 시간들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본다면 내가 되찾은 것은 어김없이 천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 뿐이다. 메르모즈 같은 친구의 우정이나, 함께 시련을 겪음으로써 영원히 맺어진 어느 동료의 우정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다.

그 야간비행의 밤과, 그 천만 개의 별들, 그 고즈적함, 그 몇시간 동안의 절대력, 이런 것들은 돈으로는 살 수 없다.

어려운 비행을 한 후의 세계의 새로운 모습, 저 나무들, 저 꽃들, 저 여인들, 저 미소들, 새벽녘에야 우리에게 돌아온 생명에 의해 싱싱하게 채색된 우리의 노고에 보답하는 이 하찮은 것들의 콘서트, 이런 것들을 돈으로는 살 수 없다. 그리고 그 때의 추억이 지금 생가나는 불귀순 지대에서 겪은 그 하룻밤도 또한 그런 것이다.

우리는 해질 무렵에 리오 데 오로 해안에 불시착한 우편항공 회사 소속의 세 조의 승무원들이었다.

동료 기렉이 맨먼저 크랭크 고장으로 착륙했다. 다른 동료인 부르가가 그 승무원들을 태우려고 착륙했다가 대수롭잖은 고장으로 그까지도 땅에 붙들리고 말았다. 끝으로 내가 착륙해었는데, 내가 참여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우리는 부르가의 비행기를 구해내기로 작정하고, 완전한 수리를 위해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1년전에 바로 이곳에 불시착한 우리 동료, 구르와 에라블이 불귀순민들에게 학살당했다. 우리는 지금도 소통 3백정을 가진 모르인 비적들이 보자도르 부근 어딘가에 진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멀리서도 보았을 때 우리들의 세번의 착륙이 그들에게 경비태세를 취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밤샘을 시작했다.

우리는 밤을 지샐 준비를 했다. 화물실에서 대여섯 개의 상품궤짝을 끌어 내어 속을 비우고 둥그렇게 늘어놓고 하나하나의 궤짝 안에는 병사들이 보초막 구덩이에다 그렇듯이 바람에 가물거리는 빈약한 촛불을 켜 놓았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사막 한가운데, 지구의 벌거벗은 껍질 위에 천지창조 때와 같은 고독 소에 인간의 마을을 세운 것이다.

우리들 마을의 이 큰 광장 위 빈 궤짝들이 떠는 불빛을 흘리고 있는 사막 한 조각 위에 밤새껏 모여 앉아 우리는 기다렸다 우리를 구원해 줄 새벽을, 혹은 모르인의 공격을. 그런데도 그 무엇이 그 밤에 크리스마스와도 같은 흥취를 주었는지 나는 모른다. 우리는 서로 추억을 이야기했고 농담을 주고 받고,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잘 차려진 축제의 한창 때와도 가은 가벼운 흥분을 맛보닸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한히 가난했다. 바람과 모래와, 별들. 그것은 트리피스트 수도사에게나 알맞는 엄한 생활 양식이었다. 그런데도 이 어두컴컴한 모래의 식탁보 위에서 자기들의 추억말고는 이 세상에서 이미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예닐곱의 사내들은 보이지 않는 보화를 서로 나누고 있었다.

우리들은 마침내 만나고 말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침묵 속에 갇힌 채 오랫동안 나란히 걸어가거나 또는 아무 감동도 옮기지 않는 말들을 교환한다. 그러나 위험에 부닥치게 되면 사람들은 서로 돕는다. 그들은 한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발견함으로써 사람은 자신을 넓혀 간다. 사람들은 큰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 그때 사람은 바다의 드넓음에 경탄하는 해방된 죄수와도 같다.

2

기요메, 나는 자네에 관해서 몇 마디 해야겠네. ㅡ러나 안심하게. 자네의 용기라든가, 자네의 직업상의 가치에 대하여 미련하게 강조해서 자네를 난처하게 하지는 않을 테니.

자네의 그 많은 모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하나를 이야기 함으로써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일세.

무어라고 부르면 좋을지 알 수 없는 미덕이 있다. 그것은 의젓함('gravite')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말도 흡족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 미덕은 더없이 맑은 쾌할함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무토막 앞에 대등한 기분으로마주하고, 그것을 만져 보고, 칫수를 재고, 경솔하게 다루지 않고, 자기의 온정성을 집중시키는목수의 미덕 바로 그것이다.

기요메, 나는 언젠가 자네의 모험을 찬양한 어떤 글을 읽은 적잉 ㅣㅆ는데, 그 후 나는 이 부정한한 '이마주'를 시정해야 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네. 그 글속에서 '건달패'같은 재담을 해대면서 마치 용기라는 것이 급박한 위험 속에서나 죽음의 순간에 처해서 중학생들이나 할 농담을 하는 비굴함에 있는 것 같은 자네를 볼 수 있었네.

그것은 자네를이해하지 못한 말이네. 기요메,자네는 적과 대결하지 전에 상대를 조롱할 필요를 느낄 남자는 아니네. 봅쓸 폭풍우에 부탁치면 자네는판단할 걸세. "이건 몹쓸 폭풍우로군" 자넨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곡 ㅡ것을 재어 볼 걸세. 기요메, 나는 내 추억의 증인으로서 자네를여기에 끌어 왔네.


겨울에 안데스 산맥을 횡단하던 중에 자네는 50 시간이나행발 불명이 되었었네.

빠따고니아의 오지로부터 돌아오던 나는멘도사에서 조종사 들레이와 합류했ㄴ. 우리 두 사람은 닷새동안을 각긱 비행기로 그 산더미를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지. 우리 두 비행기만으로 부족했던 거야.

나는 그런 생각을 했어. 백 개의 비행 편대가 백년 동안을 달아다닌다고 해도 7천미터에 달하는 고봉을 포함하는 이 거대한 산악덩어이를 모두 탐색할 수는 없으이라고 말이네.

우리는 모든 희망을 잃었어. 그 나라의 밀수업자들, 평소에는 단돈 5프랑을 위해서라도 범죄를청부받는 산적들까지도 구조대에 끼어 그 산악 부벽위에서 모험하기를 거절했네. "거기선 목숨이 위험하니까." 라고 그들은 말했어. "안데스 산은 겨울에는 사람을 돌려 보내주지 않는 걸요." 들레이와 내가 산티아고에 착륙했을때 칠레의 장교들도 역시 수색을 중지하라고 충고했네. "지금은 겨울이고. 당신네 동료가 설령 추락할 때 살아 있었더라도 밤의 추위는 견뎌내지 못했을 거요. 저 위에선 밤이 사람을 스쳐지나기만 해도 얼음덩어리로 만들어 버리니까요"

어쨌거나 내가 다시 안데스의 거대한 절벽과 기둥들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갔을 때, 사실 나는 자네를 찾는다기 보다는 눈의 대성당 낭에 말없이 누워 있는 자네 시체를 지키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네.

마침내 이레째 되던 날, 한 비행을 마치고 다음 비행을 기다리는 사이 멘도사의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였어. 한 사나이가 문을 밀고 소리쳤네. 그것은 짧막한 말이었지.

"기요메가 ..... 살아 있어 ! "

그러자 거기 있던 낯선 사람들이 서로 껴안았지. 10분 후, 나는 르페르브르와 아브리의 두 기관사를 태우고 이륙하고 있었네. 40분 후, 나는 어떻게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모르지만, 쌍 라파엘 쪽으로 어디인지 자네를 싣고 가는 자동차를 알아보고는 어느 길가에 착륙했네. 그것은 정말 아름다운 해우였어. 우리는 모두 얼었지. 그리고 자네를 으스러져라 껴안았네. 사라 있는, 부활한, 자신의 기적을 만든 자네를 말이네.

그때 자네는 말했네. 그것은 알아 들을 수 있는 자네의 첫 마디 말이었고, 또 찬탄할 만한 인간의 긍지이기도 했어. "내가 한 일은, 자네에게 맹세하지만, 어떤 짐승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어."


그 후, 자네는 우리에게 조난했던 이야기를 들여주었네. 48시간 동안 5미처 두께의 눈을 안데스 산맥의 칠레 쪽 산 허리에 퍼부었던 폭풍이 온천지를 가로막았고, '팬 에어' 회사의 미국 조종사들은 되돌아 갔다. 그런데도 자네는 하늘의 찢긴 틈을 찾아 이륙했다. 자네는 약간 남쪽에서 그 함정을 발견했다. 그리고 6천 5백미터 내외로 고도를 유지하고, 다만 높은 봉우리들만이 솟아 올라 있는 6천 미터 높이의 구름들을 굽어보며 아르헨티나로 기수를 돌렸다.

하강기류는 아끔 조종사들에게 묘한 불쾌감을 주곤 한다. 엔진은 이상 없이 도는데 비행기는 하강한다. 고도를 유지하려고 급상승한다. 그러면 비행기는 속력을 잃고 흐느적거린다. 기체는 자꾸만 하강한다. 이번에는 너무 급상승시켰나 싶어서 손을 늦춘다. 도약대처럼 바람을 받아줄 적당한 봉우리에 솜어보려고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비행기를 표류히켜 보았으나 하강은 계속된다.

하늘 전체가 꺼져 내리는 것만 같다. 이런 때 사람들은 우주의 대이변 속으로 빠져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젠 피난할 곳도 없다. 공기가 단단하게 차 있어서 기둥처럼 기체를 받쳐 줄 지대로 되돌아가려고 뒤로 반회전해 보았으나 헛수고였다.

기둥은 이미 아무데도 없다. 모든 것이 분해되고 사람은 우주의 붕괴속으로 뭉게뭉게 그가 있는 데까지 피어올라 와 마침내 그를 삼켜 버리는 구름쪽으로 미끄러져 간다.

"나는 이미 꼼짝 못하게 되어버렸어. 그라나 난 아직 단념하지 ㅇ낳았네."하고 자네는 말했었지. "안정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름 위에서도 하강기류를 만나는 때가 있는데, 그건 구름이 같은 높이에서 끊임없이 자꾸만 생겨나기 때문이야. 정말 고산 위에서는 모든 것이 이상야릇 하거든...."

그리고 그 구름들이라니 ! .....

"구름에 붙잡히자마자 나는 조종간을 놔 버릴 수 밖에 없었네. 기체 밖으로 팽개쳐지지 않으려고 의자를 꽉 움켜잡아야만 했거든. 충격이 어찌나 심했던지 안전 벨트가 어깨에 파고 들어 당장 끊어져 나갈 것 같았네. 게다가 성에게 심하게 씨어 계기의 수평을 전혀 알아볼 수 없어서 나는 6천에서 3천 5백미처로 모자처럼 굴러 떨어졌네. "

"3천 5백미처에서 나는 수평으로 펼쳐진 어떤 검으 덩어리를 언뜻 보았네. 그래서 나는 비행기를 수평으로 세울 수가 있었네. 그것은 이미 알고 있는 '다이아몬드' 호수였어. 나는 그것이 깔대기 모양을 한 산협 밑바닥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깔대기 벽의 한쪽이 마이쀼 화산인데, 6천 9백 미터나 솟아있거든. 겨우 구름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빽빽한 눈보라의 소용돌이 때문에 앞이 안 보였네. 그래서 이 깔대기의 한쪽 옆구리를 들이받지 않고는 호수에서 빠져 나갈 수가 없었네.

하는 수 없이 나는 그 호수 둘레는 30미터의 높이로 가솔린이 다 떨어질 때까지 빙빙 돌았네. 두 시간 동안을 탑돌이를 한 뒤에 나는 내려앉다가 뒤집혀 버렸네.

기체에서 기어 나오자 태풍이 나를 쓰러뜨려 버렸네. 나는 다시 일어섰지. 그러자 태풍은 또 다시 나를 자빠뜨렸네. 하는 수 없이 기체 밑으로 기어 들어가 눈 속에 구멍을 파는 수 밖에 없었네. 거기서 나는 우편 행낭을 둘러 스고 48시간을 기다렸던 거네. 그런 후에 태풍이 가라 앉가 나는 걷기 시작했어. 나는 닷개 나흘 밤을 걸었네. "

그런데 기요메, 자네의 무엇이 남았단 말인가? 우리는 자레를 다시 찾아내기는 했지만 자네는 새까맣게 타고, 빳빳해지고, 노파모양 오므라들어 있었는데 !

그날 저녁, 나는 바로 자네를 비행기에 싣고 멘도사로 데려갔지. 그곳에서는 하얀 시이트가 향유처럼 자네 위에 흘렀네. 그러나 그것들이 자네를 낫게 하지 못했어. 자네는 그 지쳐버린 몸을 어찌할 바를 몰라 잠 속에 빠지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기만 했네.

자네의 몸은 바위들도 눈들도 잊지 못했네. 그것들이 자네 몸에 낙인을 찍어 놓았던 것이네. 나는 얻어맞고 물크러진 과일처럼 부어오른 자네의 시커먼 얼굴을 지켜 보았네.

자네 일에 쓰이는 그 휼륭한 연장의 사용을 잃어버린 자네는 몹시 추하고 비참했네. 자네 손은 마비된 채로였고, 숨을 쉬기 위해 침대가에 앉아 있을 때면 동상 걸린 다리가 두 개의 죽은 시계추처럼 축 늘어져 있었네.

자네는 아직도 자네의 고난의 여행을 끝내지 못하고, 아직도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네. 그리고 안식을 찾아 배개 위에 몸을 누이기가 무섭게 엎누르지 못한 환영의 행렬이, 무대 위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행렬이 자네 두개골 밑에서 당장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네. 그 행렬은 행진을 계속했고 자네는 그 잿더미 속에서 되살아나는 적에 대항하여 스무 번이나 싸움을 되풀이하는 것이었네.

나는 자네를 위해 다시 탕약을 따랐네. "마시게 ! 이 친구야 " "나를 가장 놀라게 했던 건 .... 자네도 .... 알겠지만...."

이기기는 했지만 심한 타격으로 멍든 권투선수같은 자네는, 자네의 기이한 모험을 재현하는 것이었네. 그리고 자네는 조금씩 거기서 벗어나고 있었네. 나는 자네의 밤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네의 못브을 역력히 보았네. 자네가 등산 지팡이도 밧줄도 또는 절벽을 따라 영하 40도의 혹한 속을 발과, 무릎과 손이 피투성이가 되어 기어 걸어가는 모습을. 차츰 온몸의 피를, 힘을,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자네는 개미같은 끈기로 전진했네. 장애물을 돌아가기 위해 가던 길을 되돌아오기도 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났고, 절벽으로 가로막힌 비탈도 올라갔네.

사실 미끌어졌을 때는 돌덩이로 변해버리지 않기 위해 재빨리 일어나야만 했네. 추위는 시시각각으로 자네를 돌로 만들었고 굴러 넘어진 다음 단 1분간이라도 더 쉬려다가는 다시 일어나기 위해 죽은 근육을 움직이게 해야만 했네.

자네는 온갖 유혹에도 견뎌냈던거야. 자네는 이렇게 말했지

"



Parha로 가기 --- 오늘, 쓰다로 가기 --- 오늘, 그리다로 가기 --- 오늘, 우리말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