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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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는 잡히는 대로 책을 읽곤 한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6월 우연히 샀던 책 하나가 오늘 손에 '들어왔다. ' 그 책 이름은 다이고로야, 고마워 라는 제목이 붙은 작은 원숭이 얼굴 사진이 표지인 얇은 책이다. 오타니 준코 글,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이라고 써 있고, 그 아래 이런 말이 있다.

생명은 정녕 그 모습이 어떻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최재천

책을 읽다가 가슴이 애리기 한두번 아니지만 읽고 나면 포근해지는 책이다. 참 좋은 책이다. 이 책이 오늘 나를 쓴다. 그대의 가슴에도 써지기 바라는 욕심에 '추천의 말'과 몸글의 부분을 따서 여기 옮겨 함께 읽는다.


추천의 말

나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는 책을 쓴 사람이다. 하지만 손발이 거의 없이 태어났어도 결코 삶의 도전을 포기하지 ㅇ낳은 이 작고 아름다운 생명, 다이고로 앞에 또 한번 머리를 숙인다. 생명은 정녕 그 모습이 어떻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나는 '알면 사랑한다'는 말을 마치 좌우명처럼 떠들며 산다. 기형 원숭이의 삶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며 점점 더 깊은 사랑에 빠져버린 오타니 가족을 보면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인간을 비롯한 이 세상 모든 생명에 대한 앎의 추구를 게을리 하지 않겠노라고.

미국 유학 시절 대학원생들이 모여 사는 학교 기숙촌 뜰에서 각 나라의 아이들이 함께 뛰노는 거 지켜본 적이 있다. 검은 아이, 흰 아이, 큰 아이, 작은 아이, 정상적인 아이, 그리고 조금은 비정상적인 아이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하루 종일 함께 노는 걸 보았다. 그들은 장의의 의미를 모른다.

얻기는 쉬우나 버리가는 어려운 것이 편견이다. 이 책은 아직 편견을 갖지 않은 어린 생명에게는 아름다운 편견을 심어주고 이미 추한 편견에 신음하는 어른들의 상처마저 어루만진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 몇 번이고 흘린 뺨 위의 눈물이 내 영혼 저 깊숙한 곳으로 스며드는 걸 느꼈다. "다이고로야, 정말 고맙다."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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