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727-1

Do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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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어나니 벌써 열시 반이 넘었고 몸이 천근이었지만, 일도울 겸 돌아가기로 한 미산 계곡에 자칫 늦어버릴 것 같아 서둘러 일어나 몸을 씻고 빈 속을 달래면서 동서울 터미털까지 지하철을 탔다. 12시 동서울 터미널. 버스가 출발하려면 아직도 삼십분은 더 기다려야 했다. 맛없는 우동을 한그릇 먹으면서 속을 달래고 차를 타 몇 번을 졸다 마침내 깨어 쏟아지는 비줄기를 거슬러 홍천에 다다르니 벌써 두시가 다 되어간다. 차안에는 비상 때문에 들어가는 군인이 여럿 보이고 시골 사람들이 많았다. 두시 반 상남 버스를 타겠구나 하였는데 왠걸 걸선이란다. 아무런 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매표원은 당연 하다는 듯 해명도 없이 두시반 없어요. 네시거 밖에 없어요. 그러는 거였다. 어쩔 수 없이 표를 사두고 나니 시간이 너무 길다. 근처까지 가야지 하는 마음에 전화를 몇 번드렸지만 불통이었다. 우리가 지난 일요일 있을 때도 그랬다. 다행히 전화가 와서 3시 내면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길에는 여기저기 무너지거나 길이 꺼져버린 곳들이 있었다.

그리 엄정한 현실을 보면서도 나는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줄기와 그 너머의 산골 풍경이 왠지 영화 스크린 속의 영상인 것만 같았고 라디오서 쉴새 없이 나오는 물난리 소식도 십수년 전 녹음된 뉴스를 듣는 것 처럼 멀기만 했다.

4시 내면에 내리니 이실장님이 친구분과 함께 기다린다. 비때문에 개인산방으로 들어오기로 한 분들이 속속 취소한 모양이었다. 차를 타고 바로 '오대산 내고향'으로 가서 소주를 줄줄이 마셨다. 실장님과 나 이렇게 둘이서 세병 쯤 마신 것 같았다. 벌써 며칠째 무리를 하는 건지 모르는데 안주가 좋아서 그런지 많이 취하지는 않았다. 친구분을 바래다 드렸다.

친구분 댁있는 곳으로 좁은 산길 논길을 타고 휙 돌아가는데 빗속에 한 집이 보였다. 울타리도 없는 그 집을 지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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