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 Mail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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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

삼촌이 오늘 편지를 시작하기 전에 굳게 결심한 게 있어. '진~짜루' 오늘은 짧게 쓸께. 그동안 읽느라 힘들었지? 보낸 편지 몇 개를 다시 읽어봤거든. 삼촌은 내가 쓴 건데도 힘들더라. 그러니 명훈이는 오죽했을까 하고 되돌아 보았어. 게다가 어떤 일이나 끝나고 되돌아보면 그렇듯, 보낸 편지들을 다시 읽으면서 이런 생각들도 들었어.

  • 굳이 쓰지 않았어도 괜찮았겠다, 이런 부분.
  • 삼촌이 설명 하다가 문제를 던지면서 명훈이가 스스로 생각하라고 할 때 그 여백이 매끄럽지 못했다, 그런 부분.
  • 달리 설명하거나 다른 예를 들면 더 좋았겠다 싶은 부분.

하지만 이미 보낸 것이니, 굳이 돌아가 다시 고치지는 않을께. 삼촌이 넘쳤으면 명훈이가 덜어내고, 삼촌이 부족하면 명훈이가 채워 넣으면 되겠지 스스로 위로를 해보았어. 명훈이도 한 번 읽고 끝내지 말고 삼촌이 쓴 것을 적당한 때가 되면 되돌아 읽으면서 '이런 부분은 삼촌이 이렇게 말했어야 더 옳지 않았을까? ' 또는 ' 이런 부분에서 삼촌이 조금 억지인 것 같은데, 차라리 이렇게 설명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 라는 생각을 해보렴. 그게 진짜로 수학 공부하는 맛일거야. 생각의 잘못을 줄여가는 것. 대신 '지독하리 만큼 논리적'이어야지. 근거가 탄탄해야 해. 억지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지. 그렇다고 논리에 갇히진 않아. 그동안 삼촌이 보낸 편지에서도 조금은 느꼈는지 모르지만, 수학이란 우리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데'서 출발해. 대신 거기서 멈춰 있지 않아.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지. 마치 자연수에서 시작했다가 거기에 0 이 추가되고, 덧셈으로 곱셈을 설명했다가 곱셈도 고유한 셈으로 받아들이고 지수셈도 그랬듯, 그렇게. 그리고 엉뚱하리만큼 상상력이 아주 풍부해. 현실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수를 생각해낼 수 있어. 앞으로 이런 '엉뚱한 상상'을 종종 하게 될거야.

자, 더 말이 길어지기 전에 짧게, 오늘도 새로운 셈을 해보려고 해. 뺄셈과 나눗셈이야. 하. 하. 이미 명훈이가 알고 있는 것이지. 새로울 것 하나도 없는. 그렇지 않니? 아니 세상에,

같은 뺄셈하면 결과가 얼마일지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니? 그리고,

이런 나눗셈을 모르는 사람 몇이나 되겠어? 더 읽기 전에 위의 문제를 풀어 공책에 깨끗하게 써 보겠니? 뭐 이런 걸... 하지 말고 꼭 해 봐. 그리고 거기에 왜 그렇게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써 볼래? 그리고 이어서 이 문제도 풀어 봐.

조금씩 어려워 져. 그런데 여기서 다시 생각해 봐야할 것이 있어. 뭐냐 하면, 뺄셈이 아니고 위의 수들을 셈하는 것이,

로 덧셈이나 곱셈인 것에 비해서 어려워진다는 거야. 꽤 어려워져. 위의 덧셈과 곱셈은 잘 집중하면 암산도 쉬울지 모르지만, 뺄셈과 나눗셈은 다를 걸, 아마? 실제로 조사해 보면 덧셈 보다는 뺄셈이, 곱셈 보다는 나눗셈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을거야. 곱셈은 잘 하는데 중학생이 되어서도 나눗셈을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해. 왜 그럴까?

실제로 수백년 전만 해도 '나눗셈'은 너무나 어려워서 몇 명의 전문가들이 따로 있었다고 해. 나눗셈 배우러 외국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는 것을 책에서 본 적이 있어. 지금 첨단 과학을 배우러 학문이 발달한 나라로 유학을 떠나듯 그때는 곱셈과 나눗셈이 그렇게 어려웠다는 말이겠지. 그래서 빠르고 정확하게 셈하는 방법을 배우러 금은보화를 말에 싣고 떠나는 사람을 상상해 봐라. 다행히 10진법 자리수법이 퍼지고, 셈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알고리듬들이 나오고서야 비로소 4대 연산은 '쉬워 졌어.' 물론 4 대 셈만 있는 것이 아니야. 이미 지난 편지에서 지수셈을 처음 만났지? 그리고 앞으로 로그와 근호셈도 만날 거야. 이것들까지해서 보통 7 대 기본 셈이라고도 불러. 이미 4 대 기본 셈이 쉬운 사람에게도 이 새로운 셈은 어려울 걸. 그리고 그 7대 연산 보다 그것보다 훨씬 복잡한 것도 많이 만나게 돼. 모두 꼭 필요하기도 하고 매우 흥미진진해서 세상에 빛을 본 것들이야. 지금 우리에게는 그것들이 무척 어려워도 몇 백년 뒤의 사람들은 그렇게 말할지 모르지. "세상에, 그때 우리 선조들은 그런 셈을 어렵다고 했대요 글쎄. 쯧,쯧. "

어쨌든, "뺄셈이 원래 무엇이었나?" 로 돌아가 보자꾸나. 셈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어서 바로 어떻게 하는 것이잖아. 앞의 어떻게와 뒤의 어떻게는 조금 달라. 어떻게 하고 싶은 것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테니까. 그 중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하기도 하지. 우리가 수를 기호로 쓰고 싶다면, '기호로'가 앞의 어떻게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그 중에서 하필 10진법으로 하는 것이 뒤의 어떻게에 해당 한다고 할 수 있겠구나.

뺄셈으로 다시 돌아가자. 우리 말에서는 뺄셈 이라고 부르지. 이 말에 이미 그 답이 들어있는 것 같아. "빼다" 라는 뜻일거야. 그렇다면 그 "빼다" 는 무엇일까 ?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 있을까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귀결 될 거야. 다른 말로 하면 '뺄셈의 정의'와 '뺄셈의 알고리듬'은 무엇이 좋으냐지. 10진법 자리수법이 없었던 시절엔 그 나름의 방식이 있었겠지만, 자연수를 나타내고 그것을 셈하는데 10진법을 받아들이면서 뺄셈의 알고리듬도 통일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나눗셈도 어려웠던 것 만큼 좋은 알고리듬을 생각하는 것은 자못 심각한 문제였어. 오늘은 뺄셈이나 나눗셈이 무엇이냐에 집중하자. 다음 편지에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기로 해.

삼촌이 모스크바에서 유학할 때 이야기를 하나 할까?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러 갔어. 그런데 잔돈을 거슬러 줄 때 좀 이상했어. 지금은 계산기를 두드려서 하는데, 그때만 해도 계산기를 안 쓰는 데가 꽤 있었단다. 계산기를 두드려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금 우리의 문화는 사실 "기계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아닐까 싶어. 그건 그렇고, 아무튼 , 이런 상황이었어.

삼촌이 시장을 가. 그때만 해도 모스크바엔 시장이 꽤 컸어. 우리나라도 예전엔 그랬지. 사람들은 바구니를 들고 걷고, 물건들은 늘어져 있고, 마음에 든 걸 고르고, 얼마냐고 물어보고, 답하고, 비싸면 "아이구, 이거 너무 비싸네요" 라고 말하고 떠나면, 웃고 그냥 보내거나, "얼마면 되겠냐" 고 하기도 했어. 그럼 '협상'이 이뤄지지. "좀 더 주세요" 하기도 하고, "진짜 맛있어요? " 묻기도 하고. 지금 도시에 있는 대형 마트에선 그럴 일이 없지. 가격표가 붙어 있고, 사거나 말거나, 나는 선택만 하면 끝이지. 사겠다고 담으면 계산대에서 계산원이 바코드에 찍고, 계산기가 계산을 알아서 할 뿐이야. 모스크바에 도착하고 며칠 안지나서 먹을 게 없었어. 장바구니 대신 빈 가방을 메고 시장에 갔지. 감자며 빵이며 우유며 샀어. 러시아 말도 잘 못하는데 잘도 해냈던 것 같아. 러시아 말을 못알아 먹으면 종이를 주고 펜을 건네면 상인들은 웃으면서 거기에 숫자를 써 주었지. 10진법 숫자가 통일이 안되었으면 모스크바로 간지 며칠만에 시장 가는 건 특별한 노력이 필요했을 거야. 어쨌든, 그때 거기엔 하얀 장미가 있었어. 우리나라서는 보기 드문, 가시가 시퍼렇게 돋고 삼촌 허리 높이나 되고 꽃송이가 탐스러운 새하얀 장미가 삼촌을 보고 불렀어. 비가 살짝 왔는데 무슨 일인지 그 꽃송이가 마음 가득히 들어와 사기로 했단다. 자, 이제 부터는 러시아 말로 하는 거야. 잘 알아들어야 해.
- (꽃이 있는 좌판을 지나다 멈춰 서서) 얼마예요?
- (좌판에 앉아 신문을 읽던 아주머니) 백칠십 오 루블이요.
- 아이구, 이쁜데 너무 비싸네요.
- (금이빨을 드러내고 웃으며) 보세요, 얼마나 예뻐요? 비싸지만, 참 예쁘잖아요?
- 그러네요. 그래도 전 학생이라 좀 비싸서...
- 에이 이쁜데, 한 송이 사세요.
- (곰곰히 생각하다, 그냥 간다. 그러다 다시 돌아와) 그래요, 한송이만 주세요. 여기요.
그러면서 삼촌은 100루블 짜리 두 장을 꺼내서 줬어. 그랬더니, 그 분 다시 금이빨을 활짝 드러내며 받고 하얀 장미를 건넨다.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히 받는다. 이제 잔돈을 받아야지. 이게 참 재미있었어. 여기가 오늘 하려고 했던 이야기야. 그 분은 먼저 10 루블 종이돈을 한 장 건네며,
- "자, 10 루블, 그러니, 185." 한 번 더 십루블짜리를 주면서, " 이제 195. " 마지막으로 5루블 짜리 동전 하나를 주면서 "자, 이제 200 ! 됬네요. 이 장미 이쁘죠, 정말?"

'그때 그 하얀 장미'를 찍어 뒀거든. 명훈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디있는지 못찾겠구나. 어쩔 수 없이 비슷하게 생긴 옆 사진을 어디서 빌려 왔다. 색은 달라. 사진은 붉은 장미야. 대신 '수학적으로' 상상해 봐. 탐스렇게 부풀어 오르고도 하얀 빛이 물기를 머금어 꽃망울은 맑고 순수했어. 잎과 줄기는 야생 그대로였고. 그 꽃을 들고 기숙사까지 가는데 모두들 부러운 듯 쳐다 볼 정도였단다.

시장의 꽃장수만 이렇게 했던 게 아니야. 계산기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서 물건을 살 때는 어김없이 그랬어. 금이빨의 꽃장수 아주머니가 했던 셈법에 바로 뺄셈의 원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지. 우리는 어떻게 하니? 암산으로도 할 수 있지? 를 해 봐. 우리가 알아 차리기도 전에 이 뺄셈을 해버릴 수 있어. 그렇게 빨리 하고 정확하게 하는 우리에게는 그런 '금이빨 꽃장수'의 뺄셈이 답답할 수 있지. 그런데 삼촌은 이게 참 재미있더라. 수와 셈을 식으로 써보면 이렇게 '계산'한 거야.

그러니까 25루블을 돌려주어야 하는 것을 미리 아는게 아니지. 175인데, 200을 받았으니, 그만큼 '빚을 돌려주는' 셈을 하고 있는 것이야. 그 셈을 시작하게 만든 가장 기본적인 정보는 하얀 장미 한송이의 값 175 루블 였어. 거기서 시작해서, 방금 받은 200 루블로 차이를 메꾸듯이 해가고 있어. 간단히 쓰면,

이 되는 x 를 찾고 있어.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175 루블과 200 루블 사이에 있는 돈 단위 중 가장 큰 10루블을 주고, 185루블과 200루블에 대해 그 절차를 한 번 더 반복한 다음 마지막으로 남은 5 루블을 계산한 거야. '할 수 있는 것 중 큰 덩어리 빚부터 갚는' 전략을 짜고 계산했던 것이지. 물론 이 금이빨 꽃장수 아주머니가 '이렇게 해야지' 하고 마음 먹고 한 것은 아닐거야. 어려서부터 배워 익숙한 방식으로 했던 것이지. 그것이 가장 좋은 것이냐 아니냐는 따져 봐야 할 일이긴 해. 여기서 핵심은 이 셈법이 뺄셈의 본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는 거야. 우리는 계산을 빨리 하게 되는 대신 뺄셈의 원리로부터는 그만큼 멀어진 것은 아닌가 해. 얻은 것이 있는 만큼 잃는 것도 있었던거지. 마찬가지로 지금은 머리로 그런 뺄셈도 안하잖아? 계산기만 두드리면 되고, 그것도 물건마다 붙어있는 바코드에 있는 정보대로 할 뿐이야.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아이구, 뺄셈으로 다시 돌아가자. 결국 a , b 라는 자연수가 있다면,

b 에서 a 를 뺀다고 하는 것은 a 에다 얼마를 더해서 b 가 나오게 하는가 답하는 문제야. 그 '얼마를 찾는' 절차지.

다르게 보면 빚을 갚아가는 절차로 해석해볼 수 있어. 아주 오래 전 우리 선조들도 그런 상황이 있었을거야. 수천년 또는 수백년 전의 어느 날로 돌아가자. 장이 열려. 지금처럼 모여 살지 않고 모두 산골 구석구석에 살고 있었다가 만나는 거야. 날을 정해야겠지. 지난 번에 시장이 열리고 헤어질 때 사람들은 서로 뜻을 모았지. 보름달이 세 번 째 뜨면 그 다음 날 이러이러한 곳에서 만나기로. 열심히 일한 것을 들고 와서 주거니 받거니 하기로 정했어. 집에 돌아가 보름달이 한 번 뜨면 바위에 표시를 해두었을거야. 점 하나, 또는 뼈에 빗금으로 표시했을거야. 이렇게 세 개를 다 대응시키고 그날 저녁 밤잠을 설쳤는지 몰라. 참 오랜만에 멀리서 오는 벗들을 만나니 설레였을테니까.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오, 바로 그 자리에 모였어. 장이 열리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잠시 잊기로 하고, A 라는 사람과 B 라는 사람만 보자. (보이지? 어떻게 생겼어? ) A는 두 손에 가득 채울 만큼의 빨갛고 반짝이는 조약돌을 담아 왔고, B 는 파랗고 투명해 보이는 구슬을 주머니에 담아 왔어. 그리고 만나서 껴안고 웃고 이야기하다 마침내 풀었어. 아래 그림을 보자. 서로 풀었더니 이만큼씩 있었던 거야.  :

그리고 서로 교환할까 하는데, B 가 좀 난처한 표정을 지었어. 자기가 가진 걸 다 주려면 자기가 가진 파란 공의 갯수 만큼 받아야 한다는 거야. B에게는 꼭 그만큼이 필요할 일이 있었어. (무슨 일이었을까?) A 도 B 의 사정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 그런데 둘이 차이가 나잖아. 어떻게 했을까? A 는 이 빨간 조약돌과 다른 것들도 바꾸려고 사실은 주머니가 더 있었거든. 그 주머니 하나를 풀고 꺼내. 그리고 이렇게 하는 거지.

부족한 만큼 메꾸어 가는 갔어. 현대식 용어로 다시 쓰면,

인 x 를 껴맞춰 갔던 거야. 삼촌이 보기엔 그게 뺄셈의 기원이었을 것 같아.(정말 그럴까?) 이제 정리하면,

'b 빼기 a' 란 a 에서 b 까지 균형을 맞추어 가는 절차를 셈으로 한 것.

이제 ' b 빼기 a'를 ' b - a ' 라는 기호로 쓴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인 x 를 찾는 절차야.

조금 복잡하지? 그래서 뺄셈은 덧셈보다 조금 어려워. 덧셈을 뒤집어서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만큼 복잡해질 수 밖에 없어. 그렇듯 나눗셈도 마찬가지란다.

인 인 x 를 찾는 절차야..

뺄셈이 덧셈을 뒤집어 오는 '역(逆) 연산 (거꾸로 뒤집어서 하는 셈)' 이듯, 나눗셈은 곱셈을 그렇게 하는 거야. 나눗셈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게 될 테지만, 이것만은 미리 이야기해 둔다.

조심할 게 있어. 덧셈과 곱셈은 a 와 b 가 자연수나 0 인 어떤 경우도 다 할 수 있었지만, 뺄셈과 나눗셈을 그렇게 할 수 없어. 그렇지 않겠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거지.

- 하얀 장미 한 송이 값이 200 루블이었다고 하고, 내가 가진 돈은 175루블 밖에 없었다면?
- 빨간 조약돌 세 개를 가지고 있는데, 다섯 개를 돌려 주어야 한다면 ?
-

어느 상황이나 막막하기만 해. 이것은 우리가 0과 자연수 세계에서 놀고 있기 때문이야. 생각을 조금 바꾸면 안되는 건 아냐.

- 장미꽃을 정말 사고 싶으면 그 차이만큼 빌려오면 돼.
- 차이인 조약돌 두개를 빌려와서 돌려주면 되고.

될거야. 물론 깍아달라고 졸라도 되겠지? (깍아달라는 것은 수학의 언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자, 그럼 지금까지 한 것들을 정리해 보기로 하자.

  • 뺄셈이란 어떤 수 b 에서 어떤 수 a 를 빼가는 과정이다. 기호로는 라고 쓴다.
  • 이때 덜어내기 위해서는 'b 가 a 보다 크거나 최소한 같아야' 한다. 이것을 기호로 라고 쓴다.
  • 뺄셈 은 '결과적으로 가 되기 위해 에 얼마를 더해주어야 하느냐' 를 뜻한다. 다시 말하면, 를 찾는 절차다.

이제 0 을 '수'로 받아들이는게 자연스럽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어. 왜냐하면 3 에서 하나 빼면 2, 또 하나 빼면 1 이고 거기서 또 하나 빼고 난 결과가 되니까. 3 에서 하나씩 세 번 빼면 다 사라지게 돼. 꼭 3에 대해서만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어떤 자연수라도 상관 없어.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0 은 a - a 라고 정의하는 게 옳다. 고 주장하기도 하지. 0 이란 너무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그냥 있는 것에서 그만큼 덜어내는 것' 이라고 하는 거야. 어떤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자. 어떤 생각이 드니? 그냥 생각없이 O.K. ? 아니면 무슨 생각할 거리가 더 있을까?

이제 나눗셈에 대해서는 명훈이 스스로 정리해보겠니? 삼촌이 방금 앞에서 했던 것처럼 해 봐. 그리고 다른 생각이 더 있다면 그것을 자유롭게 써라. 나중에 삼촌한테도 꼭 보여 줘.

우리에게는 자연수와 0 만 있다고 하자. 앞에서 정리한 것처럼 나눗셈에 대해서도 정리해 보아라. 뺄셈에 대한 내용에서 무엇이 바뀔까? 무엇을 더 생각해야 할까?

앞의 숙제를 스스로 해봤니? 하나만 더.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게 있어. 그래서 오늘은 정말로 편지를 짧게 마칠까 하다가 다시 펜을 들었다. 다름 아니라, 우리에게 자연수와 0 이 있다면 꼭 짚어봐야 하는 게 있어. 바로 0을 나누는 경우와, 0 으로 나누는 경우야.

아래의 경우 어떻게 될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께. 명훈이가 꼭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답을 해보고 답장을 써 보내다오. 오늘은 정말 많이 짧아졌지?


안개비가 가득드리운 청사포에서 삼촌이



수학 편지 대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