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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 되어버렸구나, 명훈아!

삼촌이 더 많이 바빠지게 됬어. 수학과 덜 친한 어른들을 위해 '수학의 지혜'를 전해줄 책을 쓰기로 했거든. 거긴 아무래도 수학식이 적고 말로 풀어써야 할 것 같고 뭔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아 쉽지 않단다. 수학하는 사람에게 식없이 수학을 말해보라 하는 건 시쓰는 사람에게 시를 산문으로 옮겨 말해봐라, 음악하는 사람에게 연주하지 말고 음악을 설명해봐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쉽지 않고 그래서 편지 쓸 틈도 잘 안나네. 하지만, 덕분에 더 많은 책을 집중적으로 읽고 '쉽게 쓰기'를 더 연습하게 되었어. 우리나라에 나온 여러가지 책들을 읽다 보니, 참 재미있고 쉽게 쓴 게 많더구나. 삼촌은 예전에 그런 책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았단다. 왜냐하면 그건 수학의 세계로 손잡고 이끌어 줄 뿐, 수학의 세계의 참맛을 느끼려면, 언젠가는 '본격 수학'을 해야 한다고 여겼거든. 수학 세계로 들어가지 않고는 진짜 아름다움을 알 수 없거든! 그래서 명훈이에게 편지 쓰면서도 어느정도 딱딱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조금이나마 논리적으로 틀림이 없도록 하려고 해. 그러다보니 편지가 건조하지? 읽기 지루하지는 않은지 모르겠구나. 앞으로는 조금씩 더 나아질 것 같아. 책들을 읽다보면 가끔 "아, 이건 이렇게 설명하면 더 쉽게 이해되겠구나! " 하는 부분이 생기곤 하거든.

그런데, 오늘 편지도 조금 딱딱할지 모르겠다. 오늘 편지와 다음 편지는 '도약'을 위해 밑바탕을 다지는 뜻으로 하는 거야. 앞으로 껑충 뛸 수 있기 위해 지금은 비로 조금 무겁지만 꼭 놓아야만 하는 돌덩이를 놓는다고나 할까? 오늘 편지에서 삼촌이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지수셈'에 대한 것이야. 지난 번에 했던 것인데, 그때는 우리한테 자연수와 0 만 있을 때였거든. 그런데 지금은 어떠니? 음의 정수도 있고, 유리수도 있지 않니? 놀라울 만큼 수의 세상이 펑 뚫리고 촘촘해졌어. 0 을 중심으로 반대편으로 길이 수들이 늘어섰고, 하나와 둘 사이에도 다 다음 수를 꼭 집어내지 못할 만큼 조밀해졌잖아 !

잠깐 '옛날 이야기' 한번 할까? 우리의 출발점으로 돌아가서 되짚어 보자. 자연수 이야기를 시작하고, 그 덧셈과 곱셈, 그리고 역(거꾸로)인 뺄셈과 나눗셈을 보았어. 그러면서 0 과 결합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생각했지. 자연스럽게 0 에 '대칭'되는 수라 할만한 음의 정수도 '있다'는 것을 보았어. 그것들은 충분히 뜻깊은 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왜냐하면 그 덕분에 이제 덧셈, 뺄셈이 들어가는 셈은 마음대로 해도 안심하게 되었어. 예를들어,

와 같은 틀을 갖는 어떤 셈도 할 수 있게 되었단다. 다시 말해, 앞의 어떤 식도 참이 되도록 하는 x 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지. 그 말을 빗대어 말해 볼까? 가능한 배우들 후보를 정수 집단 까지 넓혀 놓으면 그 배역을 완벽하게 해낼 적당한 배우를 항상 구할 수 있다는 말이야. 더 일반적으로 해 볼께. 기호를 써야지. 앞의 2 나 5 처럼 이미 정해놓은 배우들을 드러내지 말고, 배역만 정해놓은 희곡을 써보는 거야. a, b 가 자연수나 0 일 때,

라는 연극은 항상 잘 될까? 그렇지 않지. a, b 에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 연극은 잘 될 수도 있고 아예 열리지도 못할 수도 있어. 우리가 찾으려는 배우 x 가 자연수일 수밖에 없다고 하면 말야. a 란 배역에 배우 5 가 등장하고, b 란 배역에 배우 2 를 기용했다고 해봐. 자연수 집단에서만 배우 x 를 찾는다면, 연극은 성사가 될 수 없지.

니까. 덧셈과 = 의 성질을 지켜주려면 어떨 수 없어. 하지만, 배우 후보 집단이 정수처럼 더 넓은 데서 뽑을 수 있다면? 물론, 이제 찾을 수 있지 ! x 라는 배역에 -3 이라는 연기가 딱 맞는 배우를 고르면 되니까.

왜 항상 된다고 할 수 있을까 ? 그건 바로, 앞의 식이

와 같기 때문이잖아. 양쪽 항에 모두 (-a) 를 더해준 거야. 조금 자세한 것은 다음 편지에서 이야기 해 줄께. 다음 편지는 '문자의 계산'라는 주춧돌을 놓으려고 하거든. 그 돌도 꽤 무겁긴 한데, 괜찮을거야. 익숙하게 해서 마음대로 부리려면 훈련이 필요하긴 하지만, 명훈이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믿거든. 아무튼, 그래서, 정수와 정수의 합은 항상 정수일 수밖에 없으니까, x 는 정수 중 어떤 것에서 항상 찾을 수 있어. a 라는 배우와 b 라는 배우의 성격을 잘 파악해야지. 하지만, 그들이 제아무리 까다롭게 군다해도, 우리는 초절정 배역 x 가 정수 안에 어딘가는 분명히 있다고 믿을 수 있어.

잠깐, 위의 식을 꼭 희곡, 배역, 배우로 해석해야 할까? 다른 재미있는 예로 해석할 수는 없을까? 또는 실생활에서는 그 말이 어떻게 해석해 볼 수 있을까 ?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지? 그게 수학의 매력이야. 아주 간단히 써놓았는데, 그것을 요렇게 해서 말을 만들어 볼 수도 있고, 조렇게 해서 말을 만들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 식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야기거리는 더 풍부해져. 그러다 마침내 옛날 이야기나 신화, 서양의 그리스로마신화처럼 이야기가 끝도 없을 것처럼 나오게 돼. 어떤 것이든 좋으니, a, b, x, +, = 들이 들어가는 것을 적당한 것으로 해석해보렴. 또 우리가 사는 생활에서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봐. 삼촌이 거기까지는 굳이 말하지 않을께. 이제는 스스로 예가 될만한 것을 생각해보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하거든.

그럼 오늘의 이야기 주제인 지수셈에 대해 이야기 시작해보자꾸나. 먼저 확인해 볼께. 음수 곱하기 음수는 뭘까? ? 왜 그렇지? 이것하나만 알고 있으면 일단 이야기를 해볼 수 있어. 그것과 자연수에서 정수셈을 기억하면 충분 ! 음의 정수에 음의 정수를 곱할 때는 양의 정수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는데, 기억나니? 그때는 정수에 대해서만 했지. 유리수로 수를 훨씬 넓혀 놓을 때, 따로 말은 안했지만, 음의 유리수도 양의 유리수에 대칭되게 있다고 받아들이면, 어떠니? 음의 유리수 곱하기 음의 유리수도 양의 유리수가 되는게 자연스럽지? 정수를 포함하도록 유리수를 정해놓고, 정수 세계에서 통하던 법칙이 갑자기 유리수에서 깨지면 그게 더 이상할테지. 우리는 그런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수학'을 하고 있단다.

우리가 이전에 지수셈을 볼때는 배우들이 모두 자연수와 0 인 경우만 보았어. 예를들어,

들 이었지.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될까? 등식이 참이 되는 x를 찾아보거라.

앞의 건 다 이미 봐온 것들이야. 그런데 조심해라. 마지막 문제는 풀어서 공책에 쓰기 전에 그 수가 얼마나 길까? 미리 생각해보길 바래. 안그렇고 계산부터 하려고 덤비다간 큰 코다칠걸...

자, 근데 우리에겐 벌써 유리까지 있잖아. 아직 고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보자. 우선 음의 정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넣자꾸나. 그런 경우는 어떻게 될까? 먼저 '밑'에 음수가 있는 경우부터 보자. 예를들어,

더 보기 전에 공책에 그럴만한 답을 적어보았니?

알겠니? 정수의 곱셈과 자연수가 지수인 지수셈을 생각해보면 되는데... 그렇지 ? 앞의 지수셈은 최소한

이라는 것을 포함하는 뜻을 가진다고 했지? 꼭 그런 뜻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그 정도는 하지. 왜 꼭 거기에 머물면 안되느냐, 그런 바로 이런 예가 말썽야.

막막하지 않니? 을 말했을 때랑 비슷해. 자연수 일 때는 그 자연수 만큼 곱해준다라고 이해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0 이나 음의 정수가 나오다니 ! 말도 안돼!

라고 생각할 수 있어. 실제로 몇 백 년 전 사람들은 이게 과연 무엇일까? 가지고 논쟁이 있었어. 음의 정수 곱하기 음의 정수를 어떻게 해줄까? 라는 질문만 해도 난리였어. 빼어난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었을 정도였단다. 그런데 이건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이잖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 이제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해. 이걸 깨우치고 그 몇 백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면 명훈인 당시의 가장 뛰어난 수학자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을텐데...

먼저 음의 정수에 자연수 지수가 있는 경우 는 간단하지? 자연수 만큼 지수가 있는 경우는 그것만큼 곱셈을 한다는 뜻을 포함한다고 했으니, 최소한

이겠지? 음의 정수의 곱셈에서 이미 말한 것과 같아. 아직 배우는 정하지 말고 기호로 간단히 써서 시나리오만 쓴다고 하면, 꼴인데, 그것을 풀어서 이해해보면,

이 될 거야. 이때 a 에는 모든 정수가 다 된다고 생각하고, b 에는 모든 자연수라고 하기로 하자. 그렇다면 정수를 곱셈하는 원리(알고리듬)에 따라, 이렇게 되겠지 ?

* a 가 양의 정수면 그냥 자연수에서의 지수셈과 같고,
* a 가 음의 정수면, a 에서 음의 부호를 뺀 (절대값) 경우만 보면 돼, 자연수 지수셈처럼.
** b 가 짝수 일 때는 그 값에 + 붙여주면 되고,
** b 가 홀수 일 때는 그 값에 - 붙여주면 돼.

아주 잘 되고 있지? 이제부터는 삼촌이 앞에서 쓴 것처럼 번거롭게 안하고, 그냥 이렇게 하면 간단히 되겠구나.

,

괜찮니? 익숙해질 수 있겠어? 뭐든 잘 다루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하니까, 아래 문제 몇 개를 연습해보거라. 기왕이면 암산으로 한번 해보고나서 연필로 푼 것과 비교해 보면 좋겠다. 암산은 어떻게 한다고? 그렇지, 눈을 감고 마음 속에서 해야지 !

다 잘 되니? 어? 이상하게 있다고? 조금만 참고 앞으로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렴, 그 전에 스스로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본다면 더 좋을 것 같아.

앞의 마지막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게 무엇인지 알아야만 할 차례가 되었어. 학교에서 배웠는지 모르겠구나.

이것에 대해서는 벌써 학교에서 배웠는지 모르겠구나. 이렇게 된다고 하지.

맞아. 실제로도 그런 수학을 우리는 하고 있어. 또,

이고 말야.

더 많이 써 볼께. 이번엔 밑을 5로 해볼께. 다른 뜻은 없어. 지난 편지에서 지수가 자연수 일 때의 지수셈에 대해서 말할 때 밑을 5 로 했으니까 그런 것일 뿐이야. 이렇게 돼.

그렇게 배운 거 맞지? 아직 안배웠다면 그렇다고 배울거야.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다' 보다, '왜 그런가' 야.

왜 이렇게 되는 걸까? 왜 이게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가? 차례로 보기로 하자. 자, 앞의 수들이 열을 지어 있는데,

만 빼서 보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한 칸 올 때마다 5배씩 줄어들잖아. 5씩 나누면 그 다음 수가 나오는 형태. 또 다시 말하면 씩 곱해져 가. 그리고 그런 '패턴'이 갑자기 깨질 특별한 까닭이 없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다음인 을 얻으려면, 을 곱하겠지. 그러면 은 1 이라고 해주는 게 훨씬 자연스럽지. 그렇다면 바로 그 다음 왼쪽은 ? 그렇지. 그것은 1 에 을 곱하니까, 이고, 그 왼쪽은 이고 , 그건 결국 지수셈 표현법으로 나타낼 때,

인 게 좋아. 다시 모두 써주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니? 맞아 이건 을 이야기 할 때랑, 인게 더 자연스럽다고 말할 때 했던 방식이었어. 꼭 그것만 이유일 수는 없지 않겠어? 다른 이유도 댈 수 있단다. 이건 좀 심각해. 이건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 를 말할 때, 그리고 유리수의 덧셈 곱셈 을 말할 때 썼던 방식인데, 이제 얼마나 익숙해졌나 보게 문제로 내볼까?

그 전에 a, b, c 가 자연수 일 때 , 아래의 성질들이 통한다는 걸 확인하자. 이미 말은 했는데 기억도 길어 올릴 겸 조금만 더 들여다 보고 계속 이야기하자.

이건 배우를 지정해서 써 볼께. 이해하기 더 쉬울거야.

눈으로만 흘낏 보려들지 말고 꼭 '손으로' 해보면서 그 '촉감'을 느껴보길 바란다. 아주 익숙해진다는 건 머리로만 익히는 게 아니라, 몸이 기억하도록 하는 거거든. 자전거 타기 수영하기 춤추기와 같아. 자 그럼 이제 문제 나갑니다 !!

위의 성질들을 바탕으로 지수에 0 과 음의 정수까지 허용한다고 보고,

라는 합리적이다. 문제를 간단히 다시 물어보면, n 이 자연수 일 때,

이 '썩 괜찮은' 정의라는 이유를 말해보아라.

막힌다고 괜히 머리 쥐어박진 말아. 안그래도 돼. 알면 좋지만, 그 퍼즐 조각을 짜맞추지 못하겠다고 해서 하나도 이상할 것은 없어. 명훈이가 어떤 게임을 할 때도 그렇고, 장기나 체스를 배울 때도 그랬지만, 처음부터 잘되는 경우는 드물어. 운동도 그렇고 악기를 배울 때도 그렇게 모든 게 다 그런 것 같아. 어느 정도 훈련 기간이 필요해. 근데, 모른다고 잘했다는 것도 아니야. 스스로 알 것인가 영원히 모를 것인가 결정하는 건 바로 여기에 달려 있어.

그것을 던져버리고 잊어버렸다가 시험 때만 꺼낼 것인가, 아니면 오늘 생각과 생각을 해보고, 이것과 관련된 부분을 다시 읽어보면서 정리하고, 내일 다시 생각해보고, 또 모레 또 해볼 것인가,

바로 거기에 어떻게 답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스스로 알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모를 것인가의 문제가 달려있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방금 그 문제를 명훈이 스스로 생각해낸다면 그게 비록 지금은 아니고, 나중 언제든, 스스로 생각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말해줄 때가 오면 그건 명훈이에게 수학적 힘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징표야. 이 정도면 대학생 수준인 셈이지. 그걸 뭐 하러 벌써 부터 말해주냐고? 다 이유가 있어.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마.


이제 a , b ,c 가 자연수가 아니라, 정수일 때까지 확장해서 자유자재로 풀어볼 수 있지. 아래의 식들 마다, 참이 되는 x 를 찾아 보거라.

이 정도는 충분히 설명이 되었을 테니까 풀었을테지? 자, 그럼, 이제 정수의 곱과 지수셈의 법칙을 깨달았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 !

여기까지는 충분히 잘 풀어서 꼭 맞는 배우 x 를 찾았을 것이고, (아닌가? ) 이제 지수셈의 법칙들을 잘 이해했나 보게 마지막으로...

자. 다 되었니? 여기까지가, 바로 지수셈이 정수까지 확장된 경우에 대해서 다 본 것 같구나.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호기심이 발동할텐데, 어땠니?

라는 희곡에서 a, b 라는 배역에 유리수까지 되면 어떻게 될까?

예를 몇 개만 들어볼까?

어떠니? 어떻게 될 것 같아? 명훈이 혼자 한 번 해보겠니? 스스로 해보고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할 수 없는지만 보면 충분할 것 같아. 사실 라는 희곡은 좀 묘해. a 와 b 에 맞는 배우들을 잘 선발하지 않으면 상당히 문제가 복잡해진단다. 가장 간단한 경우인 a 가 자연수이고, b 가 정수일 때 이미 조금 꼬였지. 그래서 푸느라고 이런 저런 설명을 했던 것이잖아. 그런데 그 지수인 b 자리에 유리수가 오면 문제는 그보다 더 꼬인단다. 어떻게 될까 과연?

앞의 예에서,

라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것이 어떻게 될까? 하는 문제는 지금 우리가 만지작거리기엔 너무 거친 것 같아. 보이긴 하는데 그리 도전하기엔 장비를 갖춰야 할 것도 많고 힘도 조금 더 길러야 해. 그럼 어떻게? 하.하. 잠시 접어두고 넘어가자는 것이지. 대신 열심히 운동도 하고 씨도 뿌리고 가꾸어야겠지. 나중에 적당한 시기에, 명훈이에게 '수학 근육'이 붙고, 열매를 따서 필요한 장비가 갖춰지면 그때 다시 도전해보자. 하지만, 처음 문제를 만난 바로 여기서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을 거야. ' 과연 어떻게 될까?'

오늘 편지는 여기서 멈출까 해. 다음 편지엔 그동안 응큼슬쩍 넘어갔던 '문자의 계산' 또는 '항과 식'의 세계를 알아보기로 하자. 어제 편지를 시작한 날, 그러니까, 水요일은 흐릿했단다, 또 비가 올까 했어. 조마조마 했는데, 안오더라. 자기 전, 에그 싱거워, 하고 잠자리에 들었단다. 오늘 목요일은 아침 일찍 깼어. 막 해가 뜨려고 할 때, 고요한 세상에 파란 빛이 먼저 찾아와 스며들 때, '오늘은 날이 참 좋겠구나' 짐작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놀랍도록 아름다운 날이야. 산과 바다가 손을 뻗으면 잡힐만큼 가깝구나. 하늘도 바다도 너무나 순수하게 파랗게 빛나서 감히 쳐다 보기가 조심스러울 지경이야. 그래도 그러면 안되지. 이제 삼촌은 바다가를 따라 산책을 나가려고 해. 저 푸른 바다와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닮아 파랗게 씻어 들어올테야.

안녕히 ~ 내 사랑하는 조카 !

산책 나가는 길에 삼촌이.



수학 편지 대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