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g Su Il: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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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7일 (수) 22:38 기준 최신판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올해는 정축년. '소의 해'요. 한때 황황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에게 이 '소의 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牛步千里)' . 즉, 꾸준한 노력으로 성과를 이룬다는 이 성어를 반추하고 음미하면서, 우리는 이제 충격과 비탄에서의 허둥거림을 그만두고 황소처럼 묵직하고 참착하게 앞만 내다보면서 걸어가야 할 것이오. 하나하나를 새로이 출발하고 새로이 쌓아간다는 심정과 자세로 과욕과 성급함을 버리고 천릿길에 들어선 황소처럼 쉼없이, 조금도 쉼없이, 오로지 앞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할 것이오. 그럴 때 우리의 믿음, 우리의 의지, 우리의 희망, 우리의 모든 것이 참말로 '소가 밟아도 깨지지 않게(牛步不破)' 굳건히 다져지고 꿋꿋해질 것이오.
학문에 잠심몰두
이렇게 보면 상아탑 교실이나 연구실에서 안온하게 학문의 길을 걸어온 처지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학문적 비전을 세우고 부단히 도전해왔소. 무언가 하나라도 일구어 후세에 남겨놓아야겠다는 의욕과 선진국들을 따라잡고 뛰어넘어 앞서야겠다는 오기도 생겨, 시간만 있으면 말 그대로 학문에 잠심몰두(潛心沒頭) 했소. 이에 따른 약간의 성과는 나로 하여금 학문의 심연 속으로 자꾸자꾸 더 깊이 빠져들어가게 하고, 그 천착으로 일로매진케 했소.
그러나 나는 결코 학문의 총림(叢林)에서 무위(無爲)의 낙과(落果)가 될 수는 없소. 어짜피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나는 학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사람이니까.
오늘의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부와 명예를 다 거머쥘 수 있는 가도를 거침없이 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모든 것을 주저없이, 후회없이 단념하고 고국에 돌아왔소. 굳이 내가 그렇게 한 것은 지성인으로서 시대와 역사 앞에 지닌 민족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나는 환국을 신청하면서 중국측에 떳떳이 밝혔던 것이오. (...) 그러나 나는 그러한 위협에 추호의 동요도 없이, 후퇴도 없이 정면으로 맞받아나갔소.
저서와 역서의 서문들 모음
-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서문
- 씰크로드학 서문
-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 서문
-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서문
- 고대문명교류사 서문
- 이슬람 문명 서문
- 이븐 바투타 여행기 서문
- 중국으로 가는 길 서문
- 문명교류사 연구 서문
- 세계한국학대회 기조연설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