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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ha (토론 | 기여)님의 2007년 3월 22일 (목) 15:51 판 (→‎'연산'에 대한 부연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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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 이야기의 틀 로 돌아가기


앞에서 집합들의 관계와 연산에 대해 정의와 예를 간단히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그것에 대해 더 살을 보태 보려고 한다. 정리나 특별한 개념보다는 예들과 문제들 중심으로 엮어질 것이다. 사족이 될 수도 있겠다 싶지만, 호흡을 가다듬는 뜻도 있고 학교에서 보통 이 부분에 관심을 더 두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도 같다. 이 관심 없는 사람들은 넘겨도 된다.

'관계'에 대한 부연설명

원소 관계

우리는 집합론에서 가장 기초적인 관계 중 하나로 들어있음 관계를 보았다. 이 관계는 원소와 집합 사이에 이루어져 참-거짓인 의미를 낳게 된다. a A 는 원소 a 가 집합 A 에 들어 있다는 뜻이다. 대개의 경우 이는 별 문제를 안일으키고 직관적으로 분명한 것 처럼 보인다. 앞의 예에서 나왔듯이

A := { 7, ㄱ, 낫 }

이라는 집합에 대해서는

' 7 A' 거나 'ㄱ A' 거나 '낫 A' 들은 모두 참이고,
'은하철도 999 A' 나 ' a A' 나 ' 삽 A' 라는 문장들은 모두 거짓이다.

명쾌하다. 도대체 무슨 문제거리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집합'이라는 것이 미리 주어진 어떤 것이 아닌 경우에 주목해야 한다. 조건이 제시될 때 집합이 정의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경우를 보자.

{ x | = 1 } = { 1, -1 }
{ x | = -1 } = { }

x 가 실수일 때에서만 본다면, 위에서 어떤 것이 참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가?

다른 경우도 있다. 집합과 원소의 정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그럴 경우, 어떤 집합 X 에 대해

X X 와 X X 는 참일까? 거짓일까?
{ X | X X } 는 어떤 집합일까 ?

생활 속의 원소관계

어쨌든, 원소와 집합의 관계는 알게모르게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따져보는 관계다. 어쩌면 우리나라 처럼 '소속'을 물어보는게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유난히 더 그렇다. 사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 '집합'이라는 것이 정의가 모호할 때가 있는데도 일단 '어느 집합에 속해' 있는지 궁금해한다. 신기하다. 예를보자.

너 몇살이야? 너 어느 학교 다녀? 몇학년 몇 반이야 ?
너 고향이 어디냐? 어느 학교 나왔어?
직업은 뭐예요 ? 무슨 부서에 일하세요? 대리예요, 과장예요? 아, 사장님이세요 ?
oo 포탈에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회원 가입하시고 카페 가입해주세요.

이런 것만 해도 '집합의 성격'이 상당히 분명한 경우다. (과연 그런가?) 그러나 아래의 경우는 뉘앙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강한데 집합의 성격은 불분명한 경우다.

그 사람 전라도이래. 그 사람 경상도이야 ? 그 사람 충청도 사람이라던데.
그 사람 우리 '과'야.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연산과 결합시켜서 그 사람의 성격과 능력까지도 어느 정도 유추해 보기도 한다.

그는 고향이 어디고, 무슨 고등학교를 나와 몇 년에 무슨 대학교 무슨 과에 다니고 무슨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어느 직장에 들어가 무슨 과에서 일했고 계급은 무엇이고 어떤 까페에서 들어가 활동을 하고 종교는 무엇이고...

사실, 학교나 회사에 제출하는 개인 기록 카드라는 것이 대체로 이런 식이다. 그러니 세상의 모든 집합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만 있다면 '원소'들은 얼마나 쉽게 파악되겠는가?

어떤 집합에 원소가 들어가거나 안들어가거나 둘 중 하나만 되어야 하나?

집합은 보통 원소가 그 집합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지 아닌지에 명확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a A

은 참이거나 거짓이거나 해야한다. 그래서 보통,

{ x | x 는 아름다운 사람 }
{ x | x 는 젊은 사람 }

이라는 집합은 P(x)의 문장이 '모호해서' 참거짓을 말할 수 없고 따라서 집합의 영역에서 추방하곤한다.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집합 자체를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다 마찬가지 였는데, 하필 여기서만, 원소들에 따라

x A

의 참거짓을 말하기 모호하다는 이유로 그런 것은 집합에서 아예 다루지 않다니. 다행히 수학이란 그렇게 삭막하고 무미건조하지 않다. 그리고 창백한 박제를 다루는 학문이 아니다. 야생의 세계로 뛰어나가 함께 달리는 학문이며 그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려는 '모험가' 정신을 기본으로 한다. 보통 사람들에게 잘 이해가 기호를 써서 엄격하게 논리적으로 따지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런 방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두려워하거나 무관심 할 뿐이다. '수학이 무미건조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연인이 공원에 앉아 영어로 재미있게 말장난을 주고 받는데, 우연히 옆을 지나던 어떤 이가 아 재들 정말 짜증나 ! 라고 하는 것이랑 크게 다를 것없다. :)

말이 새나갔다. 다시 돌아가자. 고전적인 포함관계는 들어있다와 아니다로만 구분하였다. 다시 말하면 a 가 100% 들어있거나 아니면 0% 들어있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꼭 그럴 필요없이 어느정도 모호성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집합 개념을 생각했던 사람이 나왔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것이 fuzzy set 이다. 예들들어, 방 안의 온도, 어느 동아리의 젊음 같은 것들은 '어느 정도'로 표현될 수 있다. 이런 개념을 도입해서 적절한 기호와 표시 방법을 생각하면 이런 '모호성'을 수학적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물론 여기서는 집합이나 원소를 표시하는 방법을 더 정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연산과 포함관계도 그에 맞게 바꾸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야 한다. 어쨌든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었으니 기술적으로 복잡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집합의 영역 안으로 끌어올 수 있고 흥미로와지기도 한다. 여기까지. 여기서 한발만 더 내딛으면 우리의 여행길이 너무 미로처럼 엉킬지 모른다.

포함 관계

또 하나는 집합 사이의 관계, '포함'을 뜻하는 관계다. 포함 관계의 정의에서 말했듯, 집합 A 의 모든 원소가 집합 B 의 원소이기도 하면

A B

로 쓴다. 이런 현상도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나는 oo 학교 학생이고, 그 학교를 포함하는 해운대구의 구민이고 부산시의 시민이며,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지구에 사는 생명체이며 태양계의 생명체고 ...

이는 결국

{ 나 } { oo 학교 학생 } { 해운대구의 구민 } { 부산시의 시민 } { 대한민국의 국민 } { 지구 생명체 } { 태양계의 생명체 } ...

뿐만 아니다. 지금도 그런 표를 외우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중학교 1학년 생물시간의 악몽을 잊을 수 없다. 중학교 입학하고 첫 생물시간. 생물선생님은 수업에 들어오자마자 칠판에 가득 썼다. 그 악몽을 오늘에 되살려보자... 되살리고 함께 아픔을 나누고자 했는데 결국 생각이 안난다. 어쨌든, 이런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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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무슨 1-1-3 목...

... 이 수는 위에서 대충 쓴 것보다 몇 배 길었고 노트를 몇 장을 채울 정도였다. 그리고 숫자대신 모두 문자였으며 동물계도 있다. 생명의 과학적 신비를 알아가는 대신, 시간마다 위의 표를 나와서 정해진 만큼 외어야 했다. (못외우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대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느님의 하느님에게. 다시 집합으로 돌아가자. 앞의 표를 집합으로 나타낸다면 이런 모양이 될 것이다.

무슨무슨 1-1-1-1-1-1 종 : = { 예1, 예2, 예3, 예4 ,... }
무슨무슨 1-1-1-1-1 속 := { 1-1-1-1-1-1 종, 1-1-1-1-1-2 종, 1-1-1-1-1-3 종 , ... }
무슨무슨 1-1-1-1 과 := { 1-1-1-1-1 속 , 1-1-1-1-2 속, 1-1-1-1-3 속, ... }
무슨무슨 1-1-1 목 := { 1-1-1-1 과, 1-1-1-2 과, 1-1-1-3 과, ...}

... 그렇다면 포함관계로 나타낼 수 있고.

{ 예1, 예3 } 무슨무슨 1-1-1-1-1-1 종
{ 1-1-1-2 과, 1-1-1-3 과, ...} 무슨무슨 1-1-1 목

와 같은 식이다. 별이나 공장의 생산품 들도 모두 이런 식으로 '포함'의 관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 모든 정사각형} { 모든 직사각형} { 모든 평행사변형} { 모든 사각형} { 모든 다각형 } ...
자연수 집합 정수집합 유리수집합 실수 집합 복소수 집합
: { 모든 미분가능한 함수 } { 모든 연속인 함수 }

포함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을 보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수학적 대상들이 등장하면 관심있는 다른 집합들과 비교하는 것은 매우 기본적이고 중요한 확인 사항이다. 예를들어

{ 모든 마름모 } 과 { 대각선이 수직으로 교차하는 평행사변형}

이라는 두 집합이 있을 때, 두 집합을 나타내기 위한 조건은 달랐지만, 이 둘이 같다는 것을 보인다. 이것을 위해서

어떤 마름모에 대해서도 그 대각선이 수직으로 교차하는 평행사변형이고 ( 방향 증명)
대각선이 수직으로 교차하는 평행사변형은 마름모일 수 밖에 없다는 ( 방향 증명)

사실을 밝혀야 한다. 또는

A := { 어떤 두 자연수의 제곱꼴인 소수 } 와 B := { 4n + 1 꼴의 소수 }

집합 A가 집합 B 를 포함하고 B 도 A 를 포함한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두 자연수의 제곱꼴인 소수면, 4n + 1 꼴 일 수 밖에 없고,
4n+1 꼴의 소수면 반드시 어떤 두 자연수의 제곱꼴 일 수 밖에 없다

는 성질을 증명해야낟다. 이 두 집합이 같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 Fermat-Euler 정리 다.

수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이런 '포함관계'의 예는 점점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A := { x | P(x) } B := { x | Q(x) }

이면

어떤 원소가 집합 A 에 들어있다는 집합 B 이기 위한 충분한 조건이고
어떤 원소가 집합 B 에 들어있다는 집합 A 이기 위한 필요한 조건이다.

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들어

A := { 십진법에서 0 으로 끝나는 자연수} B := { 5의 배수 }

인 것은 명확한데, 어떤 수가 0 으로 끝난다면 그 수는 5의 배수일 충분한 조건을 만족한 것이다. 또는 충분히 5의 배수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수가 5의 배수라면 그 수가 0 으로 끝날 필요한 조건은 만족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연산'에 대한 부연설명

우리가 주목하든 주목하고 있지 못하든 일상 생활 속에서 집합의 연산은 흔하게 일어난다. 예를들어

A 라는 신문을 보는 사람들 중 나이가 30대인 대한민국 남자가 이번 투표에서 X 라는 후보를 찍은 것을 보면....

라는 식이다. 이는 A 라는 신문을 보는 사람 집합과, 30 대 나이를 가진 대한민국 남자들 집합의 양쪽에 겹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X 후보를 찍은 사람들의 집합의 성격을 보거나, 아니면 그 셋의 상관관계를 통계 수치로 분석한다는 말이다.

같은 자리에서 별을 관측한다고 하자. 어떤 날에 보이는 별들의 집합, 그 다음 날에 보이는 별들의 집합, 그 다음날, 그 다음날... 이렇게 측정했을 때, 항상 보이는 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도

{ 1월 1일 별들의 집합 } { 1월 2일 별들의 집합 } { 12월 31일 별들의 집합 } = { 변하지 않은 별들 }

그래서 이 변하지 않은 별들의 집합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적 가치를 갖는 조선시대의 천문관측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네 동심원 중 가장 중심원에 그려진 별들이 바로 그 별들이다. [1]

뿐만아니다. 예를들어

{ 이 좋아하는 시 목록 10개 } { 가 좋아하는 시 10개 } { 이 좋아하는 시 목록 10개 }

을 뽑아 겹치는 것이 많은 시를 '애송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금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예를 들었다. 그만하고 수학적인 예로 들어가보자. 유클리드 평면에 어떤 삼각형 ABC 이 있다고 하자.

{ 변 AB 에서 수직이등분선 } { 변 BC 에서 수직이등분선 } { 변 AC 에서 수직이등분선 }

이 집합들의 겹침 연산(곱연산)을 하면 항상 하나의 원소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 또 각의 이등분선들의 집합들의 곱연산의 결과는 ? 또

은 무엇을 뜻하는가? 기하학에서는 위에서 말했던 '집합의 겹칩' 또는 '교집합'을 '교점'이라고 부른다. 좀더 복잡하고 흥미로운 예는 이런 것이 있다. 어떤 삼각형 ABC이 주어졌다고 하자.

{ 꼭지점 A와 B 를 지나는 원 } { 꼭지점 B와 C 를 지나는 원 } { 꼭지점 A와 C 를 지나는 원 }

이 원이 삼각형 안에서 한 점에서 만날까? 만난다면 어떤 경우에 만날까? 한 점에서 만나는 경우를 페르마-토리첼리-쉬타이너 점 이라고 부른다. 아주 흥미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라는 집합은 사실

와 같고,

이라는 문제도 바꿔 생각하면

의 해를 구해 그 중 하나라도 만족하는 원소들에 대한 합집합으로 볼 수도 있다.

만약

A B

면, 주어진 집합 A , B 에 대해, 어떤 집합 C 가 있어서

B C = A

가 참이되는 경우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집합 B 를 구성하는 P(x) 에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어떤 다른 문장 Q(x) 를 제시하면 집합 A를 얻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집합 A 의 성격은 그 나름대로 주어지기도 하겠지만,

A:= { x | P(x) 이고 Q(x) }

로도 정의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만들어 보라.

기타

앞에서 연산들로

를 예로 들었다. 그것들에 대한 예를 생각해보시오.


집합 이야기의 틀 로 돌아가기


Note

  1. 지도를 그릴 때도 마찬가지지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평면에 그리게 되면 모양일 일그러진다. 어느정도 얼마나 일그러지고 어떻게 해야 전체적으로 최대한 비슷하게 그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것은 수학적으로 복잡한 계산을 할 수 밖에 없다. Projective_Geometry 에서 함께 더 공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