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ger
수의 확장 : 정수와 유리수
다시, 우리가 '자연수 세계'라고 불렀던 세계로 돌아가보자. 가장 기초적인 개념으로 하나, 둘, 셋 ... 과 같은 '자연스러운 수' 를 받아들렸다. 그 '수'라는 개념을 기호로 나타내는 방법은 많았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표현인 십진법으로 1, 2, 3, ...과 같이 표현하기로 했다. 그것들을 모두 묶어 이라고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그리고 가장 기초적인 연산으로 덧셈과 곱셈을, 그것들을 비교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비교 관계로 '같음'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우리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간 세계의 명패는 이렇게 쓸 수 있었다.
이미 받아들인 그것으로부터 우리는 새로운 연산과 새로운 관계들을 정의하면서 넓혀가게 된다. [1]
같지 않은 관계를 갖는 수들을 위해 '크다' 관계를, 그리고 함수적 관계인 연산으로 뺄셈과 나눗셈을 추가한 것이다.
이런 과정은 번개가 치듯 어느 날 어떤 한 사람이 이루어 놓은 것이 아니다. 생활에 필요하거나 진리를 탐구하면서 더 나은 것을 찾아가는 수천년의 과정을 몇마디로 정리해본 것이다. 이제 이를 더 확장한다. 자연수라는 대상은 정수와 유리수, 나아가 실수와 복소수까지 확장된다. 물론 '수학적 필요'에 따라 더 확장될 수도 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도대체 무엇이냐, 당장 보게 해달라, 당장 들리도록 해달라' 라고 말하는 것은 억지가 되었다. 오랜 세월 그런 과정을 겪어오면서 우리는 되려 이런 질문으로 답을 하게 되었다. ' 왜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이미 받아들이고 탐구하였던 수학의 대상들은 저마다의 길을 놓았다. 그 길을 따라 가다가 길없는 곳에 서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계로 발견하고 넓혀갔다. 그리고 그 세계의 성질을 연구하면서 그에 걸맞은 '수학'이 탄생하고 발전한다. 거기서 예상치 않았던 않았던 아름다운 진실들이 발견되어 놀라기도 하고 그 열매는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2] 수의 세계로 뻗은 길을 따라 함께 더 나가보자.
수의 확장 : 정수와 유리수
수의 개념을 확장해가는데 확장하는데 큰 걸림돌은 '현실적으로 과연 그것이 무엇이냐?' 고 묻는 태도일 것이다. 이미 익숙한 세계로 '없어보이는' 대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수에 대한 개념이 현실에서 '몇 개'를 '세거나', '길이나 무게를 각을 측정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행위로부터 생겨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수와 덧셈도 그렇고 덧셈에서 곱셈의 개념을 생각하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현실 속에 머물러 있으면 날개를 펼쳐 수학의 드넓은 세계로 날아가기 어렵다. '눈으로 보고자 하는 직관'이 무거운 쇠구슬을 단 족쇄처럼 우리 발목을 감게 된다. 왜 그런가?
정수, 유리수를 '눈으로 보듯 하려면' 댓가를 치러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정수와 유리수 개념을 '현실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예로 들어 설명하지만, 이런 설명은 어느 정도에 가면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벽으로 쳐진 세계에 머물면 된다. 우리가 받아들인 자연수의 개념과 연산으로 2-2 를 했을 때, 이런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 '뺄셈'은 할 수 없다, 고 정해버리면 그만이다. 그런 태도는 바로 그런 좁은 의미의 뺄셈만 하는 세상에 머물게 한다. 그 세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기나긴 역사를 보면 인류란 그런 것에 만족을 하지 않았다.
오래 전 중국이나 인도, 그리스에서는 어떤 방정식을 풀어 답을 구하는 것은 중요한 계산 문제였다. 예를들어 땅의 면적을 재고 그것을 더하고 빼는 같은 실용적인 목적에서도 방정식 계산은 기본적으로 중요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로 편리하게 표시하고 계산할 수 있는 기호가 발달하지 않았다. (0 도 아직 없던 시절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때 사람들도 벌써 어떤 이차 방정식이건 그 계수인 a, b, c 만 알면 풀어낼 수 있는 알고리듬을 찾으려했고 찾아내었다! 계산 중간 과정에 자연수에 없는수의 존재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알고리듬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진다.[3]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음수 개념을 쓴 기록이 남아 있다. 1세기 경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6세경 이미 인도에서는 음수의 연산을 했고 10세기경 아랍에서는 음수 연산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교역이 발달하면서 빚(부채)의 개념을 수량으로 인식하고 계산해야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중세의 기록들을 보면 17세기까지 음수란 '들을 수도 볼 수 도 없는 수'로 좀처럼 수로 인정이 안되었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수를 현실의 어떤 대상을 세거나 측정하는 도구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17세기 '수직선'이라는 개념으로 수를 어떤 모델로 빗대어 보는, 그래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고 받아들이기까지 음수는 무시당해왔다.
유리수는 사정이 어떤가? 물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어떤 자연수 a를 어떤 자연수 b로 나눈 수의 관계를
로 써왔다. 그러나 그 의미는 '측정'과 뗄 수 없는 개념이었다. [4] 이것은 우리가 딛고 올라야 할 사다리와 같다. 그것을 고집하고 있는 이상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없다. 예를 들어,
과 같은 연산을 '빵 11개를 23명이 나눠 먹을 때 한 사람이 먹는 양과, 77개를 13명이 나눠먹는 양을 더한다'라는 식으로 매번 그 뜻을 해석해보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유리수들끼리 곱셈은 또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게다가 나눗셈의 현실적인 뜻은 더 난해해진다. 예를들어
은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뜻하는 바를 일일이 해석할 수는 없다. 수학은 커녕 '산수' 계산만 해도 버겁다. 엄격하지만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날개짓하기는 커녕, 한발짝 떼기도 어렵다.
수직선 모델
이제 정의로 넘아가기 전에 잠깐 멈춰 17세기 사람들 처럼 '수직선 모델'로 앞으로 이해할 내용의 기초를 다지자.
0의 오른쪽이 양의 정수(positive integer), 왼쪽이 음의 정수(negative integer)[5]라고 부른다. 자연수와 같은 양의 정수는 +기호를 붙이거나 안붙일 수 있고, 음의 정수는 자연수 기호에 음수 기호를 붙인 것이다. 다시 말해 수는 떨어진 만큼을, 수 앞에 + 기호가 붙었거나 기호가 없을 때는 오른쪽, -부호가 있으면 왼쪽을 뜻하는 것으로 한다. 그리고 정수와 정수 사이를 n조각으로 같은 조각으로 나누어 유리수를 나타낼 수 있다.
위의 모델로 '정수'와 '유리수'를 볼 수 있다해도 그것의 연산까지 넓히자면 설명한 모델을 어떻게 적용해야하는지 여러방법으로 찾아야 한다. 자연수의 덧셈의 경우 a + b 일 때, 수직선의 a 에서 출발해서 b 칸 만큼 옮겼을 때 있는 점과 대응한다고 이해하면 되고, ab 는 a에서 출발해서 a 만큼씩 b 번 옮겨가 대응하는 수직선위의 점이라고 이해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정수와 유리수에 대해서도 이런 해석이 과연 가능할까? 이에 대해서는 좋은 시절이 올 때까지 여기서 다루지 않기로 한다. :) 이제 보다 논리적인 설명으로 넘어가기로 하자.
절대값
위의 수직선 모델에서 어떤 수 x에 대해 방향에는 관심이 없고 절대적으로 떨어진 정도에만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다음 논의를 해가는데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서 절대값이라는 개념을 짚어보자.
- 정의 : 주어진 수 x에 대해 떨어진 정도만 나타내는 값을 'x의 절대값'이라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2)의 절대값은 2고 +2의 절대값도 2다. 그러나 이는 모델을 통한 설명일 뿐, 원칙적으로 올바른 정의는 아니다. 다시 정의해주면
- 이면 x의 절대값은 x 다.
- 이면 x의 절대값은 (-1) x 다.
모델에서 이해하였듯 주어진 수에 대해서 부호를 무시한다는 말이다. 기호로는
로 쓴다.[6]
정수와 유리수를 정의하기 위한 일반화
우리는 그동안 자연수 세계에서 페르마 소정리나 다른 정리에서처럼 특수한 정리에서 더 일반화한 정리를 내어 더 넓은 범위에 까지 쓰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었다. 마찬가지로 수의 세계도 더 일반화하는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우리가 자연수 세계에서 뺄셈 연산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보자. 물론 직관적으로 '뺄셈'이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논리적으로 조금 더 탄탄한 기초 위에 세우려고 우리가 했던 노력을 되짚어보면, 어떤 자연수 a, b에 대하여
인 자연수 c가 있으면 그때 a, b의 '관계'를 ' b보다 a가 크다'라고 했고, 기호로
로 썼거니와, 그런 c를 찾는 셈(연산)을 '뺄셈'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어떤 자연수 a, b에 대하여
인 c가 있으면 그때 a, b의 관계를 'a는 b로 나뉜다'라고 하고, 기호로
했고 그런 c를 찾는 셈을 '나눗셈'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자연수의 세계를 더 편하게 볼 수 있게 했는데 그랬더니 문제가 생겼다.
- 어떤 자연수 a, b에 대해 기초 연산인 덧셈이나 곱셈한 결과 자연수만 생성한다.
그런데, 뺄셈과 나눗셈은 어떤가?
- 어떤 자연수 a, b에 대해 뺄셈과 나눗셈의 결과 자연수만 생성하다고 말할 수 없다.
만약 조건을 붙여서 a가 b보다 크다면, a - b는 자연수를 생성하고, a가 b로 나뉜다면 자연수만 생성하겠지만, 그 관계를 미리 알 수 없는 경우들이 잦다. 이는 수학의 세계를 탐험하는데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실제로 예전 사람들은 2 + x = 4과 같은 방정식을 푸는 답을 쉽게 찾았지만, 4 + x = 2 와 같은 경우 '답'이 없다. 또는 '풀 수 없다'라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2 * x = 4 와, 4 * x = 2의 경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가 컴퓨터로 뺄셈과 나눗셈에 대하여 프로그래밍을 한다고 상상해봐도 금새 알 수 있다. 자연수만 아는 컴퓨터가 덧셈 알고리듬으로 뺄셈의 값을 찾는다고 하자. 만약 입력 값이 a에 2, b에 4가 입력될 경우 이 컴퓨터는 답이 없음이라고 하거나 끝없이 돌고돌 것이다.
자연수 세계에 머무르면서 이런 제약안에 있을 것인가? 수학 세계는 우주와 같아서 우리가 그렇게 불편하게 살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쩌면 수학이 수학 세계의 아름다움과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정수와 유리수로의 확장하도록 사람들을 유도했는지도 모른다.
주어진 모든 자연수 a, b에 대하여
인 방정식이 항상 해가 있게 수를 확장해보자. 또
인 방정식도 항상 해가 있게 수를 확장해보자. 확장하고 그 수들에 대해 '적당하게' 연산을 정의해 준다면 우리는 4개의 기본 연산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고 방정식 문제를 푸는데도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제 이 수와 연산을 정의하고 기본 성질을 보는 일이 남았다.
정수, 유리수의 정의
정수와 유리수를 어떤 모델로 이해하든 상관없이, 여기서는 정수와 유리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여 받아들인다.
- (정의 : 정수) 어떤 자연수 a, b 에 대해서도 a + x = b 가 참이도록 하는 수 x 를 정수라 한다.
- (정의 : 영) 만약 a = b 면 그때의 x 를 '영'(zero)이라 한다.
- (정의 : 유리수) '영'이 아닌 정수 a 와 정수 b 에 대해서 ax = b를 참이도록 하는 수 x 를 유리수라 한다.
이렇게 정의하는 방법은 '대수적 연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음수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이냐, 그런 수를 도입하는 것이 좋으냐 나쁘냐 하는 논쟁에 대해 음수를 변호하는 생각하나를 보탠 것이다. 음수를 도입하면 어떤 자연수에 대해서도 최소한 a + x = b 는 항상 해를 찾을 수 있게 되어 대수적 연산이 많이 쉬워진다. 유리수로 확장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수를 도입해서 같음(=), 크기(<)와 같은 비교 관계, 덧셈, 곱셈과 같은 기초적인 연산을 정의해서 새로운 수학의 세계를 만들어서 그 안에 어떤 논리적 모순도 안나오고 흥미로운 사실들이 쏟아진다면? 그것을 통해 자연수 세계 자체의 성질을 더 정확히 알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면? 게다가 현실적으로 응용할 도구가 더 많아진 것이라면? 도대체 왜 그 수를 인정하지 않아야 한단 말인가? 이런 관점은 이쪽에서 보면 뺄셈이나 나눗셈 연산을 자유롭게 해주고, 다른 쪽에서 보면 방정식을 자유롭게 해준다고 볼 수 있다, 수학은 자유롭고 싶어한다.
- (예) 다음의 식이 참이되는 x 를 찾는다고하자. 다시 말해 방정식을 풀어본다.
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 만약 a + x = b 가 항상 해를 갖는다는 보장이 없으면 다음 계산으로 넘어갈 수 없다. 실제로 위의 계산을 계속 이어서 우리는 아래와 같이 한다.
그런데, x 가 2 인 경우, 앞의 식에서 도 도 연산을 할 수 없다. 자연수 세계에 머물러 있다면 식의 연산 자체가 별로 할만한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런데 정의대로 정수까지 확장한다면 이런 문제는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 이런 논리는 앞으로 유리수, 실수, 복소수로 확장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쨌건 정의에 따라 그런 수가 있다고 하면 지금까지 자연수 세계에서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수들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이 새로운 수를 기호로 나타내야 할 차례다. 자연수를 나타내는 방법을 응용한다. 자연수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10진법을 쓰기로 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그것을 그대로 쓰기로 한다.
정수에 대해서는 자연수 앞에 부호 - 와 + 를 붙여 쓰기로 한다. 3 + x = 2 의 경우, 우리가 궁금해하는 수 x 는 '떨어진 정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그냥 - 부호를 붙여 -1 로 쓰면 된다. 2 + x = 3 의 경우는 +1로 쓰거나 + 부호를 생략해도 된다. 정리하면 정수를 나타내는 방법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중 하나다.
- 정수의 정의에서 b > a여서, x가 자연수면 + 붙이고 쓰거나 부호 없이 써도 된다.
- 정수의 정의에서 a > b여서, x가 자연수가 아니라면 a-b를 하고 난 자연수 앞에 -기호를 붙여 쓴다.
유리수는 주어진 a 와 b 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담고 있다. 2 x = 3의 경우 로 쓴다.
- 유리수 집합에서 x는 항상 으로 쓴다. 이 때 a 는 0 이 아니다.
그렇다면 앞의 정의를 수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쓰면,
자연수 세계에 없던 새로운 수가 나타났다. 이 수들은 아직 어떻게 셈을 해야할지 모른다. -1-1 이나, 란 어떤 연산을 하라는 것일까? 이제 '더 넓어진 수'들에 대해 연산과 관계를 정의할 차례다. 이에 앞서 한가지 이해하고 넘어가자.
주목해야 하는 점은 어떤 유리수에 대해서도 0이 아닌 k 에 대해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리수의 정의를 생각하면 자명하다. : 는 bx = a 를 뜻한다. 따라서 bx 와 a 의 양쪽 항에 모두 k를 곱해도 같음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 (bx) k = ak
이고 곱셈의 교환법칙과 결합법칙에 따라,
- (bk)x = ak
이고 이 때의 x 는 위의 x 와 마찬가지다. 따라서 . 예를들어
따라서 하나의 유리수를 나타내는 기호는 하나가 아니다. 지금까지 자연수와 정수를 표기할 때 나오지 않았던 별로 썩 내키지 않은 성질이 유리수에서 등장한 것이다. 그렇지만 안심해도 된다. 이 표기법이 유리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도록 할만큼 괴상하지는 않다. 이 표기법은 지금까지 써왔고 특별한 문제가 없고 그것을 '항과 식' 으로 연장해도 그 성질을 알아가는데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우리도 앞으로 이 방법을 계속 쓰기로 한다.
그런 표기법은 장점이 크다. 같은 유리수를 나타내는데 끝없이 많은 방법이 있기 때문에 비롯되는 별스러운 성질이다. 최대공약수, 최대공배수에서 주어진 두 정수에 대해서 항상 최대공배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알고리듬도 알기 때문에,
- 어떤 다른 두 유리수 x, y 에 대해서도 분모를 같게 할 수 있다.
이를 '통분'한다고 보통 이야기한다. 예를들어
가 있으면 2 와 7 의 최소공배수는 14 이므로 위의 을 분모가 14인 표현으로 바꾸면,
이다. 자, 이제 유리수의 덧셈과 곱셈과 같은 연산, 같음과 크기와 같은 비교 관계를 정의하기에 개념이 충분히 잡혔다. 좋다.
정수 세계, 유리수 세계
우리는 자연수에서 정수와 유리수로 수를 확장하였지만, 마찬가지로 자연수 '세계'에서 처럼 연산이 정의되어 정수와 유리수에도 생명의 바람을 불게 하고 싶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수들에 대해 연산을 정의해 주어야 한다. 덧셈과 곱셈을 정의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뺄셈과 나눗셈은, 자연수 세계에서 하였듯이 그렇게 정의하면 된다.
정수에서의 연산
- 덧셈
정수는 자연수에 비해 음수들이 새로 추가된 것이다. 정수는 자연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정수 중 자연수 부분의 덧셈은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 있게 해주어야 합리적이다. 따라서 자연수에서의 덧셈이 그래도 적용되면서 같은 논리가 관통하도록 새로운 원소들 사이의 덧셈연산을 정의해주어야 한다. 위의 수직선 모델을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수직선 모델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모델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모델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내리면 된다.
- a, b가 모두 양의 정수라면 a + b 는 자연수에서와 같다.
- a, b가 모두 음의 정수라면, 다시 말해 a = -a', b=-b' 이고 a',b'는 자연수라면a' + b'를 연산하고 그 앞에 -를 붙인다. -(a'+b')
- a, b 둘 중 하나가 음수라면, 기호를 빼고 남은 자연수 부분만 본다. 차이 만큼을 연산한 결과에 음수 쪽이 더 큰 수 였으면 그 앞에 - 부호를, 양수 쪽이 더 컸으면 +를 붙이거나 기호 없이 쓴다.
그렇다면 뺄셈은 어떻게 할까? 예를 들어 2 - (-3)은?
이는 뺄셈의 정의에 따라 (-3)에 얼마를 더하면 2가 나오겠는가? 라는 물음과 같다. 다시 말해
는
라는 말이다. 덧셈 연산으로부터 거꾸로 유추해서 셈할 수 있다. 따라서 결과는 +5다. 일반적으로 계산을 쉽게 하려면 어떤 수 a 에서 음수 b(다시 말해 - b'이고 b'는 자연수)를 뺄 때는 a + b'하면 된다.
- 곱셈
덧셈보다 더 간단하다.
- a, b가 모두 양의 정수라면 자연수에서와 같다.
- a, b가 모두 음의 정수라면, 다시 말해 a = -a', b=-b' 이고 a',b'는 자연수라면 a'와 b'를 곱셈한 결과다.
- a, b 둘 중 하나가 음수라면, 기호 빼고 나머지만 곱한 결과 앞에 -붙인다.
덧셈과 곱셈을 정의하였는데 다른 건 수직선 모델을 통해서 설명하기 쉽지만 걸리는 부분이 곱셈이다. 왜냐하면 자연수에는
를 a를 b번 더한다는 '모델'을 써서 곱셈을 해석해보았는데, 만약 b가 음수라면 이것은 말이 안된다. 이는 모델로서 설명하는 것 보다, 우리가 정수를 '정의'하였듯이 정수의 곱셈을 정의하게 된 배경을 생각해 볼 때 더 이해가 쉬울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수는 자연수에서 시작된 수학의 세계를 더 '일반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수학이 우리에게 요구'해서 그렇게 답을 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정수는 자연수를 포함한다. 따라서 자연수 세계에서 가지고 있던 덧셈과 곱셈 연산의 성질이 정수세계에서도 지켜준다면 좋을 것이다. 자연수 세계에서 덧셈과 곱셈을 관통했던 성질 또는 논리는 무엇이었던가? 최소한의 핵심적인 성질은 바로 교환과 결합 법칙이었고 거기에 분배법칙까지 성립했었다. 만약 덧셈의 교환법칙이 자연수에만 되고 정수에서 안된다면? 곱셈의 결합 법칙이 자연수에서 되었는데 정수에서 안되다면? 과연 그런 식으로 정수 세계를 정의하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매 단계 계산 때마다 살얼음걷듯 해야한다면...?
위의 덧셈과 곱셈의 정의가 우리의 합리적 이성에 어긋나지 않을 뿐 더러 자연수의 덧셈과 곱셈의 '법칙'들이 통하도록 정의하였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위의 정의를 보았을 때, 정수에서도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교환 결합 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분배 법칙도 통하는지 보자. 부호와 상관없이 곱셈의 절대값을 같은 것이 합리적이다. (-1)(+5) = 10 이라든가, (-3)(+2) = -7 같은 경우 생길 혼잡을 생각해보라. 정수로 확장하면서 문제의 핵심은 부호에 있기 때문에 관심을 부호에 집중한다.
- (-1)(+1) = +1 이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이는 (+1)(+1)과 같다. 다시 말해, = 의 성질에 따라
- (-1)(+1) = +1 = (+1)(+1)
이 될 것이고 이는 (-1) = (+1)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수로 확장해놓고 정의안한 것과 차이가 없다.
- (-1)(-1) = (-1) 이라고 해보자.
- (-1)(1 + (-1)) = (-1) 0 = 0
그런데, 만약 덧셈 곱셈의 분배법칙이 자연수 세계에서처럼 성립하고 (-1)(-1) = (-1) 라고 가정한다면,
- (-1)( 1 + (-1)) = (-1)1 + (-1)(-1)= (-1)(-1) = (-2)
라서 0 = (-2)가 되 버린다.
- 자연수의 성질과 위의 정의로 부터 우리는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교환, 결합, 분배 법칙이 모두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스스로 증명해보라.)
- 정수 연산에서 알 수 있듯, 이제 어떤 정수 a, b 에 대해서건 덧셈, 곱셈, 뺄셈을 하여도 그 연산의 결과는 정수다. 가장 기본적인 정수의 세계는, 자연수 세계에서 하였듯이 써보면
로 할 수 있다. 이 때 덧셈과 곱셈은 위에서 우리가 정의한 '새로운' 덧셈과 곱셈이다.
유리수에서의 연산
유리수의 양수인 부분의 연산은 현실에서 계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일찍 정착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하였듯 그것은 유리수를 '얼마의 얼마만큼'이라는 측정 개념을 통해 이해하는 '모델'로 주로 이해했다. 앞에서 우리가 유리수를 '정의'함으로써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수들이 등장하였기 때문에 연산도 새롭게 정의해 주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도 정수의 연산에서처럼, 이미 사람들이 오랫동안 써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모델'이 지켜지고, 유리수가 포함하는 자연수나 정수의 세계의 법칙들을 지키도록 정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음의 유리수는 정수에서의 음수에서 했듯 이해하면 된다.
- 덧셈
- a, b, c, d 가 정수고 b, d가 0 이 아니다. 그럴 때,
또는 위에서 보았듯이 어떤 유리수도 분모를 같게 할 수 있으므로 앞의 두 항 을 분모가 같도록 변형한다음 정의해도 된다.
이 정의는 정수의 덧셈을 연장한 것으로 훨씬 자연스러워 보인다. 예를들면
라고 바로 계산할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 '통분'과 덧셈을 한꺼번에 처리한 것일 뿐이다. 다시 말해
는 서로 다른 분모를 가지고 있으므로 두 분모의 최소공배수로 '통분'하여
한 다음 덧셈
- 곱셈
- a, b, c, d 가 정수고 b, d가 0 이 아니라면
유리수의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우리가 정의한 방식은 측정 개념으로서의 유리수를 포괄하고 자연수나 정수일 때의 덧셈의 개념까지 포괄한다.
이 정의에서 알 수 있듯, 이제 유리수의 세계는 사칙 연산의 결과 항상 유리수가 된다. 유리수 세계를 정의해보자.
여기서도 덧셈과 곱셈은 위에서 우리가 정의한 '새로운' 덧셈과 곱셈이다. [7]
- 정수의 성질과 위의 정의로 부터 우리는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교환, 결합, 분배 법칙이 모두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스스로 증명해보라.)
유리수는 독특한 성질을 가진다. 소위 '조밀성'이라는 성질이다. 정수까지는 어쨌건 하나 다음 하나 하는 식으로 주어진 어떤 정수에 대해서건 그보다 바도 다음 큰 수나 작은 수를 지정할 수 있다. 그런데 유리수는 다르다.
- 유리수 x 에 대해서도 바로 다음 수를 알 수 없다. 또는 어떤 두 유리수 사이에는 다른 유리수가 반드시 있다.
예를들어 1/2 바로 다음 수가 무엇이겠는가? 생각해보라. 이를 수직선 모델을 통해서 다른 말로 표현하면 x, y로 어떤 구간을 잡건 그 구간 사이에는 큰값보다 작고 작은 값보다 큰 유리수가 있다. 다시 구간의 개념을 빌어 말해보면 어떤 자연수나 정수에 대해서도 열린구간[8] (a,b) 가 있다면 그 사이값이 있을 경우 반드시 유한개 있다. 그런데 유리수는 그렇지 않다. 예를들어 유리수 구간에서 (3,4)를 보라. 그 사이에 있는 유리수의 개수는 끝없이 많다. 왜냐하면 3 과 4 의 중간에서 다시 3과 그 수와의 중간, 다시 그 중간의 중간과 3과의 구간에 또 중간이 있다. 이 과정은 끝없이 반복될 수 있고 그 모든 '중간'들은 유리수다. 이는 자연수와 정수에 없던 놀라운 성질이다. 따라서 정수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쓰이는 다음의 법칙이 과연 유리수에서도 타당할지, 타당하다면 어떻게 증명할지 생각해보라.
- 어떤 정수 a, b에 대하여 b가 0 이 아니라면, 항상 다음 관계를 만족하는 정수 q와 0보다 크거나 같고 b보다 작은 r을 찾을 수 있다.
위의 부분을 '정수' 대신 '유리수'를 넣어 생각해보라. 위의 문장은 참인가? 참이라면 증명을 어떻게 할까?
Note
- ↑ 나 나뉨 관계까지 추가할 수 있다.
- ↑ 예전에는 물리학과 같은 '물질적 세계'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과학에 영향을 주었다면 현대로 넘어오면서 사람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수학은 점점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현대에는 화학, 생물학, 공학, 전산학, 수리경제학, 통계학, 수리언어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 ↑ 이에 대해 음수의 역사를 참고하라.
- ↑ 좋은 예나, 보완 필요!!!
- ↑ 영어로 '부정적'이라는 암시를 하는 'negative'를 사용하였는가... 1759 the British mathematician Francis Maseres wrote that negative numbers "darken the very whole doctrines of the equations and make dark of the things which are in their nature excessively obvious and simple". Because of their dark and mysterious nature, Maseres concluded that negative numbers did not exist... 더 자세히 : BBC 음수에 대하여
- ↑ 이를 보다 함수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함수 f 는 모든 정수에서 0을 포함한 양의 정수로의 대응인데,
- x, y의 부호가 같으면, f(x+y) = f(x)+f(y)
- x, y의 부호가 다르면, f(x+y) < f(x)+f(y)
- ↑ 현대 수학으로 넘어오면서 주어진 수세계 전체 구조를 연구하면서 나온 개념이 군(群, 그룹, group), 환(環,링, ring), 장(場, 필드, field)라는 개념이 있다. 그룹은 공집합이 아닌 어떤 집합이 '자기의 곱셈'연산을 가지고 있어서 결합법칙이 성립하고 항등원과 역원이 존재하는 세계다. 만약 그 곱셈이 교환법칙도 성립하면 그 군을 특별히 '아벨 그룹'이라 부른다. 환(ring)은 군에 덧셈이 있어서 곱셈이 가진 위의 성질을 갖는 경우고, 장(field)은 곱셈과 덧셈에 교환법칙과 결합법칙이 성립하고 각 연산에 대한 항등원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유리수 세계는 장(field)의 예가 된다.
- ↑ (a,b)는 a 와 b 의 사이값들을 가리키며 끝에 있는 a 와 b 는 속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에 비해 닫힌 구간 [a,b] 는 a 와 b 까지 포함하는 수들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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