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021-1

Do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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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착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나를 집착하게 하는가? 나로부터 비롯되었다면 집착을 끊고 싶은 나의 의지와 깨달음도 그런데... 여덧 문을 통한 욕망도 나로부터 나왔듯 깨달음에 대한 욕구도 나로부터 나왔다면 그 '나'는 무엇인가? 큰 나와 작은 나는 어떻게 얼키고 설켜 있나? 욕망을 바라봄이 없다면 깨달음도 없을 터이고 그렇다면 욕망은 깨달음의 거름일 터이다. 깨달음의 씨앗이라도 없다면 욕망을 바라볼 수 없다.
  • 욕망은 버려질 수 있는 것인가? 모든 욕망은 바라봐 질 수 있는가? 욕망이 거대한 빙산의 끝자락일 뿐이거나 욕망의 뿌리가 나의 전존재를 이루게 하거나 또는 욕망 자체가 '나'라면 욕망은 버려질 수 없다. 욕망을 버리려는 그 욕구가 욕망을 더 악착스런 무엇으로 기를 수 있다. 욕망을 받아들이고 차라리 욕망을 바라보고 정성을 다해 물꼬를 터주는 것이 낫다.
  • 자전거를 타고 밤의 수영만을 지나 바람에 흔들이며 페달을 밟아 해운대를 지날 때 파도의 부름에 어둠 파도 앞에 섰다. 빛 아래 짧은 치마에 볼록한 엉덩이를 한 여인이 앞을 지나 계단을 오른다. 밤에도 웃옷을 벗어 제낀 일군의 외국인들이 몸에 문신을 실룩이며 공놀이에 열심이다. 무릎도 차지 않을 만한 키밖에 안되는 아이가 센 바람에 날아가 버릴 듯한 풍선을 꼭 쥐고 한 손엔 엄마 아빠 손을 번갈아 가며 종종 걸음으로 간다. 호텔 안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남녀들과 바람 속에 우두커니 바다를 보고 앉은 남녀들과 쪼그리고 앉아 커피 한 잔하라고 손을 벌리는 할매와 반 평 천막에 주저 앉아 불을 켜고 점을 봐준다고 앉은 할배들과 어둠 속에서 장기판을 쏘아 보고 앉은 할배들과 구경꾼들, 파도치는 바다를 내려보며 길가 지나는 사람들을 내려 보며 아코오디언 연주로 가슴을 쥐게 만든 중후년의 아저씨, 손을 소복히 잡고 정답게 거닐 던 여인과 껍을 짝짝 씹으며 사진기를 들이대고 그 앞에선 빨간 입술의 여자들... 오르막 식당가를 지날 때 삼겹살 굽는 냄새가 구수하다가 페달 몇 번에 매운탕 냄새, 페달 몇 번에 튀김닭 냄새... 그 스쳐가며 드러나는 욕망들, 그 욕망의 변화무쌍함이란 !
  • 그리워 하고자 하지 않아도 그리운 것을 어찌하며 그 그리움을 못내 쓸어내려 곰삭히는 마음은 또 어쩌랴.
  • 집착은 몸으로부터 나온다. 몸 없이 '나'는 가능한가?
  •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물음과 요구에 답을 하지 않으면 시대의 지성인으로서의 살아있음을 방기하는 것이다. 시대의 지성이란 별 것이 아니며 시대적 물음과 요구에 '나'로서 할 수 있는 정성을 기울여 답하고 순응할 때 바로 거기서부터 비롯되어나가는 것이다. 건강한 씨앗을 뿌리는 것은 갖은 유혹으로부터 양심을 지키는 것과 같고, 씨앗을 가꾸어 싹을 틔우고 꽃과 열매를 맺고 새로운 씨앗을 받는 것은 하루를 영원히 사는 성실성에서 비롯된다. 나머지는 내 일이 아니라 하늘의 일이다. 가뭄이 심하면 말라비틀어질 것이고, 비바람이 세면 뿌리채 뽑혀나갈 것이다. 가뭄이 아무리 심해도 비바람이 제아무리 거세도 생명이 온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내 몫이다. 서두르거나 매달린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길을 멈추지 않고 가는 수 밖에.
  • 수학 공부를 다시 하면서 내 지식의 천박함에 다시 놀라 내가 미워질 때가 있다. 비단 수학 공부에서 뿐만 아니다. 하지만 어쩔 것이냐, 병을 병으로 받아들이면 더는 괴롭힐 수 없듯 받아들이고 지금 여기서 한발 한발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을 뽐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진리를 탐구하는 마음이라 그것은 열매를 따려는 것이라기 보다는 길을 가는 것과 더 비슷하다. 진리의 탐구는 진실성에서 나온다.
  • 사랑은 나를 잊게 한다. 그리고 나를 잊을 때 사랑은 가능하다. 그것이 나를 잊기 위해서 사랑을 한다거나 사랑을 하기 위해서 나를 잊을 수 없는 이유다. 그것이 사랑에 빠진 사람을 아름답게 하고 깨달음은 얻은 사람은 자애롭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 빠져 있는 경우는 그 사랑이 아직은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나를 버린 사람이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 깨달음을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 사랑은 바람처럼 구름처럼 육지와 국경의 경계를 넘나든다. 넘나드는 사랑은 막힌 세상을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慈愛' '大慈大悲' '無礙'는 동의어다.
  • 그것이 애틋하거나 뜨거운 연애 감정이건, 박애건, 자애로움이건, 미쳐버릴 듯한 광기건. 어쨌던 거기 '나'가 있으면 사랑은 없다. '사랑'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詩도 그렇다. 그리 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여, 너에게 경배의 눈물을.
  • 어쩔 수 없다. 가을이 오긴 오는거나. 이 바람이 비를 몰고 올 터이고 비는 차가운 공기를 불러 와서 벗을 두고 가리라. 가을이 온다. 가슴엔 낙엽이 구르는 소리가...
  • 지금 이 시간엔 미산계곡에서는 국악 연주와 국악의 이해에 대한 좋은 말들이 오가고 있겠구나. 더 있으면 부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막걸리 잔을 나눌 터이고 누구는 늦게까지 이야기를 주고 받고 누구는 잠자리에 몸을 뉘이겠지. 누가 모닥불을 켜기나 켤 것인가. 내일 비가 온다는데 산길 걷기는 잘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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