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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전 정교한 기계장치는 고대 ‘천체 슈퍼 컴퓨터’

-- "100년전 그리스서 발견된 고대 기계의 수수께끼 풀려"


1901년 그리스에서 발견된 2천100년 전 시계 장치 모양의 기계는 고대의 '천체 슈퍼 컴퓨터'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이 유물을 연구해 온 전문가팀이 밝혔다. 30일 전문지 네이처에 보도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 '안티키테라 메커니즘' 으로 불리는 이 기계가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예견할 수 있고, 달의 변칙적인 움직임(anomaly)을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원전 150~100년에 만들어진 이 기계는 당대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였던 히파르코스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이후 최소 1천년 간 이 기계에 필적한 말한 것이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데렉 박사와 안티키테라 장치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영국 카디프 대학의 천문학자 마이크 에드먼즈는 "아름답게 디자인됐다. 그들이 이룬 것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랄 것이다. 그리스인이 위대한 기술 수준을 가졌던 점을 암시한다"며 고대 그리스 역사가 다시 쓰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안티키테라 메커니즘은 1901년 안티키테라 해저 42m에 있던 로마 시대 난파선을 발굴하던 그리스 다이버들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이후 데레크 데 솔라 프리세란 과학 역사가는 82개의 청동 조각을 분석한 결과, 애초엔 29개의 톱니바퀴가 한데 물린 일종의 천체 달력 기능을 한 장치로 파악했다. 그는 이후 31개의 톱니바퀴가 있었다는 가설에 따라 이 장치가 달이 같은 위상을 되풀이 하는 '메톤 주기'와 태양년을 연결한 것으로 보았다.

최근 영국, 그리스, 미국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에드먼즈팀은 3차원 X 레이 단층 촬영기술 등을 동원해 이 기계의 표면 속을 더 정교하게 살펴본 결과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아냈다. 에드먼즈팀은 안티키테라 메커니즘의 애초 모양은 37개의 톱니바퀴로 이뤄졌고 시계 모양을 한 앞뒤 두개의 면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이 기계는 가로,세로,두께가 각각 31.5㎝, 19㎝, 10㎝인 나무 상자 안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에드먼즈팀에 따르면 이 기계는 정교하게 4년 마다 윤년을 계산에 넣는 '365일 달력' 역할을 했다. 이 기계는 또 사로스 주기(일식.월식의 순환주기)에 따라 월식과 일식을 예측하기도 했고, 주요 별들과 별자리들이 언제 뜨고 지는지를 알려주는 별 달력 기능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기사

Memo

고대 그리스의 기하학의 발전 수준을 생각하면 천체의 운동 법칙을 '거의 근사적으로' 수렴하는 기계를 만들었다는 것에 끄덕끄덕. 게다가 기원전 150~100년 전이라면 유클리드의 '원론'이 나오고 300년은 지났고, 아르키메데스 이후 100년은 터 흘렀으니, 문명이 얼마나 발전했을지는 짐작은 할 수 있다. '증거'가 '증명'이라는 논리를 이끌어 내는 기초가 될 수 있을텐데...

그래도 웃음바다, 대추리 ‘평화운동회’

기자는 지난 5월4일 경찰의 행정대집행에 맞서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학생들이 격렬하게 부딪쳤던 날, 처음 대추리를 찾았다. 그후로 여섯달 보름이 지났다.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199번지. 대추분교의 무너진 학교 건물은 흉한 콘크리트 더미로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그 앞 운동장에서 26일 40여가구 주민과 대추리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 100여명이 모여 조촐한 운동회를 열었다.

대추리 들머리인 원정삼거리에는 어김없이 경찰의 불심검문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1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불심검문과 외지인 출입금지를 중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120전경대 소속이라고 밝힌 권아무개 경사는 “상부로부터 인권위의 권고와 관련된 어떤 지시도 받은 바 없다”며 “우리는 근무 지침대로 차량과 사람을 통제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추리 농협 창고 뒤쪽 언덕에 오르니 경찰이 대추리에 이르는 모든 길목에 작은 검문소를 설치하고 드나드는 사람을 ‘걸러내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 다섯달 사이 대추리에는 대추리주민역사관 ‘대추리 사람들’이 들어섰고 담장마다 평화와 인권, 미군 반대 등을 표현한 시·그림들이 가득찼다. 이제는 대추리에 사는 여느 할아버지와 잘 구분이 안 될 정도인 문정현 신부는 “140여 가구에 이르던 주민이 이제 채 50가구도 안 남았다”며 혀를 찼다.

이날 9시께 이곳을 떠나는 또 한 사람의 ‘이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충남 서산에 작은 논을 마련해 이사간다는 원유남(58)씨는 두 아들, 부인과 함께 이삿짐을 한창 꾸리고 있었다. 6년 전에 1억3천만원을 들여 새로 지은 2층 양옥이지만 정부 보상비는 1억2천만원밖에 받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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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폭등으로 온나라가 들썩이는 가운데 원씨는 멀쩡한 집을 정부에 내줬지만 ‘원금’도 제대로 못 찾은 셈이다. 원씨의 부인은 곁에서 “동네 시끄러워 죽겠는데 무슨 운동회야, 해결하는 것도 하나 없으면서…”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같은 시각, 다른 7가구에서는 김장이 한창이었다. 수십미터 밖까지 고춧가루 양념 냄새가 퍼졌다. 젊은 사람은 찾기 힘들었고 대부분 예순을 넘긴 할머니들이 굽은 손으로 김치 속을 버무리고 있었다. 시간이 10시에 가까워오자 “운동회 하는 시간이 다 됐다”며 손길이 바빠졌다.


하늘에서는 아이들이 날린 독수리연과 풍선이 춤을 췄고 땅에서는 주민들의 널뛰기와 막춤이 이어졌다. 서둘러 김장을 담그고 보일러에 기름을 채우는 등 겨울나기 채비를 마친 주민들의 ‘특별한 단합대회’가 막을 열었다. 오전 10시가 넘어서자 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활동가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경기 분당의 대안학교인 이우중·고교 학생 7명도 대추분교를 찾았다. 이들은 한달 전께 15명이 이곳을 찾아 ‘농촌활동’을 하기도 했다.

팽성주민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은 “정부가 아무리 못살게 괴롭혀도 우리는 대추리에서 즐겁게 살겠다”고 개회사를 대신했다. 첫 경기로 열린 축구 경기는 무작위로 팀을 나눠 이뤄졌다. 마치 군대에서 병사들이 즐기는 ‘전투 축구’처럼 내 편, 네 편을 가리기 어렵게 한데 뒤섞인 채로 공을 차는 식이었다. 운동장 한 켠에서 이를 지켜보던 황필순(76) 할머니는 “우리 지태도 여기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대추리 이장 김지태 씨는 지난 3일 수원지법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또 이민강(67) 할아버지는 “몇 해 전만 해도 대추리 운동회는 수백명이 운동장에 가득찰 만큼 가장 큰 마을 잔치였는데 그 시절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할아버지의 부인 이옥순(62) 할머니는 지난 5월4일 경찰이 대추분교를 강제대집행할 때 충격을 받아 뇌출혈로 쓰러진 뒤 몇 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추석 끝내 숨지고 말았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하는 할아버지의 눈에서는 금세 ‘붉은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본격적인 운동회 열기는 점심 식사 뒤에 달아올랐다. 한 대학생의 안무 지도로 몸풀기 춤을 추면서 운동장에는 웃음이 넘쳤다. 박 터뜨리기를 할 때는 5분여 동안 수십여개의 오자미가 박을 때려도 깨지지 않아 결국 나무막대로 ‘뒷처리’를 하는 일도 있었다.

입을 벌린 박에서 나온 글귀는 “계속 살자, 같이 살자.” 이우고교 도경현(16·1년)군은 “운동회가 참 재밌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글로만 보던, 부서진 학교 건물을 만져 보고 운동장 흙도 만져보니 비로소 이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인3각 달리기를 하며 기우뚱거리고 뒤뚱거리다 넘어지고 얼굴에 밀가루를 가득 묻힌 사람들을 보면서 황필순 할머니와 이민강 할아버지도 터지는 함박웃음을 참지 못 했다.

이밖에 미국 탱크 모형에 풍선을 채워 터뜨리고, ‘선사시대부터 대추리에 내려온’(?) 자치기가 이어졌다. 축구와 이어달리기를 끝으로 ‘대추리 평화운동회’는 막을 내렸다. 짧은 한나절의 운동회는 끝났고 주민들은 다시 ‘일상 속의 투쟁’으로 돌아갔다. 멀리 경찰버스가 보이는 도두리 서산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평택/전진식 기자, 사진 박종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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