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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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남 위한 씻김굿

고 김수남 젊은 시절

오구굿. 죽은 사람의 생전 소원이나 원한을 풀어주는 굿으로 흔히 씻김굿이라고 하죠.

평생을 굿판에서 보낸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신문사 사진기자로 근무하면서, 전국의 굿판을 따라 다니면서 민중의 민속을 필름에 담았습니다. 신문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나선 그는 마침내 ‘한국의 굿’이라는 20권의 시리즈물을 낼 정도로 한국의 굿을 총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의 무속, 무당을 카메라에 담던 그는 1년전인 지난해 2월4일 태국의 치앙라이에서 현지 소수민족의 신년맞이 축제를 쵤영하다가 뇌출혈로 숨졌습니다. 객사를 한 셈입니다.

고 김수남씨. 그는 57살의 한창나이에 평생 자신이 가장 아끼던 카메라를 품에 안고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16만컷에 이르는 방대하고 귀중한 자료를 남기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사진을 찍혔던 이땅의 무속인들이 그의 원혼을 달래주는 굿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7일부터 인사동의 서울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굿판은 ‘굿 사진가’ 김수남을 위한 씻김굿의 현장입니다.

이 자리에서 김수남씨가 수십년전 카메라에 담았던 이 땅의 무녀들이 필름에서 뛰쳐 나와 김씨를 위해 오구굿을 벌였습니다. 이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그 무녀는 사진속에서는 팽팽한 젊은 무녀였습니다. 시간의 흐름, 그리고 질긴 이승의 인연.



'밀고자는 밀고하고 도둑은 도둑질하고 연인은 사랑하고' --- 영화, 네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 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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