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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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오마이 뉴스.

강금실氏 인터뷰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문화체험관. 한옥 마룻바닥에 널찍이 둘러앉은 여성 당원들을 상대로 모바일 투표의 취지를 설명한 뒤엔 얘기가 '선문답'처럼 이어졌다. 경허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최인호의 장편 <길 없는 길>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절벽 앞에서 길이 없을 때 어떻게 길을 찾아야 할까요? 바닥에 납작 엎드려보면 동물의 길이 사람의 길이 된다는 것이죠. 너무 힘 빠져 하지 마세요. 어려울 때 일수록 내면의 열정을 잊지 말고 서로 소통해야 합니다."

앞으로 공권력의 일부를 담당할 예비경찰들을 상대로 강금실은 "권력은 힘이 아니라 권한과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또 권력의 '비어있음'을 들어 "권력을 사유하라"고 주문했다.

- '바닥에서 출발한다'는 말은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 제가 (서울시장) 선거를 겪어본 바로는 우리가 머리로 정치를 하는 것과 실제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것 사이에는 격차가 있다는 것이죠. 굉장히 정치가 소중하다, 지금의 정치가 국민의 생활도 돌아와야 한다, 너무 많이 국민과 동떨어진 매스컴 정치, 여의도 정치로 되는 것이 큰 문제다는 것들을 깨달았어요.


반면 실제 정치인으로서 정치 현실에서 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뼈져리게 느꼈기 때문에 저 고민은 굉장히 정치가 매우 어렵다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내가 무엇이 되는 정치라기보다 얼마나 우리 정당 정치가 더 나아질 것인가에 고민이 있어서 처음 시작한 사람이나 다름이 없지요. 가장 정치의 초보단계에서 차근차근 밟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정치는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안하고 해서 또 안하면 되는 것도 아니고요. 많은 여건과 상황, 한 사람의 이해관계와 많은 사람의 염원이 합쳐져서 움직이고 조직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제가 정치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제가 뭘 하겠다는 것이냐는 얘기를 하기가 어렵고 지금 단계에서 자원봉사, 아 이거는 할 수 있겠다 해서 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정치활동이잖아요."


- 현장 정치에서 시작하시겠다는 건가요.

"정치를 정말로 밑바닥 당원 생활부터 하는 각오로 본인 자신이 정치적 훈련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 지지자들은 강금실이 구체적으로 어떤 정치를 할지 궁금해 해요. 왜 대선 후보로 나설 생각은 접었는지요.

"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비로소 정치체험을 한 것이죠. 거기에서 느낀 정치 현장의 문제, 정치의 회복, 정치인다운 자세에 비춰보면 올해 대선 출마가 옳은 것이냐, 저는 아니라고 봤어요. 본인이 최대치의 역량을 발휘할 정도에 가 있을 때 대선 출마를 해야 하는데 저는 이제 겨우 인식하고 느끼고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정치인으로 최대치냐,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솔직하고 싶었습니다."


- 왜 멀쩡한 사람도 정치판에 들어가면 욕을 먹고 이상해질까요.

"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었을 때 출발점은 무엇이냐,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제가 진정성, 시민주체성, 포용성을 얘기했지요. 지금도 일관되게 고민하는 지점이에요. 나를 지켜내야 한다. 국민이 중심이 되는 미래의 민주국가 건설을 위해 내가 최대치의 역량인가 봤을 때 진정성의 문제는 없는가? 아직은 아닌 것이죠.


사람들에게 정치판이 진흙탕 그래요. 정치판 가면 다 이상해진다고 그러는데 나는 반대로 봐요. 정치가 매우 어려운 곳입니다. 역사와 민족을 위한 가장 지고지순의 소명과 가치가 가장 밑바닥의 욕망, 권력욕과 엉켜서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어려운 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역에서 잘 하던 사람들도 정치로 오면 사회적 페르소나(가면)를 다 벗게 되는 것이죠. 자신의 본질이 다 드러나는 것이지 망가지는 게 아닙니다. 여기에서 인격을 지켜내고 일관성을 지켜내는 것은 그래서 어려운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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