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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나이는 46억살이나 됩니다. 화석을 통해 당시 지구에 어떤 생물이 살았으며 어떻게 진화했는지 추측할 수 있습니다. 화석은 단순히 돌덩이 속에 박힌 생물의 뼈나 흔적만이 아니라 지구의 역사 그 자체지요.”

경북 경주시 세계화석박물관에 견학온 200여명의 서울지역 초등학생들 앞에서 강해중(67·사진) 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지난 4월 경주세계엑스포공원 안에 문을 연 세계화석박물관에는 길이 24m의 소나무 규화목(나무화석) 등 30여 나라에서 발견된 각종 화석 3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일반 박물관에서는 잘 볼 수 없는 1억년 전 공룡 알과 발자국, 전신 골격이 완벽히 보존된 5천만년 전 거북이, 1만년 전 매머드의 턱과 이빨 등 희귀 화석도 갖추었다. 5억년 전 고생대 화석에서부터 중생대·신생대 등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대표 전문화석을 골고루 갖춰 전문가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대부분의 화석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어 학교 단위 단체 관람객이나 가족들이 자녀와 함께 현장학습 목적으로 많이 찾는다.

개장 이후 한달 남짓 만에 2만7천여명이 다녀갔는데, 이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 단체 관람객이 90%를 넘는다.

이 박물관의 화석은 강 관장이 30여년 동안 전세계를 누비며 모은 것이다. 원래 수석 수집이 취미던 강 관장은 1970년대 중반 선배집에 갔다 접한 물고기 화석에 매력을 느껴 화석 수집에 본격 뛰어들었다. 2000년에는 별똥별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수집하고자 타이까지 찾아갈 정도로 열성을 보였고, 수집 초기에는 동남아 우범지대를 마다하지 않고 뛰어다녔다.

강 관장은 “건설업으로 벌어들인 전 재산을 쏟아붓다시피 하자 가족의 만류도 심했지만 수집은 중독과 같아 화석에 빠지니 다른 것이 안 보였다”며 “그 돈으로 부동산을 샀으면 엄청난 부자가 됐겠지만, 한평생을 통해 무언가를 남길 수 있어 내 선택에 후회는 전혀 없다”며 밝게 웃었다.



96년부터 사재를 털어 경북 영덕에 국내 첫 경보화석박물관을 운영해온 그는 애써 수집한 화석을 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지난 4월 경주엑스포 쪽과 협의해 소장하고 있던 화석 8천여 점 가운데 3천여 점을 경주 엑스포공원 안으로 옮겨 국내 두 번째로 세계화석박물관을 개관했다. “수십만원짜리 옷 한 벌은 안 사주면서 수천만원짜리 화석은 덜컥 사들인다”며 돌아앉던 아내도 이제 박물관의 의미를 이해하고 도와주고 있고 막내아들도 경보화석박물관의 학예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 제대로 된 국립 자연사박물관 한 곳쯤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054)742-8806.

경주/박영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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