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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수 세계 - 서론과 이야기거리 로 돌아가기


산술의 기본정리 : 소수들만의 곱으로 나누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1]


'1보다 큰 모든 자연수는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에 대하여 우리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나눗셈을 반복해서 하면 더이상 나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그때 남은 수들은 당연히 소수들만 남을 테니까. 물론 증명할 수도 있다. 수학적 귀납의 원칙을 써 볼 수 있다. 자연수 2 는 분명히 소수들로 표현이 되었다. 자연수 3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어떤 k 라는 수가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되었으면, k+1 도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된다는 것을 보이면 된다. (증명해보라)

자연수가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할 수는 있다해도 그 방법이 '유일할까' ? 여기서 '유일하다'는 말은 곱셈의 순서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소수들과 그 나타나는 횟수가 모두 같을까? 하는 뜻이다. 예를들어

처럼 여러 방식이 있지만, 순서를 무시하고, 참여하는 소수들이 무엇이고 몇 번씩 나왔는지로 기준을 정해보면 표현법은 유일하다. 그런데 이 정리는 너무 뻔한 것 아닌가? 12, 18, 100, 1000, 어떤 예를 들어보라 항상 유일하게 표현되는데 뭐 이런 뻔해 보이는 사실까지 증명할 필요가 있을까?


산술의 기본 정리는 당연한가?

그렇다. '1보다 큰 모든 자연수는 소수들의 곱으로 유일한 방법으로 나타낼 수 있다' 는 문장은 어찌보면 너무나 명확해서 증명이 불필요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유일하게 표현할 수 없는 자연수가 어딘가에 숨어있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나? 모든 자연수에 대하여 이 성질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자연수 세계에 대한 탐구는 지금보다 몇 백배 몇 천 배 어려워졌을 것이다. 하기야 오죽했으면 이 정리를 자연수 산술의 가장 기본이 되는(fundamental) 정리라고 불렀을까?[2]

실제로 고대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이것에 대하여 의심을 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두들 당연한 것으로 썼고 수학을 건축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르장드르 같은 특급 수학자도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 이에 의문을 제기한 첫 사람은 아마도 가우스일 것이다. 가우스는 이 '당연해 보이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우스가 그렇게 의심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의심할 만한 것을 다 물리치고 엄격한 논리적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수학 특유의 강박관념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아래서 '왜 산술의 기본정리'는 당연하지 않아 보이는지 살피고 그 정리의 증명을 함께 볼 것이다.

큰 자연수를 나눌 때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했던 소인수분해라는 것을 배워오고 있다. 어떤 수를 소수들로 쪼개 본다는 말이다. 어떤 자연수를 소수의 곱으로 될 때까지 나눗셈해가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420을 소인수분해.

이고, 다른 순서로 나누기 시작하더라도, 420은 결국 으로, 순서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단 하나의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수를 조금만 키워보자. 예를 들어 740037721. 이 수는 어떤 수들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 직접 시도해보라. 재수 좋으면 앉은 자리에서 바로 답을 낼 수도 있지만, 재수없으면 다른 문제를 안 풀고 한달을 꼬박들여 풀어도 못 풀 수 있다. 주어진 수가 커질수록 어떤 수를 나누어간다 것은 아주 어려워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번 말해왔다. 이 수가 소수일까 아닐까 아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므로 한 단계만 도움을 받도록하자. 그 수는 아래와같이 두 자연수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큰 수가 단 두 자연수의 곱으로 표현되었다. 하지만 이 수가 가 아닌 다른 수들의 곱으로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나 ?

예 하나 더. 자연수 45910043909 은 다음과 같이 두 개의 방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자연수 45910043909는 의 두 방법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가?

위의 예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떤 자연수를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내는 방법은 정말로 유일할까? . 위의 예

는 사실, 네 소수로 구성된 것이다. 곧 나눌 수 있는 소수를 찾아가면 결국 위의 수는 네 소수의 곱으로 표현하게 되고 그 방법은 유일하게 하나다. 그러나 위의 예보다 훨씬 큰 수를 생각해서 그 수도 과연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딱 하나 말고는 없다는 것을 알아보는 것은 지구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로 지구가 존재해온 시간만큼 풀어도 불가능할 수 있다. 실제로 주어진 자연수를 나누는 소수를 찾아 곱으로 나타내는 인수분해의 문제는 알고리듬 중 가장 계산이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이유로 소수로 나타내는 문제는 암호론에 중요한 주제가 되기도 한다. 가능한 빨리 찾을 수 있는 많은 알고리듬들이 개발되고 있다.[3] 이렇게 더 좋은 알고리듬을 찾고 있는 것은 나눌 수 있는 방법이 결국은 하나 뿐이라는 것이 수학적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사실 과학과 문명 발전에 수학이 해줘야 하는 일이 참 많다.)

모든 자연수가 아닐 때

단지 어렵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 의심을 일으키는 이유들이 있다. 자연수 전체가 아니라, 짝수들만 떼어 놓고 본다고 하자. 이렇게...

2, 4, 6, 8, 10, 12, 14, ...

이 수들만 따로 떼어서 그게 해당하는 관계와 연산을 보면, 그것들이 이루는 세계는 '짝수들의 산술체계' 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짝수들의 산술체계에서는 '기본정리'가 통할까. 우선 이 수세계의 소수 또는 기초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는 어떤 것일까? 다른 짝수는 나누면서 더 작은 짝수로 나뉘지 않은 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2, 6, 10, 14, 18, ...

들이 짝수들의 소수라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다. 4 는 2와 2의 곱으로, 12 는 2와 6의 곱으로, 24는 2와 2와 6의 곱으로, 유일한 방법으로 쪼개진다. 짝수들의 산술 체계도 '기본정리'가 통하겠지 짐작하기 쉽다.

(가설 : 짝수 산술의 기본정리) : 2 보다 큰 모든 짝수를 짝수-소수들만의 곱으로 나타내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제 60 을 곱으로 나타내보자.

이다. 두 가지 방식으로 쪼개진 것이다 ! 반례(conterexample) 가 등장했다. 짝수 산술의 기본정리는 참이 아니다.

자연수보다 넓은 수개념에서

자연수보다 넓은 의미의 수개념, 그래서 자연수보다 복잡한 성격을 갖는 수 집합, 예를들어 '정수인 대수적 수'의 세계와 그 '나눗셈의 기초법칙' 을 연구하는데 있어 전혀 다른 성격을 갖게 되는 경우가 발견되었다. 다시 말해 '기초원소로 나뉘는데' '유일하게는 나뉘지 않는' 수의 영역들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수학을 총체적인 세계로 인식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알아보기로 한다. 자연수(정수) 전체가 아닌 짝수 같은 부분들이나 자연수보다 넓은 수의 세계에서는 이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으로부터 그렇다면 자연수들 전체에 대해서는 꼭 이 법칙이 통할까. 여기서는 그 물음표를 하나 던진 것으로 충분하다.

산술의 기본 정리 증명

자연수의 세계 전체로 과연 '기본정리'라는 성질이 관통할까? 증명의 방법은 여러가지다. 주춧돌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조심스럽게 다가가면서 의심할만한 것들은 다 쳐내기로 하자.

산술의 기본정리 : 1보다 큰 모든 자연수를 소수들만의 곱으로 나타내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1보다 큰 자연수 n 에 대해

이 되는 소수들의 모임 은 유일하다 : 여기서 두 소수 는 같을 수 있다. n 이라는 연극을 올리는 데, 먼저 나오든, 나중에 나오든 상관않고, 등장 인물이나 등장 횟수는 같다는 말이다.

증명

원칙적으로 '유일하게 존재함'을 보일 때 증명은 보통 두 가지 사실을 증명한다.

  • 존재한다를 보이고
  • 두개 이상이 될 수 없음, 즉, 유일성을 보인다.

첫번째 항목은 이글을 읽는 이들에게 선물로 남긴다. 바로 두번째 항목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산술의 기본정리 : 증명 하나
산술의 기본정리 : 증명 둘

두 증명은 사실 본질적으로는 같다. 두 증명 모두

  •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해본다.
  • 그랬을 때 모순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서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고 보이는 방식이다.

다만, 증명 1 에서는 최소원소의 원칙을 썼고, 두번째 증명은 두 표현법에서 같은 것이 있다면 계속 덜어낸다라는 방식을 썼다. 두 증명에서 모두 한가지 사실은 슬쩍 넘어갔다. 그 부분에 의심이 든 사람이라면 아래에서 의심의 거미줄을 걷어낼 수 있다. 증명에서 들었던 의심의 실타래를 풀어가보자. 아래의 증명은 교과서적인 풀이다. 이 증명 방법은 어쩌면 복잡해보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대수로 확장해서 방정식에 대해서도 폭넓게 응용할 수 있는 증명이니 익혀두는 게 좋다. 하지만, 더 읽어가기 가기 전에 나름대의 방식으로 증명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두 증명에서 슬쩍 넘긴 부분은 정수 전체에 산술의 기본정리를 보이기 위해서도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아래 두 사실을 확인해서 그 빈틈을 메울 수 있다.

기초 정리1 : 소수 p가 두 수의 곱 ab를 나누면 p는 a를 나누거나 b를 나눈다.

라는 사실이다. [4] 이로부터 수학적 귀납법을 이용하여 다음을 증명할 수 있고 이것은 산술의 기본정리를 증명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기초 정리2 : 소수 p가 어떤 수들의 곱인 수 를 나누면 p는 중 하나를 나눈다. (i는 1부터 n사이의 자연수)


정수세계까지 확장해서 일반적으로 보기로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먼저 아래의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초 정리0 : (a, b) = 1 이면 ay - bx = 1 이 참이게 하는 정수 x, y 를 항상 찾을 수 있다

여기서 (a,b)=1 이라는 말은 두 정수의 최대 공약수가 1 이라는 말로, a 와 b 가 서로 나뉨관계에 있지 않다는 말이다. '서로 소' 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스로 기초정리 0 을 증명하고, 다음 기초정리 1을, 그리고 기초정리 2를 증명해보라. 그리고 아래와 비교해보라.

기초 정리들의 증명

기초정리 0 에 대한 추가 설명

기초정리 0 의 기하학적인 설명

증명이라기 보다 기초정리 0 을 기하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설명이다. 다음의 집합을 보자.

이 점들의 집합을 좌표로 표시하면 중점을 지나는 ay - bx = 0 이라는 직선과 ay - bx = a 라는 직선의 '사이'의 점들의 집합이다. 이는 x 가 1, 2, 3, ... , a - 1 일 때마다 하나씩 (x,y) 의 해를 갖는다. 따라서 이 '사이' 에는 a - 1 개의 정수해가 있다. ('보완 필요')

기초정리 0 의 다른 표현

기초 정리0 은 다음과 같이 바꾸어 쓸 수 있다.

(a,b) =1 이고 이면

또는

(a,b) =1 이고 이면 x = at 이고 y = bt 인 t 가 존재한다.

마지막 부분은 좌표에 정수로 만나는 점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먼저 예를들면, 3y = 2x 라면 x = 3t 이고 y = 2t 인 정수 t 들이 존재한다. 그럴 때 ... , (-3, -2), (0,0) , (3,2) (6,4), ... 같은 점들은 정수의 교차점들을 뜻한다. 다시 말해, 정수마다 줄들이 그어진 모눈 종이 위에 적당히 좌표축을 표시했을때 3y - 2x = 0 의 직선이 모눈종이의 만나는 점들을 말하게 된다. 따라서, 예를들어, 28 y - 20 x = 22 라는 직선은 정수근을 가질까 ? 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정수론적으로' 금방 해결할 수 있다. 4는 28과 20 을 나누지만 22를 나누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28 y - 20 x = 12 라면 무한개의 정수근을 갖는다.

이고 이때 한 근은 (5,4) 일 때다. 따라서 (5+7t, 4+5t)는 모든 정수근을 나타낸다. 이에 대해서는 유클리드 알고리듬의 응용 부분이나 최대공약수의 응용 부분을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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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1. '산술의 기본정리'는 사실 엄격하게 말하면 '자연수에 대한 산술의 기본정리'라고 부르는게 정확하다. 왜냐하면 자연수 집합이 아닌 경우 자연수가 아닌 '산술체계'가 가능하고, 그 때의 '기본정리'들은 성립하기도 하고 성립않기도 하니까. 성립할 때도 그 증명이나 의미가 자연수에 대한 산술적 기본정리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 하듯이 우리도 자연수에 대해서는 '산술의 기본정리'라고 부르기로 하고 앞으로 '다른 산술의 기본정리'가 나올 때는 '어떤 집합에 대한 산술의 기본정리'라고 따로 부르기로 한다.
  2. 산술에는 산술의 기본정리가, 대수에는 대수의 기본정리가, 해석학에는 해석학의 기본정리, 사영 기하에는 사형기하의 기본정리... 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또 만나 이를 즐길 수 있기를...
  3. 이에 대하여 위키페디아에 더 자세히 나와있다.
  4. 이를 살짝 일반화 시켜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바꿀 수 있다.
    기초 정리1' : (a,b)=1이고 bx 가 a로 나뉘면, x가 a로 나뉜다.
    다시 말해, a 와 b 가 서로 나뉨관계에 있지 않은 a 와 b 에 대해 b와 x의 곱이 a 를 인수로 가지면 x 가 반드시 a 를 인수로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 증명은 소수에 대해서 한 기초정리 1의 증명과 또는 다음과 같이 기초정리 0 증명과 같은 방법으로 할 수도있다. (따라서 이 증명법이 유용하다. 더 '센' 증명이다.) (a,b)=1이고 bx 가 a로 나뉘는 관계에 있는 두 수 a, b에 대하여 아래 조건을 만족하는 자연수 m 들을 생각해보자.
    mx 는 a 로 나뉜다.
    가능한 모든 m 중에서 가장 작은 수를 골라내고 d라 하자. 그럴 때, d는 a도 나누고 b도 나눈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a,b) = 1 이라고 했으므로 d = 1 이다. 따라서 x는 a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