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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바꿈(기하적 변환)의 기초

생동하는 도형의 세계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도형이 바뀐다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우리의 '직관' 에 물어보자.

도형의 꼴을 바꾼다. 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도형이라는 추상적인 말 대신 조금 구체적으로, 가장 기초적인 도형인 삼각형, 사각형, 원을 떠올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은 것이 우선 떠오를 수 있다. (아니라고? 그럼 무엇이?)

여기서는 처음에 직사각형을 상정했다. 그리고는 어떻게 바꾸어갔는가보면, 자리만 바꾸거나 모양은 그대로인데, 크기를 바꾸거나, 늘이거나 비틀거나, 점들 사이가 변해서 조여들었다. 그러다가 네 점 중 두 점이 점차 가까이 가서 만나기까지 했다. 마침내 삼각형으로까지 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삼각형은 다시 정삼각형이라는 특수한 형태가 되었다. 더 자유롭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래그림을 보자.

처음 직사각형으로 시작했던 도형은 원으로 변하더니, 마침내는 이상한 꼴로 변해버렸다.

이렇게 우리의 직관의 물꼬가 터진대로 따라가보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 이런 상상을 수학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1] 도형 '바뀐다'고 했으니, 그 말들을 수학의 언어로 표현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서는 이렇게 이해하기로 하자.

  • '도형' 이란 점들의 집합이다. '어떤 도형' 이란 점들이 '어떤 특이한 성질'을 가지면서 모이는 집합이다. 예를들어 삼각형은 한 직선에 있지 않은 세 점을 직선으로 이어서 생기는 단순한 닫힌 선이다. [2]
  • 도형 F 에서 도형 G로 바꿈' 이란, '대응'을 말한다. F를 뜻하는 집합에서 G를 뜻하는 집합으로 대응.

아직 모호한 부분이 많지만, 이 정도면 중요한 첫발을 뗀 셈이다. 위에서 가장 모호한 말은 집합과 대응이다. 이것은 현대 수학에서 매우 중요한 기초개념으로 때로는 '결국 직접적으로 정의할 수 없는 무엇' 으로 받아들일 정도다. [3] 너무 따지지 말고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수준에서 그 개념들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다. 우리의 목표는 '도형을 바꾸다' 라는 말을 수학의 언어로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다. 대응의 개념에 집중하자.


꼴바꿈(변환) : 집합의 대응

대응은 1:1로 가정한다. 한 도형의 한 점과 바뀐 점은 '하나씩'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과연 그럴까? ) 그래서, 일반적인 의미에서 '변환'은 이렇게 정의한다.

어떤 집합에서 그 집합으로 서로 하나씩(1:1) 대응하는 것을 변환 이라 부른다.
이고 인 f 를 변환이라고 한다.

예를들어 이고 일 때, 이 f 는 실수에서 실수로의 변환이다. 또는 직선에서 직선의 대응이다. 이제 조금 구체적으로 도형을 말하자. (사실, 꼭 도형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꼴바꿈이란 어떤 도형이라는 집합에서 다른 도형집합으로 일대일로 대응한다는 뜻이 될 것이다. 그 '말'을 눈으로 보게 한 것이 앞의 그림들이다. 앞에서는 평면에만 그렸지만, 3차원 공간에 있는 것처럼 그릴 수도 있다. 우선 우리는 더 단순한 '평면' 이라는 공간에서 놀 것이다.


평면의 변환

앞의 정의에서 '어떤 집합' 대신 '평면'이라는 구체적인(?) 집합으로 대체하자.[4]이렇게 정의가 될 것이다. 여기서는 어떤 평면()을

어떤 평면에서 그 평면으로 서로 하나씩 대응하는 것을 (평면) 기하적 변환 또는 평면 꼴바꿈 이라 부른다.
이고 f 는 1:1 대응 .

몇가지 대수개념

우리가 앞으로 볼 평면 변환(꼴바꿈)에서 살펴볼 때 필요한 대수개념 한두개를 보자. 현대 대수학의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개념인 group 과 더불어 invariant.

group

어떤 집합 G 가 있다고 하자. 그 집합의 원소 a와 b 를 '연산 *' 하여 G안의 어떤 '하나의' 원소에 대응시킬 수 있다고 하자. 예를들어 집합 G 가 자연수 집합이고 연산 * 을 곱하기나 더하기를 상상할 수 있다. 무엇이든 좋다. 그럴 때,

다음의 조건을 만족하는 집합 G를 연산 * 에 대한 group 이라 부른다.
  1. ('연산의 순서'를 바꾸어도 됨; 결합법칙)
  2. (항등원 하나 있음)
  3. (원소마다 역원은 하나 있음)

거기에 원소의 순서까지 바꾸어도 되면(교환법칙)까지 성립하면 아벨(Abel)그룹이라 한다.

"연산 * 에 대한 집합 G" 라는 표현을 기호로 < G, * > 라고 쓰자. 그렇다면 다음 예들은 모두 Group다. (Abel 그룹일까?)

<짝수인 자연수 집합, 덧셈 >, <양의 유리수, 곱셈>
집합 이고 연산은 오른쪽 표.

모든 평면 꼴변환들을 원소로 갖는 집합 T 가 있다고 하자.

인 평면 꼴변환

그리고 집합의 연산 * 을 composition 으로 정한다. composition이란 평면 꼴바꿈 하나와 다른 평면 꼴바꿈 하나를 이어서 한다는 것을 뜻한다. 보통 '합성'으로 말하다. 기호로 쓰면

이면

을 말한다. 이럴 때 다음 사실은 '평면 꼴바꿈'이 꽤 괜찮은 추상적 시스템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모든 평면 꼴바꿈의 집합은 composition 에 대한 그룹이다.

모든 평면 변환들의 집합은 composition에 대해 교환 법칙도 성립할까? (아벨 그룹이기도 할까?) group 의 정의에서 등장한 기본 공리를 만족한가 아닌가를 검토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어떤 꼴바꿈 f와 g를 하든 그들을 composition 한 결과가 꼴바꿈이라는 것을 보여야 할 것이다. (group 의 정의와 평면 꼴바꿈의 정의에 따라 증명해보라.)

모든 평면 꼴바꿈들의 집합이 group라고 보였다고 하자.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

그 부분집합들은 어떨까? '모든 평면 변환'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중 특수한 변환들만 따로 보고 여전히 연산은 composition이라 하면 그런 부분집합도 과연 그만큼 안정적일까? 예를들어, 대응하는 점들 사이의 거리가 안변하는 꼴바꿈들의 집합만 보면? 또는 어떻게든 변해도 좋으니, 직선은 직선으로만 대응시키는 변환들의 집합은 ? 이 문제는 변환들을 구체적으로 보면서 알아가자.

invariant

어떤 평면 꼴바꿈 g 을 한다고 해보자. 어떤 점 A 이 바꾼 다음에도 그대로 있으면, 다시 말해,

면, 그 점 A 은 'invariant 점' 이라고 한다. 또, 평면 꼴바꿈 g 에 대해 어떤 도형 F 이 꼴바꿈을 하고 난 후에도 그 도형 그대로면, 다시 말해,

그 도형은 g 에 대해 'invariant' 하다고 말한다. 이때, 도형 F 의 모든 점이 그대로일 필요는 없다.

꼴바꿈의 예

평면에 제한을 하지 않고 우선 몇가지 기하적 변환을 그림으로 보자. 그림의 의미는 구체적인 변환들을 보면서 다시 말할 것이다. 다만 마지막 그림, 공모양의 것을 평면에 대응하는 방식들을 보라. 이는 공모양으로 된 지구를 어떻게 지도로 제작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가지 가능한 방법이들이다. 어떤 것을 하든 어떤 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거나 작게 나올 수 밖에 없다.

Note

  1. 수학의 언어로 바꾸어 생각한다는것은 직관을 수학의 언어로 옮긴다는 뜻을 넘어선다. 수학적 상상력이 보태지면서 '직관'은 직관이기 때문에 갖는 오류를 벗어날 수 있고, 논리적으로 탄탄한 기초를 다지며, 마침내 처음엔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힘까지 길러주게 된다.
  2. 물론 여기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은 따라온다. 직선은? 한직선에 있지 않다는? 단순한? 닫힌? 선? 그리고 ... 점은?
  3. 이에 대해서 더 자세히 : 집합의 정의 , 함수의 정의
  4. 도대체 평면이란 무엇일까? ..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공리 에서 이야기하듯 이것은 어떤 무엇이라 할 수 없고 어떤 기초적인 조건들(이 자체의 옮고 그름에 대해서는 말을 조심해야하는.)을 준 다음 그 조건을 만족하는 집합을 '평면'이라고 부를 수 있다. 기초 조건을 주는 공리라고 부르면, 그 방식에 따라 여러 공리체계(공리체계 참조)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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