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rational Number: 두 판 사이의 차이
(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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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3일 (화) 12:55 기준 최신판
수의 확장 : 무리수 - 서로 잴 수 없는 수
우리가 지금까지 방정식 개념에 기대 수를 자연수에서 유리수까지 확장하였다. 정수를 정의하는데는 어떤 자연수 a, b 에 대해 a + x = b 인 식을 썼고, 유리수를 정의하기 위해 어떤 정수 a , b 에 대하여 ax = b 인 식을 썼다. 고작해야 a + x = b 나 a x = b 같은 매우 기초적이 방정식의 도움만 받았을 뿐이다. 이렇게 다항이 들어가는 식을 보다 일반적으로 쓰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같은 계수들은 모두 유리수라 하자.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식이 참이 되는 모든 수들은 어떤 수들일까? 당연히 유리수까지는 그 안에 포함될 것이고, 이 식의 도움을 받아 유리수의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그때 다음과 같은 물음표를 던져볼 수 있다. 이것으로 수는 충분할까? 여기서 충분하다는 것이 도대체 모호하다.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보자.
- 유리수까지 확장했을 때 수와 직선을 대응하는 모델을 세웠는데 수직선의 점들과 이렇게 정의한 수들이 하나씩 대응할까?
- 학교에서 이미 만난 수들은 이렇게 정의한 그물에 다 걸려들까?
- 앞에서 그 식이 참이다 라고 하는 것은 과연 무슨 뜻일까? x x x = 1 이라면 x = 1 일 때만 참일까? 아니면 다른 '수'도 있을까?
앞으로 이런 질문을 풀어가볼 것이다.
익숙한 개념으로부터 시작해보자. 실수란 무엇일까? 보통 우리는 실수와 수직선의 점들이 일대일로 대응한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실수란 도대체 무엇일까? 유리수는 그렇게 조밀한데 과연 대응하지 못하는 점들이 있을 수 있을까?
실수를 정의할 때, 이렇게 답할 수 있다 : 유리수가 아닌 모든 수들을 무리수라 하고, 실수는 유리수와 무리수의 합이다. 이는 두 번 생각할 것이 없이 말이 안되는 정의다.
- 실수란 무엇인가?
- - 유리수와 무리수의 합이다.
- 그렇다면 무리수는 무언가?
- - 유리수가 아닌 수다.
- 유리수가 아닌 수?
- - 그렇다. 실수 중에서 유리수가 아닌 수이다.
- 그렇다면 다시 실수는 무엇인가?
무리수를 확실하게 정의하든가, 실수를 확실하게 정의하든가 선택해야 한다. 무리수란 이미 '실수 중에서' 유리수가 아닌수'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따라서, 먼저 유리수가 아닌 수들이 있음을 보이고 더 확장된 세계인 '실수'를 엄격하게 정의한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실수 중 유리수, 그리고 위의 대수 방정식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는 수를 보게 된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여전히 실수와 그 수들간의 틈은 끝없이 많다. 그 수들 보다도 훨씬 더 많은 수가 있어야만 마침내 실수가 정의된다. 실수의 정의는 여러 방식이 있다. 그 정의들은 서로 장단점이 있지만 어떤 것이든 수직선의 점하나에 실수 하나씩 대응한다. 실수에 대한 정의를 분명하게 하는 것은 해석학이나 해석기하의 발달하면서 근대 수학이 반드시 풀어야 하는 문제였다. 실수에 대한 이런 정의들은 결국 무한에 대한 개념과 연관되어 있다. 무한과 실수 세계의 비밀을 풀기 위해 길을 나섰던 용감했던 사람들은 꼬시, 데데킨트, 바이에르쉬트라스, 칸토르와 같은 19세기 수학자들이다.
유리수가 아닌 수들의 존재
앞에서 우리는 자연수, 정수를 포괄하는 수들인 유리수를 정의하였다. '수직선 모델'로 유리수를 '보일 수' 있었는데 이때 어떤 유리수에 대해서도 그 다음수를 정의할 수 없을만큼, 다시 말해 어떤 두 유리수 사이에는 다른 유리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리수는 수직선을 '빈틈없이 모두' 덮을 것인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사람들은 수와 기하를 연결지어 생각했다. 수를 직선과 대응시켜 생각했고 유리수와 직선이 대응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직각 삼각형에 대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적용해보니 꼭 그렇지 않았다.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사실이었고 그 비밀을 알 수 없었으며 어둠 속에 있는, 그래서 두려운 그 무엇이었다. 그래서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 라는 뜻의 '무리수'(irrational number)라는 이름이 붙게 된다.
서로 잴 수 있음 (통약가능함)
유리수의 세계까지 우리가 만난 비교 관계는 같음을 비교하는 = , 크기를 비교하는 < , 정수의 나눌 수 있음을 비교하는 | 들이 있었다. 여기에 새로운 '관계'를 추가해보자. 이제는 모든 유리수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관계이다. 유리수를 도형의 길이 개념인 '측정'으로 생각했던 관습을 따라 정의한다. 이름도 기하학적인 말이다. 이름하여 '서로 잴 수 있음' 관계다. 수론적으로 이야기하면 '통약가능함'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관계는 유리수를 해석하는데 괜찮은 기준을 제시한다. 이 개념은 기본적으로 어떤 구간의 길이를 나타내는 수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아래에서는 양의 유리수만 보기로 한다.
- 정의 (서로 잴 수 있음 관계) : 어떤 두 a, b 에 대하여 아래의 식이 성립하는 정수 m,n 이 있으면 a, b를 '서로 잴 수 있다' (통약가능) 라고 한다.
이는 '측정' 개념을 적용해서 다시 말하면, a 를 m 조각(unit) 내어 n 배 하면 b 거나, b 를 n 조각내서 m 배 하면 a 라는 것을 뜻한다. 예를들어 a 에 3, b 에 2를 보면 , 3을 세 조각 낸 것을 두 배 하면 2 가 된다.
이고, b를 두조각 내어 세 배하면 a가 된다.
이 때, 주어진 a, b에 대하여 m,n 의 쌍이 꼭 하나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리수의 정의에서 이미 나왔던 것이다. 예를들어 앞의 예에서 보듯, 세조각내어 2 개 할 수도 있지만 6 조각 내어 4 배 할 수도 있고 9조각 내어 6배 해도 된다.
그런데, 그때, m과 n이 서로소라면 어떻게 될까? 주어진 a , b 에 대하여 m과 n의 쌍은 하나만 있을까? (하나만 있다. 밝혀보라.)
이 관계는 다음과 같은 기초 성질을 갖는다. (스스로 밝혀보라.) '같음' 관계나 '모듈 합동'과 같이 안정적인 성질이다. 아주 좋다. 여기서 a와 b가 서로 잴 수 있는 관계라면, 간단히 나타내기 위해, (a:b)라고 쓰기로 하자.
- (reflexive)
- (symmetry)
- (transitive)
수직선 위의 모든 수는 서로 잴 수 있는 관계에 있는가?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은 자연스럽다.
- 0 이 아닌 모든 양의 유리수는 1 과 서로 잴 수 있나 ?
- 1 과 서로 잴 수 있는 관계에 있는 모든 수는 0 이 아닌 양의 유리수일까?
그렇다. 이는 명확하다. 위의 기본 성질에 따라 0 이 아닌 모든 양의 유리수는 서로 잴수 있고 그 역도 성립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1과 서로 서로 잴 수 있는 관계인 수와 유리수는 등가의 개념이다. 조금 달라보이는 유리수의 정의가 생겨난 것이다.
- (정의 : 유리수) : 1 과 서로 잴 수 있는 관계에 있는 모든 수는 0 이 아닌 양의 유리수다.
지금까지 이야기 하는 동안 음수와 양수 성질이 영향을 준 곳이 없기 때문에 0 이 아닌 음의 유리수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한 논의는 모두 옳다. 사실 이것은 조금 달라보이는 정의일 뿐 앞에서 우리가 했던 정의 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다만 여기서는 직관적인 개념이 모호한 방정식이라는 개념 대신 '잴 수 있다'라는 직관적으로 더 눈에 띄는 개념을 썼다.
수직선 모델에서 유리수를 촘촘한 점들로 보면서 구간들 사이에 서로 잴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았으므로 다음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 수직선에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수는 1과 서로 잴 수 있는 관계일까?
답은 '그렇다' 가 아니다. '그렇다'였다면 수학에서 쓸 수 있는 모든 '실재하는 수'는 유리수로 충분했을 것이다. 사실 1 과 잴수 있는 관계에 있는 어떤 수도
와 같은 방정식의 해가 될 수 없다. 유리수 안에서는 위의 방정식을 참이게 하는 수가 없다는 말이다. 만약, 유리수로 충분했다면, 아주 기초적인 방정식조차 해를 못가지는 수학이었을 것이고, 무척 '가난한' 수학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유리수가 아닌 수의 존재
유리수는 수직선 상에 '촘촘하게' 들러붙어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모든 두 수가 서로 잴 수 있다는 '자연스러운 비례관계'를 이루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잴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어떤 수가 등장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그 이상한 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용어로 그들이 발견했던 수를 보자.
위의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문제와 같은 문제인데, 1을 두 변으로 하는 직각 삼각형의 빗변을 보자. 이 변은 1과 서로 잴 수 있는 관계에 있을까? 아니다.
- 1을 길이로 하는 두 변으로 하는 직각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를 x라 하자. 그렇다면 피타고라스 정리에 따라 은 2다.
- 1과 이 수 x가 서로 잴 수 있는 관계라면, 인 정수 m, n이 있다는 말이다. 이 중에는 서로소인 m,n이 반드시 있다. m,n을 서로소 관계에 있다고 하자.
- m을 두 번 곱해서 짝수가 나오므로, m은 짝수 일수 밖에 없다. m = 2m'라고 하면,
- 따라서 n도 짝수다.
- m,n이 서로소라는 가정에 모순이다.
세계는 조화롭다고 믿었고, 그 조화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은 수라고 숭배했던 피타고라스 학파다. 세계의 조화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법칙인 피타고라스 정리를 논리적으로 분명하게 증명하고 나서 환희에 들떴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그 법칙으로부터 이런 말도 안되는 수를 발견하여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게 된다. 세계는 조화롭고 세계를 이루는 원소들 사이에 어떤 합리적인 비례 관계로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이 수들은 그때까지의 이성의 빛이 이르지 않은 어둠 속의 수였다. 따라서 이 수들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는 성급하게 닫혀졌다.
무리수와 실수의 정의
앞에서 우리는 1과 서로 잴 수 없는 수가 최소한 하나 있다는 것을 보였다. 그런 수들을 모두 모아 무리수라고 부르자.
- 정의 (무리수) : 1과 서로 잴 수 없는 수를 무리수라 한다.
- 정의 (실수) : 유리수와 무리수를 모두 통틀어 실수라 한다.
위의 정의는 충분한가? 이 개념은 기하학적 모델을 바탕으로 '부정'을 통해 정의한 것이다. 논리적으로 '무리수란 유리수가 아닌 수'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런 개념에 바탕을 두고 실수를 정의하고 그 성질들을 파악해갈 수 없다. 여전히 우리에게는 '실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남게 된다.
그건 그렇게 남겨두고, 어찌되었든 '서로 잴 수 없는 수'들의 성질을 더 보도록 하자.
- 유리수가 아닌 수들은 몇 개일까 ?
'서로 잴 수 없는' 수는 하나만 있는 게 아닐까? 또는 많아야 유한 개만 있는 게 아닐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았다. 이런 수들은 셀 수 없이 많고 더 나아가, 유리수보다 훨씬 더 많다. 무리수는 계속 생성시킬수 있다. [1] 무리수가 끝없이 많다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보일 수 있다. (스스로 밝혀보라.)
- x가 무리수라면 그 수에 유리수만큼 곱한 수는 모두 무리수다.
- 제곱한 결과 x를 얻었을 때, x가 소수들의 n제곱꼴이 아니었을 때 그런 수 x는 모두 무리수다 : 예를들어 세제곱해서 2나 10 이나 111 같은 수.
- x, y 가 무리수라면 x +y, x-y도 무리수다.
이런 괴물같은 수가 발견되었을 때의 고대 그리스 수학-철학자들을 상상해보라. 이해할 수 없는 수가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가장 기초적인 삼각형인 1을 두 변으로하는 직각이등변 삼각형의 밑변과 빗변의 관계조차 자연스러운 수의 관계로 나타낼 수 없었다. 17세기의 수직선 모델에 비추어 보아도 그렇다. 빽빽하게 들어찬 줄 알았던 유리수에 끝없이 많은 구멍이 숭숭 뚫여 있다니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추상적이고 엄격한 논리적 사유로 '진정한 의미의 수학을 태동시킨' 고대 그리스 수학-철학자들이 맞닥드린 이 문제는 당시, 그리고 그 이후 19세기에 이르도록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무리수라고 부르고 알 수 없는 대상으로 검은 동굴에 가둬 말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방정식 문제를 풀 때 처럼, 수학을 발전시킬 때 이 수들의 도움을 받았다. 알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인정하였던 것이다. 다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히 밝혀야 하는 수의 세계였다. 마침내 19세기 수학자들이 이 수들을 더 엄밀한 논리적 기초 위에 정의함으로써 무리수는 마침내 떳떳하게 수학의 세계에 나타날 수 있게 된다.
무리수에 대한 다른 정의를 보도록 하자.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수에도 빛이 들게 되어 두렵지 않게 되었다.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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