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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ha (토론 | 기여)님의 2007년 11월 3일 (토) 19:16 판 (→‎'옮김(이동)'들의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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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하는 점들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꼴바꿈 : 자리옮김

앞에서 '변환 일반'에 대해서 말했다면, 여기서는 그것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앞에서 정의했다시피, 평면 기하적 변환(평면 꼴바꿈) 이란 어떤 평면에서 그 평면으로의 일대일 대응이다. 다시 앞에서 보았던 그림을 보자.

미리 말했듯 점들이 일대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이런 식으로 일대일로 대응하는 방법은 몇개나 될까? 물론 셀 수 없이 많다.[1]

모든 가능한 경우를 하나하나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슷한 성질을 가진 것들끼리 나눠 묶어가면서 볼 것이다. 그런데 어떤 기준을 잡아야 할까? 앞의 그림을 보라. 처음엔 도형이 자리만 바꾸었다. 형태는 전혀 바꾸지 않는다. 그러다가 균등하게 크기도 바꾼다. 대신 형태는 유지한다. 형태를 유지하면서 균등하게 바뀌는 것은 자리만 바꾸는 경우보다 일반적이다. 다시 말해 자리만 바꾸는 경우는 균등하게 크기도 변하는 경우의 특수한 경우다. 바뀔 수 있는 크기 정도를 원래 있던 것과 같게 하면 된까. 다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직사각형이 평행사변형처럼 변한 경우다. 물론 이렇게 하면서 자리도 바꾸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형태는 마디는 그대로지만 위에서 눌러버리는 것처럼 된다. 그러다가는 마침내 마디 사이의 거리까지 자유롭게 변할 수 있고 그러다가 한 점에서 만나버리면 삼각형으로까지 변한다.

이런 변화무쌍한 도형들의 세계를 어떻게 나눠볼 수 있을까? 도대체 도형들의 세계 깊은 곳에 숨은 '그 무엇'은 무엇일까?

우리가 볼 기준은 '점들 사이의 떨어진 정도(길이)', '직선과 직선이 벌어진 정도(각) , '평행성', '직선성', '직선과 원' 의 개념들이다. 이것들로 나열한 변화를 대부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앞의 두 특성은 유클리드 기하학의 핵심이었다. 기하학(Geometry)의 원이 '땅의 측정'에 있을 정도로 기하학에서 '크기와 측정'의 문제는 매우 중요했다. 전통적으로, 그리고 지금까지도 학교 기하학에서는 '길이' '넓이' '각의 크기'와 같은 '크기' 와 연관된 문제를 주로 다룬다. 이것은 우리의 직관이 받아들이기에도 무리가 없다. 꼴바꾸미에 대한 우리의 탐구도 바로 이 뿌리 - 지점에서 출발한다.

직관적으로는 '자리만 옮기는' 변환이다. 수학적의 언어로는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거기엔 어떤 성질들이 숨어있을까?


'옮김' 의 정의

어떤 도형을 바꾸긴 바꾸되 자리만 옮긴 경우를 보자. 직관적으로 보면 도형을 딱딱한 종이로 오려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어가는 것이다. 또는 어떤 도형의 연결지점들이 '딱딱하게'(rigid) 고정되서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상상하면 된다. 이 도형이 그 자신 그대로 남아있지 않으려면 자리를 옮길 수 밖에 없다. 자리를 옮겨도 같은 도형 보통 같다고 말한다. 기하학의 성서 역할을 했던 유클리드의 Elements 에서도 어떤 도형과 다른 도형이 '같다'라는 뜻을 암묵적으로 평면에서 다른 자리에 있더라도 겹친다는 것을 가정했다.[2] 이렇듯 '딱딱하게' 바꾸는 꼴바꿈을 어떻게 분명하게 정의할 수 있을까? '딱딱하게 변한다.' '위치만 바꾼다'라는 말은 아직까지 일상어일 뿐 수학의 언어로 통역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점들의 거리가 안바뀌는 꼴바꿈

우선 이런 규칙을 적용하여 바꾼 경우를 보자.

어떤 점들 사이의 거리가 바뀌지 않은 꼴바꿈을 자리옮김(이동) 이라 한다.

간단히 '옮김'이라고 부르겠다. '대응하는 점들사이의 거리가 변하지 않은' 이라는 수학적 언어로 표현되었다. 이 집합을 이라 쓰고 기호로 나타내면, [3]

이다. 이 정의 자체는 어렵지 않게 이해될 것이다. 두 점은 옮긴 후에도 그 길이를 그대로 지킨다.

과연 이 '수학적' 정의가 우리 직관이 원했던 '자리만 옮긴' 경우를 표현하고 있을까? 자리만 옮겼다면 바뀌기 전의 도형을 옮기고 나면 바뀐 도형과 겹친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다시 말해, 유클리드 'Elements' 에서 쓰고 지금껏 우리가 쓰고있는 '합동'이라는 개념을 충족할까? 더 형식적으로 말하면,

도형 F 를 '옮기기만해서' 도형 G를 얻을 때, 이것은 직관적인 뜻에서 '겹칠까?'

물론 이말은 증명할 수 없다. '겹치다'라는 말이 수학적으로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두 점이 선분을 정한다면 선분은 위치만 바꾸었지 어디든 그대로 그 선분일 것 같다. 마찬가지로 삼각형의 한 변을 정의한다면 마찬가지로 그 변은 그대로 자리만 옮긴다. 이것은 어렵지 않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도형이 '딱딱하게만' 바뀐다는 것을 어떻게 보일까? 그 도형을 이루는 점들의 길이가 바꾸지 않았다고 도형의 형태도 그대로 라고 과연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성질을 밝혀내야 이 사실을 모든 도형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겹침(합동)

도형을 비교하는 관계는 많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같다' 와 '다르다' 일 것이다. [4] 직관적으로는 옮겨서 겹치면 같다고 말한다. 이것을 보통 합동이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이것은 수학적으로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누가, 어떻게 무엇을 옮긴다는 것인지, 겹친다는것은 또 무엇인지?

석연찮지만 합동을 그냥 직관적으로 받아들인다해도, 엄격하게 보면 '같다'와 '합동'이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삼각형 ABC 와 ACB는 겹치긴 하지만 방향이 다르고 위치가 다를 수도 있다. 문제는 '같다'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정할 것인가로 귀결한다. 따라서 여기서도 '기하적으로 같다'에 비유할 만한 '겹침'을 정의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정의 (겹침)  : 어떤 도형 F를 '옮겨' 도형 G가 될 때, 도형 F 와 G는 '겹친다'(congruent)고 부른다.

다시 말해, 만약 이고 인 f 가 있으면 그것을 '도형 F와 G가 겹친다'라고 하고, 기호로

라고 쓰자. 겹침의 정의는 '옮김'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 어떤 도형 F 의 어떤 두 점도 대응하는 도형 G 의 대응하는 두 점의 길이가 변하지 않을 때 이를 F와 G는 겹친다.' 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뜻에서 '같다'는 것과 상당히 유사하고 기호도 그렇게 썼다. 과연 그것은 타당할까?

기초성질부터보자. 흔히 봐왔던 것이다.

(reflextity)
(symmetry)
(reflextity)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대로 이 관계가 기본성질을 보면 '같음(equal)'의 관계다. 아주 좋다. 이 논리적 관계는 도형을 비교하는데 썩 괜찮다.

다시 처음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서, "겹침관계 "은 정말로 우리가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겹침'과 같을까? 다시 말해 딱딱하게 옮긴 것처럼 ,형태도 크기도 모두 그대로 유지될까?

'옮김(이동)'들의 성질

'옮김'이란 옮김들을 다 모아보자.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고 어떻게 변해가는지는 따로 평행이동, 회전, 대칭 에서 볼 것이다. 구체적인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는 잠시 미루고 우리의 관심을 우리가 던진 질문에 집중한다. 옮김이란 옮김은 다 모아서 앞에서 썼던대로 라고 하고 이 집합의 원소들 사이의 연산을 composition 이라 하자. 이럴 때, 이 집합 전체의 성격은? 이 추상적 체계는 과연 충분히 안정적일까 ? 그렇다.

'옮김' 변환들을 모두 모은 집합 은 composion 에 대해 군(Group)이다.

이 말은

  • 옮기고 또 옮긴 것이 어떤 옮김과 같고, 또는 여전히 대응하는 점들사이에 거리가 유지되고,
  • 결합법칙이 성립하고,
  • 옮기고 나서 그 자신이 되는 옮김(항등원)이 있고,
  • 옮긴 것을 되돌리는 옮김(역원) 도 있다.

이 사실을 보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확실하게 마무리해보라.) 아주 잘 되었다. 는 상당히 안정적인 시스템이다. 옮기고 옮겼더니 갑자기 엉뚱하고 낯선 연산을 하는게 아니라 여전히 옮기는 것이고 항등원, 역원같은 가장 기초적인 원소들도 있다. 아주 잘 되었다.

이제, 우리가 처음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만한 준비가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겹침'과 우리가 정한 수학적 정의 '겹침(합동;)는 상응하나?

어떤 도형과 다른 도형이 겹치느냐 아니냐는 결국 겹치도록 옮길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된다.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두 도형이 주어질 때, 그것들 사이에 직접 그 '옮기기'를 찾는 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니다. 도형이 복잡해질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모든 겹치는 도형에 대해 그것들을 다 찾아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형을 어떤 식으로든 '옮겼을 때', 그 옮김이 어떤 기하학적 성질을 유지하고 있는지 보는 것이 중요하다. 크기와 형태가 같도록 하는 성질들은 무엇이 있을까?

검토할 기하학의 성질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것들로 충분한가? 토론해보라)

  • 그 도형을 결정하는 '열쇠가 되는 점들' 사이의 거리는 유지되는지 ? ; 삼각형 같으면 세 점. 원은 중심과 원의 한 점. (선분은 같은 길이의 선분으로?)
  • 직선은 직선으로 대응하는가? (직선은 직선으로, 반직선은 반직선으로?)
  • 직선과 직선의 만남이라는 연결 고리는 그대로인가? (concurrence 성질) ;
  • 점과 점의 연결은 변함이 없는가? (collinearity 성질) : ABC 순서대로 한 직선에 있다면 바뀐 후 A'B'C' 거나 C'B'A' 면서 한직선에 있는가?
  • 주어진 두 직선과 만나는 점에서 각의 크기는 지켜지는가? (이음새에서 벌어진 정도가 같은가? 다각형인 경우 변들, 곡선인 경우 접선)
  • 평행한 직선들은 평행한 관계를 그대로 지키는가?
  • 원은 같은 반지름을 가진 원으로 가는가 ?

아래 사실들을 스스로 보여보라. 중요한 첫발은 바로 이 정리다.

한 직선에 있는 세 점은 그대로 한 직선의 세 점으로 변하고 점의 순서는 변하지 않는다.

또, 도형이 옮기기만 해서 바뀔 때, 위의 성질들이 지켜진다.

  • 선분은 같은 길이의 선분으로, 직선은 직선으로 , 반직선은 반직선으로.
  • 원은 중심만 바뀐다.
  • 삼각형은 형태와 크기가 같은 삼각형으로 옮긴다. 그래서 각도 유지된다. (수직성, 지켜진다.)
  • 평행한 직선들은 옮긴 후에도 평행하다. (평행성, 지켜진다.)

앞을 보일 때, 주의할 것 하나.

방향성[5]을 고려할 경우, 삼각형은 두가지 방식으로 겹치는 삼각형으로 옮긴다. 다시 말해
거나, .

어떤가? 소감은?

이제 멀찌감치 떨어져서 전체를 감상하였던 것에서 우리의 태도를 조금 바꾸어보자. 안으로 들어가 도대체 어떻게 구체적으로 '옮기겠다는 것인지' '그 옮김들 사이의 관계는 어떤지' '옮긴다는 것들 안에도 화해할 수 없는 어떤 다른 성질을 갖는 작은 모임들이 있는지' 보기로 하자.

Note

  1. 여기서 '셀 수 없이' 라고 말했다. 이말은 참인가? 집합의 크기 에서
    자연수 집합과 일대일로 대응하는 모든 집합들을 '셀 수 있는 집합'
    이라고 불렀다. 정수, 유리수, 대수적 수집합은 모두 셀 수 있는 집합이었지만, 실수 집합은 셀 수 있는 집합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런 개념에 따른다면 앞에서 말한 바, '평면에서 평면으로의 대응은 셀 수 없이 많다' 라는 말은 참일까?
  2. 거꾸로 '같다'라는 것을 정의하기 위해 자리 옮김이라는 '연산'이 필요하기도 하다. 옮겨서 겹친다는 것을 어떻게 수학적 언어로 말할 수 있겠는가?
  3. 거리(distance)가 유지되는 변환이라는 뜻에서 를 썼다.
  4. 수학적 대상들이 있으면 그것의 연산과 비교 관계를 보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해온 과정이다. 도형에 대해서는 '같다(겹친다)', '닮았다', '넓이가 같다.' '같은 조각으로 쪼개진다' 와 같은 관계들이 가능하다. (다각형에 대해 '넓이가 같다'와 '같은 조각으로 쪼개진다' 관계의 등가성에 대해서는 같은 조각으로 이루어짐을 참고하라.)
  5. '방향'에 대한 이야기는 좀 복잡하다. 여기서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더 자세히 다루는 것은 나중에 방향 에서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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