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무한성 : 수열의 증감 속도라는 생각을 깐 증명
이 정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열에 대한 이해와 산술의 기본정리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굳이 증명을 모르더라도 산술의 기본정리란 어떤 자연수든 소수들의 곱으로 유일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수열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이 있거나 모르더라도 두려움이 없다면 아래를 찬찬히 들여다보기 바란다. 하지만 아래를 보면서 스스로 단계마다 다음 단계를 유추해보자.
증명에 필요한 수열과 그 합에 대한 기초
수의 열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알고자 하면 수열을 보면 되나, 여기서는 아래의 기초지식만으로 충분하다.
항이 많아지면 항들의 합이 점점 커지는 수열
이 수들의 열은 분모만 보면 1씩 커져가는 수들의 열이다. 이 수의 열에 있는 모든 수를 더한다고 생각해보자.
n이 커지면 커질수록 합의 결과도 갈수록 커질까? 아니면 어느 정도까지 커지다가 어떤 수를 넘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다음과 같이 묶어보자.
그렇다면 이 수는
보다 크게 된다. 그리고 이는
이므로 n이 커지면 커질수록 1/2 씩 계속 더해갈 수 있기 때문에 이 수는 점점 커지게 된다. (이런 경우를 ‘이 수열의 합이 발산한다.’라고 부르지만, 여기서는 그 개념을 정확히 몰라도 상관없다.) 이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여러분 중에 있을지 모른다. 어찌되었건 비록 작다고 해도 새로운 수를 계속 더해가기 때문에 더하면 더할수록 그 수가 점점 커지게 되고 그렇다면 어떤 제약도 없이 한없이 커진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의 많아져도 항의 합이 어떤 자연수를 넘을 수 없는 수열
다음의 예를 보도록 하자.
이 수들은 앞의 수들에 비해 훨씬 빠르게 작아진다. 우리가 페르마 수에서 이야기 했듯 꼴의 수는 우리가 언뜻 보는 것보다 훨씬 가파르게 커지고 따라서 꼴은 가파르게 작아진다. 이제 그 수들의 합을 S라고 하자. 곧
그렇다면 이 S에 을 곱해주면
이다. 따라서
이고 는 0이 아니므로 양변에 같은 수 로 나누면, 곧 2를 곱하면
이 된다.
보라, n이 커지면 커질수록 S는 2에 점점 가까이 있는 수일 수는 있어도 결코 2를 넘을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앞의 수들의 열이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천천히 더해가는 반면 두 번째 예의 수들의 열은 급격하게 더해가는 폭을 줄이기 때문이다.
분모가 2인 경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어떤 수 x 에 대해 그 수의 거듭제곱꼴들
을 보자. 이 덧셈의 결과
이다. 따라서 만약 x 가 1 보다 작으면, 마지막 항 이 항상 0 보다 크기 때문에 결국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x 대신 어떤 소수 p 로 된 수 를 생각해보면 다음의 결과는 이제 뻔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증명1 : 대강의 증명
단계1
모든 자연수를 곱해서 만들 수 있는 소수가 까지 m개 있다고 하자. .
단계2
이 수들로 다음과 같은 수 을 만들 수 있다.
괄호 안의 덧셈을 하는 항의 개수를 충분히 많이 해보자. 이 수는 어떤 수일까?
단계3
우리의 자연수 을 풀어보자.
로 모든 자연수를 분수로 하는 수를 담고 있다. N에 포함된 괄호 안의 항을 크게 잡으면 잡을수록 모든 소수와 합성수를 더 많이 포함하게 된다. 항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커진다.
단계4
그런데, 괄호 안의 수들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미 앞에서 보았듯 모두 2를 넘을 수 없다. 다시 말해
-
이고 따라서
다시 말해 은 제아무리 크게 잡아도 소수의 개수 m에 대해 보다 작다는 말이다.
이는 (단계3)과 모순이다. 말이 안되는 소리가 되었다. (단계1)의 가설이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m은 존재하지 않는다. 끝없이 많은 소수가 있는 셈이다. ◁
Q. 산술의 기본정리가 쓰였는가?
증명 : 요약과 보충설명
앞의 증명을 다시 요약하고, 조금만 더 풀어써보기로 한다. 오일러 증명의 중심생각은 이렇다.
- 가장 큰 소수가 존재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항을 늘려가면 그 수들의 합이 점점 커져가는 수가 어떤 수보다 작다' 는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온다.
이다. 이는 유클리드의 증명 틀과 같지만, 모순을 보이는 도구가 다르다. (무엇이 근본적으로 다른가?) 악역(?)을 맡아줄 수들을 소개하겠다.
- 그 '어떤 수'의 역할을 하는 수가이 가장 큰 소수의 거듭제곱꼴들을 분모로하는 수들의 합의 곱이다. 항이 아무리 많아져도 어떤 수를 넘을 수 없는 수들의 열에 대해 말한 앞을 다시 보라. 어떤 소수를 p 라고 하자. 그렇다면 아래 관계가 성립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이제 가장 큰 소수가 q 라 하고, p 에 2, 3, 5, ..., q 인 경우를 보면, 그것들의 곱
은 분명히 '어떤 수'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항 n 이 제아무리 많아져도 이 '지붕'위로 올라설 수는 없다. 이 수를
- 항을 늘려가면 점점 커지는 수는 이미 보았던 것을 가지고 와보자. 다시 말해 1, 2, 3, 4, ... 들을 차례차례 분모로 가지는 수들이고 그 마지막 항을 인 수들을 덧셈한 수다.
이 수를 이라 하자. 그렇다면 앞에서 이미 보았듯,
앞에서 보았듯이 항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합이 점점 커지는 수들의 열은 분명히 커진다.
- 그리고나서 '가장 큰 소수가 존재한다면, 그 말도 안되는 부등식이 성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이면 된다. 어떻게? 이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다시, 어떤 소수건 그것의 거듭 제곱꼴을 차례차례 분모로 삼아 더하면, n 항까지 더해도 그 결과는 항상 어떤 수보다 작다. 한발 더 나아가 단지 '어떤 수'보다 작기만 한 것이 아니다. 다음 항들을 보자.
- .
- .
- .
...
- .
다. 따라서 이 항들끼리 곱하자. 왼쪽항들의 곱의 결과는
이다. 이것을 이라 쓰기로 하자. 앞에서 이미 보았듯, 이 수들을 '풀면' 분모가 'p 보다 작은 모든 소수'와 그것들의 거듭제곱꼴들의 곱인 수들이 덧셈에 참여하게 된다. 오른쪽 항의 결과는
라 하고 이것은 이라고 쓰자. 양쪽항이 모두 양수이므로, 부등식의 기본 성질에 따라, 결과적으로
인 것은 분명하다.
이다. 그런데, 가장 큰 소수가 있다면 은 상수가 되고, 은 항의 수 n 을 늘리면 늘릴수록 커진다. 말이 안된다.
- 유클리드의 증명과 다르게 이 증명에는 소수의 분포와 증감에 대한 성질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유클리드 증명에서 짐작할 수 있었듯, 고대 그리스 시대의 수학 언어와 기술로는 이 분야를 넘볼 수 없었다. 여기서는 기초적인 것만 드러났지만, 소수의 분포와 증감에 관한 분야은 현대 정수론의 괄목할만한 성과이자, 어려운 분야로 이해되고 있다. 아래를 계속 이어 보도록 하자.
증명 : 보다 형식적이고 엄밀한 증명
만약 어떤 자연수 N이 아래와 같이 산술의 기본정리에 따라 아래와 같이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자연수 N에 대한 모든 약수들의 k제곱(제곱, 세제곱, 네제곱, .... , k제곱)들의 합() 은
이 식은 고대 수학자들도 나름대로 이해를 하고 쓰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k 값을 양의 정수로만 이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일러가 누구인가? 오일러는 k에 대해 음의 정수까지 확장해보았고 이 식의 추론 과정에서 알 수 있듯 음의 정수에서도 이 식은 그대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비슷한 예로, Euler Identity 붉은 글씨 부분 참고 바람.)
k= -1일 때를 보면, 위 식은
이고 각 항의 분모들이 모두 1보다 작기 때문에
이다.
이제 N 대신 일 때를 보면 에는
들이 항으로 들어가 있을 것이고 이것들의 합
은 N이 충분히 클 때, 주어진 어떤 자연수 k 보다도 더 크다. 는 것은 이미 밝혔다. 그리고 그 합을 제외한 나머지 항들은 모두 양수이므로 주어진 어떤 자연수 k에 대해
따라서, 만약 소수가 로 r 개만 있다면 어떤 자연수 k 가 주어졌든
이게 되는데 이는 말이 당연히 안되는 소리다.
증명에 대하여
이 증명은 해석학적으로 엄밀하게 하지 않은채 부분부분 그럴 것이라고 믿고 넘어가면서 오일러가 증명한 것이다. 넘어간 부분은 오일러 이후 해석학의 기초부분이 발달해가면서 모두 옳은 것으로 엄밀하게 증명되었다. 그런데 수열을 이용한 증명이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증명일 뿐일까? 이 증명은 증명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남다르다. 다름아니라 소수들의 열을 늘어놓았다고 했을 때, 그것들이 자연수 열에서 등장하는 빈도에 대한 '어떤 성격'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것이 확장하면서 Hilbert의 20세기의 수학문제 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중요한 문제와 연관되어 새롭고 중요한 문제로의 길을 열었다. [1]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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